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지난달 15일 연구결과 PLoS Medicine에 발표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중년부터 "이상적인" 심혈관 건강 점수를 가진 사람은 "나쁜" 점수를 가진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약 50%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스톡홀름대학교(Stockholm University) 연구팀은 지난달 15일 의학저널 PLoS Medicine에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치매는 기억력, 사고력, 행동·일상활동 수행 능력이 저하되는 증후군이다. 주로 노년기에서 발생한다. 전 세계로 약 5000만 명이 앓고 있으며 약 1000만 명이 매년 새로 진단을 받는다.
치매 발병은 국제적으로 문제이지만 현재 완치·치료법이 없다. 다만 치매 발생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몇몇 생물학·행동학적 심혈관 건강 측도를 관리하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절 가능한 7가지 심혈관 건강 측도는?
미국심장협회(AHA)는 2010년부터 이상적인 심혈관 건강을 7가지 측면에서 평가했다. 7가지는 생물학적, 행동학적 요소로 구성됐다.
AHA가 정의한 행동학적 심혈관 건강 측도 3가지는 ▲흡연 여부 ▲운동 여부 ▲식이요법이며 생물학적 측도 4가지는 △체질량지수(BMI)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금연, 음주, 운동 등의 행동들과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혈압 등의 생물학적 요소를 조절하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AHA가 밝혔다.
지난 2016년 의학저널 Strok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런 7가지 측도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 치매와 다양한 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심혈관 건강이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은 정립되지 않았으며 특히 중년·노년의 심혈관 건강과 추후 치매 위험의 연관성은 알려지지 않았다.
"치매 예방 위해 심혈관 건강 일생 꾸준히 관리해야"
최근 발표된 스웨덴 연구는 AHA의 심혈관 측도와 치매 위험 간의 연관성을 검토했다.
카롤린스카연구소-스톡홀름대학교 연구팀은 핀란드에 거주하면서 'CAIDE(Finnish Cardiovascular Risk Factors, Aging, and Dementia)' 연구에 참여한 성인 1449명을 약 30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참여자의 평균 나이는 50세, 62%는 여성이었다.
또한 연구 초기에 치매가 없었고 연구 끝까지 생존한 참여자 744명이 노년까지 추적관찰됐다.
심혈관 건강을 측정하기 위해 AHA 권고에 따라 참여자를 7가지 측도에 평가해 ▲높음(ideal) ▲중간(intermediate) ▲낮음(poor) 점수군으로 나눴다.
연구 결과, 중년에 심혈관 건강 점수가 높았던 참여자는 점수가 낮았던 참여자보다 노년 치매 위험이 48% 낮았다. 이런 현상은 중년부터 행동학적 요소를 관리한 참여자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예상치 못한 점은 생물학적 위험요소만 분석했을 때, 생물학적 심혈관 건강 점수가 중년에 중간이지만 노년에 높은 참여자는 치매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p=0.031).
다만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역인과성에 따라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위험뿐만 아니라 사망 위험을 동시에 평가한 결과, 생물학적 심혈관 건강 점수가 노년에 높아진 참여자의 치매 위험은 7.62배, 노년에 생물학적 심혈관 건강 점수가 중간인 참여자는 치매 위험이 7.30배로, 두 군 간 치매 위험이 유사했다.
이에 연구팀은 "높은 심혈관 건강 점수와 낮은 치매 위험 간 연관성은 중년에 두드러지고 이후 감소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심혈관 건강을 중년뿐만 아니라 일생 꾸준히 유지해야 노년에 치매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여줬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