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재철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재철 교수(종양내과)는 기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갖고 있던 미충족 수요를 알룬브릭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이재철 교수(종양내과)는 기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갖고 있던 미충족 수요를 알룬브릭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다양한 폐암 치료제가 개발되고 기존 약물들의 급여가 확대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첫 번째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크리조티닙으로 치료 받은 환자들은 1년 이내에 내성을 겪었고 환자의 40~50%는 두개외 질병을 통제한 환경에서 초기 뇌전이를 경험,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폐암 중에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영역이 차세대 치료제를 중심으로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가운데 다케다제약 알룬브릭(성분명 브리가티닙)은 이 같은 미충족 수요에서 강점을 보이는 구조적 특징으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본지는 서울아산병원 이재철 교수(종양내과)를 만나 폐암 영역의 향후 치료 전략과 전망 등을 들어봤다.

- 표적항암제 등장으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율이 개선됐다. 과거에 비해 치료전략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여러 종류의 폐암 중에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알룬브릭을 포함해 2세대 표적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성적과 예후가 상당히 개선됐다.

과거에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 받으면 크리조티닙을 먼저 사용한 후 내성이 발생하면 2세대 표적항암제를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효과적인 치료제를 초기부터 사용하는 게 좋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알룬브릭과 같은 2세대 ALK 억제제를 1차 치료부터 사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 최근 항암제 시장은 면역항암제가 대세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처럼 특정 유전자 변이 암종에서는 효과가 어떤가.

반응률이 높진 않지만 반응을 보인 환자에서는 상당 기간 동안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는 특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면역항암제는 ALK 또는 EGFR 등 표적 가능한 폐암에서는 효과가 낮다.

흡연 등으로 돌연변이가 발생한 복잡한 유형의 폐암은 체내 면역 세포가 이상을 인지하기 쉽지만, ALK나 EGFR 등 특정 유전자 변이 폐암은 다른 돌연변이를 거의 동반하지 않아 면역세포가 이상 상태를 감지하기 어려워 면역항암제 효과가 비교적 낮게 나타난다. 

즉 ALK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표적항암제가 효과가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 뇌전이 환자 비중은 얼마나 되나. 치료제 선택 시 고려사항도 있나.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진단 당시부터 뇌전이가 있는 환자는 약 20~30% 정도며, 치료 과정 중 뇌전이가 발생한 환자를 포함하면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다.

크리조티닙은 뇌전이에 효과가 거의 없어 뇌전이를 보이는 경우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2세대 ALK 억제제는 뇌전이에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 방사선 치료 없이 치료 예후가 상당히 개선된다. 이를 고려할 때 1차 치료부터 2세대 ALK 억제제 처방을 선호하는 편이다.

- 1차 치료부터 뇌전이 진행 위험을 막는 게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뇌전이가 발생하면 환자 상태가 위중해져 치료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어 초기부터 뇌전이 발생을 예방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다만, 2세대 ALK 억제제들은 이상반응에서 차이를 보이기에 환자 상황에 맞춰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

알룬브릭은 이상반응이 비교적 적은 치료제로, 대부분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때문에 부종이나 간기능 장애 등 다른 치료제에서 나타나는 이상반응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알룬브릭 처방을 먼저 고려한다.

- 알룬브릭은 삶의 질 개선 효과를 보였다. 실제 피드백은 어땠나.

크리조티닙으로 치료를 시작한 40대 여성 환자의 경우 체중 증가와 전신 부종 등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체 약제가 없어 뇌전이까지 발생했다.

이후 알룬브릭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뇌전이 뿐 아니라 부종 증상도 사라져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회복됐다.

올해 4월부터 알룬브릭 급여가 확대된 후 1차 치료에서도 처방이 늘고 있다. 알룬브릭 처방 환자들도 이상반응이 거의 없어 만족도가 높다.

특히 알룬브릭 치료 후 4~5년까지 장기 생존하는 환자들이 많아져 고무적인 상황이다.

- 앞으로 처방 패턴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나.

ALK 양성 비소세포페암 치료제 시장은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여러 연구자들이 치료 전략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가져왔다. 머지 않아 새로운 치료 옵션이 계속 등장할 것 같다.

실제 최근 3세대 ALK 억제제 롤라티닙이 2, 3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아 2세대 치료 후 질병 진행 시 롤라티닙 처방으로 전략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추후 알룬브릭 치료 환자까지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도 열린다. 주력하는 연구가 있다면.

질환 특성상 여러 진료과가 모여 진단과 치료를 진행하는 만큼 학술대회에서도 다양한 전문가를 초청, 영역별 연구 현황과 최신 지견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면역학회와 조인트 심포지엄을 개최, 면역학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최신 지견까지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폐암 영역의 가장 큰 화두는 면역항암제다. 가장 최근에 등장한 약제이기도 하고 앞으로 연구와 발전이 기대되는 만큼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많은 토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개인적으로는 폐암 영역에서 내성 극복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신약개발 뿐 아니라 병용요법에 대한 여러 연구가 진행 중이다. 기존 개발됐던 화합물 중 부작용이 많거나 효과가 낮아 버려졌던 것을 재변형해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개선하거나 병용요법 중 하나의 약제로 결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연구들이 성공을 거둔다면 생존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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