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보조요법으로 비인슐린제제 유효성·안전성 메타분석
MET·GLP-1RA·SGLT-2i, 저혈당 위험 없이 혈당·체중 조절돼
모든 치료제 저혈당 위험 '중립' 결과…SGLT-2 억제제, 케톤산증 위험 확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제1형 당뇨병 치료에 인슐린 병용 파트너로서 가능성 있는 비인슐린 제제에 대한 실마리가 제시됐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슐린 보조요법으로서 비인슐린제제를 투약한 임상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메트포르민,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SGLT-2 억제제, 프람린타이드 등이 저혈당 위험 없이 당화혈색소와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이와 함께 1일 인슐린 투여량도 줄일 수 있었다.

유의한 저혈당 위험은 분석에 포함된 모든 비인슐린제제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단, SGLT-2 억제제는 당뇨병성 케톤산증 위험이 이번 분석에서도 감지됐다. 

메타분석에 포함된 비인슐린제제는 △메트포르민 △알파 글루코시데이즈 억제제(AGI) △티아졸리딘디온(TZD) △DPP-4 억제제 △GLP-1 제제 △SGLT-2 억제제 △프람린타이드 등 7가지다.

중국 베이징대 인민병원 Linong Ji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메타분석 결과는 DMJ 3월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제1형 당뇨병, 비인슐린제제 병용연구 진행 이유는?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장기적인 미세혈관·대혈관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자 집중적인 혈당 조절이 권고된다. 그러나 혈당 조절을 위해 인슐린 집중치료 시 저혈당 우려가 있으며, 체중 증가와 비만 관련 심장대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을 위험도 존재한다. 

이에 학계에서는 제1형 당뇨병 치료에 인슐린 의존도를 낮추고자 보조요법으로서 비인슐린제제 병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Ji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인슐린과 비인슐린제제 병용요법이 제1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개선하고 저혈당, 체중, 인슐린 투여량 등 감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비인슐린제제의 혈당 또는 체중 조절, 이상반응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메타분석은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보조요법으로서 비인슐린제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메드라인, 엠베이스(Embase) 등에서 2020년 3월까지 발표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 확인, 위약과 비교한 총 57개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분석에 포함된 연구는 △메트포르민 14개 △AGI 7개 △TZD 5개 △GLP-1 제제 6개 △DPP-4 억제제 6개 △SGLT-2 억제제 13개 △프람린타이드 6개 등이었다. 당화혈색소, 체중, 인슐린 투여량 등 변화는 가중평균차이(WMD)로 계산했다. 

전체 비인슐린제제 당화혈색소 0.30%↓

먼저 비인슐린제제 치료에 따른 당화혈색소는 전체적으로 0.30% 유의하게 감소했다(P<0.01). 의미 있는 당화혈색소 감소가 나타난 치료제는 메트포르민, AGI, GLP-1 제제, SGLT-2 억제제, 프람린타이드 등 다섯 가지였다. TZD와 DPP-4 억제제는 중립적 효과가 확인됐다.

▲중국 베이징대 인민병원 Linong Ji 교수 연구팀 메타분석 결과 재구성(DMJ 3월 15일자 온라인판).
▲중국 베이징대 인민병원 Linong Ji 교수 연구팀 메타분석 결과 재구성(DMJ 3월 15일자 온라인판).

치료제별 당화혈색소는 △메트포르민 0.29% 감소 △AGI 0.58% 감소 △TZD 0.05% 증가 △DPP-4 억제제 0.15% 감소 △GLP-1 제제 0.19% 감소 △SGLT-2 억제제 0.42% 감소 △프람린타이드 0.26% 감소 등이었다.

유의한 당화혈색소 조절 효과가 확인된 비인슐린제제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 글루카곤 분비 억제, 위 배출 지연, 장과 신장 모두에서 포도당 흡수 감소 등으로 인해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비인슐린제제 체중 2.15kg↓

체중도 비인슐린제제 병용 시 2.15kg 감소했다(P<0.01). 유의한 체중 감소를 보고한 치료제는 메트포르민, GLP-1 제제, SGLT-2 억제제, 프람린타이드 등이었다. AGI, TZD, DPP-4 억제제는 중립적인 체중 조절 효과가 나타났다.

치료제별 체중은 △메트포르민 2.08kg 감소 △AGI 0.9kg 증가 △TZD 0.99kg 증가 △DPP-4 억제제 0.1kg 증가 △GLP-1 제제 4.76kg 감소 △SGLT-2 억제제 2.70kg 감소 △프람린타이드 1.18kg 감소 등이었다.

Ji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된다. 체중 조절을 위해 인슐린을 보완할 수 있는 비인슐린제제 병용요법이 적절할 것"이라며 "메트포르민, GLP-1 제제, SGLT-2 억제제, 프람린타이드 등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체중 조절과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1일 인슐린 투여량 5.17유닛↓

아울러 비인슐린제제는 인슐린 투여량 감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비인슐린제제 투약 시 1일 인슐린 투여량이 5.17유닛(unit) 줄었기 때문이다(P<0.01).

치료제별 1일 인슐린 투여량은 △메트포르민 4.83유닛 감소 △GLP-1 제제 5.53유닛 감소 △SGLT-2 억제제 5.95유닛 감소 △프람린타이드 8.25유닛 감소 등이 확인됐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이와 달리 △AGI 0.55유닛 감소 △TZD 0.20유닛 감소 △DPP-4 억제제 2.78유닛 감소 등이 나타났으나 의미 있지 않았다.

저혈당 1.04배↑…약제별 저혈당 위험 높지 않아

비인슐린제제 병용 시 저혈당 위험은 전체적으로 1.04배 상승했다(P=0.02). 그러나 개별 약제에 따라서는 모든 치료제가 저혈당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지 않았다.

Ji 교수는 "이상적인 제1형 당뇨병 치료는 저혈당 위험 증가 없이 당화혈색소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이번 결과는 인슐린과 비인슐린제제 보조요법으로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위험을 높이지 않고 혈당 조절 혜택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케톤산증 3.44배↑…SGLT-2 억제제, 4.76배↑

당뇨병성 케톤산증 위험은 전체 비인슐린제제에서 3.44배 증가했으나(P<0.01), 이는 SGLT-2 억제제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SGLT-2 억제제 투약 시 당뇨병성 케톤산증 위험이 4.76배 의미 있게 상승했고(P<0.01), 메트포르민과 GLP-1 제제는 통계적 유의성 없이 각 1.16배, 2.44배 높아지는 경향만 확인됐기 때문. 그 외 치료제는 당뇨병성 케톤산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위장관계 이상반응은 전체 비인슐린제제에서 1.99배 상승했다(P<0.01). 

치료제에 따라서는 △메트포르민 1.69배 △AGI 2.83배 △GLP-1 제제 2.52배 △프람린타이드 2.53배 등 의미 있게 높았지만, TZD, SGLT-2 억제제는 유의한 위장관계 이상반응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DPP-4 억제제는 관련 자료가 없었다.

"제1형 당뇨병 대상 심혈관·미세혈관 합병증 관련 연구 필요"

결과를 종합하면,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보조요법으로서 메트포르민, GLP-1 제제, SGLT-2 억제제, 프람린타이드 등이 저혈당 우려 없이 혈당과 체중, 인슐린 투여량을 줄일 수 있는 치료제인 것으로 분석된다.

단,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 혜택과 미세혈관 합병증 등을 평가한 연구가 제한적이며, 비용 대비 효과, 위험 대비 혜택 등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Ji 교수는 "이 같은 한계점으로 이들 치료제가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보조요법으로 승인되지 않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 또는 미세혈관 합병증 등을 평가한 것과 같은 연구들이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서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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