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후군 붙어 있으면 단일 질환 인식 커


GINA 2017년 개정판 

천식-COPD 중복 증후군(asthma-COPD overlap syndrome, ACOS)으로 명명했던 질환명이 증후군을 뺀 '천식-COPD 중복(Asthma-COPD overlap, ACO)'으로 바뀐다.

천식의 관리와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 세계천식기구(Global Initiative for Asthma, GINA)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년판 GINA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증후군이 뭐길래?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기구가 이같이 결정한 배경에는 나름 큰 뜻이 담겨 있다.

ACOS가 두 가지 질환을 나타내는 상태를 의미하지만 증후군이 붙음으로써 임상 현장에서는 마치 하나의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질환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증후군을 제거하고 특정 상태(페노타입)를 강조하겠다는 뜻이다.

기구는 "천식과 COPD 증상을 구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특히 일부 환자는 두 가지 증상을 모두 갖고 있어 치료가 어려운 반면 가이드라인이나 임상연구는 천식 또는 COPD 환자용에만 국한돼 있다"면서 "ACO로 바꿀 경우 임상의나 연구자 그리고 규제기관에서 인식을 높일 수 있고, 무작위 대조군 통제연구 및 근본적인 작용기전 등에 대한 연구가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서로 모순되는 가이드라인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가이드라인은 천식의 경우 ICS 없이 LABA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반면 COPD 환자는 ICS를 제외하고 LABA/LAMA를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결국 두 질환이 모두 있는 경우에는 ICS를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모호한 상황이 된다.

폐기능 측정 정기적인 기간 명확히

이와 함께 폐기능 측정에서는 빈도를 명확히 했다. 폐기능은 진단 또는 치료 시작과 동시에 실시해야 하며, 개인의 최고 FEV1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3~6개월 조절 치료 이후에 정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는데 여기서 정기적인 항목을 성인의 경우 최소 1~2년 마다 폐기능을 측정해야 하고, 고위군과 어린이는 중증도와 임상 경과에 따라 자주 시행해야 한다고 구체화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천식이 있는 어린이는 폐기능 성장을 감소시킬 수 있고, 성인이 됐을 때에도 폐기능 감소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폐기능 변화 궤적(변화 추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빈곤(저소득)이 폐기능 제한과 관련이 있으므로 가급적 FEV1과 FVC를 기록할 것을 주문했다.

개정판에서는 호기 산화질소농도(Fraction of exhaled nitric oxide, FENO) 검사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최근 FENO는 천식성 기도 염증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기구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아직은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지 않아 범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FENO는 GINA가 정의한 천식을 평가하는 도구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아직은 임상적 적용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FENO 검사를 근거로 천식이나 천식 의심 진단을 받은 환자에 ICS 치료를 중단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천식 환자나 드물게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악화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여전히 ICS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알레르기 환자에서 FENO의 증가는 악화의 독립적 예측인자로 가능성을 인정했으며, 단일 시점에서의 FENO 결과는 주의해서 해석하라고 당부했다.

항체 치료제들 5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어

치료와 관련해서는 항체약물인 레슬리주맙(정맥)과 메폴리주맙(피하)이 추가됐다. 두 약물은 기존 치료제(고용량 ICS/LABA)도 효과가 없는 12세 이상 중증 천식환자(5단계)에게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서 사살상 마지막 단계 치료제로 추천했다.

아울러 ICS/LABA를 써야 하는 3단계와 4단계 환자에서는 설하면역요법치료(sub-lingual immunotherapy, SLIT)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집먼지 진드기 민감성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환자로, ICS 치료에도 불구하고 악화가 있고 FEV1이 70% 이상인 경우 증상 SLIT를 추가하면 추가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저용량 ICS 치료제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대신 류코트리엔리셉터길항제(LTRA)를 추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봤고, ICS와 SABA를 같이 쓰는 것은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사실상 권고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는 단기간 쓰더라도 수면방해, 식욕 증가, 역류, 기분변화 등의 이상반응을 기억하라고 강조했고, 천식 조절과 악화 개선을 위해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것은 근거 가 충분하지 않아 권고하지 않았다.

조만간 개정될 국내 지침도 변경될 듯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산하 천식연구회 유광하 교수(건국의대)는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하면 ACOS의 이름을 바꾼 것인데 조만간 개정될 국내 지침에서도 괘를 같이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다고 근본적인 치료법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폐기능 검사와 관련해서도 "최소 3개월마다 권고하는 기존 가이드라인과 크게 차이는 없다. 오히려 새로운 항체 약물의 등장과 면역치료법이 새로운 치료에 추가됨으로써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천식 가이드라인은 내년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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