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출신 첫 김열홍 이사장 임기 시작
국내 암관련 통합 연합체 출범 한목소리 낼 것
아시아 암학회 ACOS 한국이 주도 할 것

대한암학회 김열홍 이사장. 그는 전공의 때부터 암학회에서 일하기를 꿈꿨고 그 꿈이 이뤄졌다.

대한암학회가 올해부터 암 관련학회 대통합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그 중심에 올해부터 새로 임기가 시작된 고려의대 김열홍 교수(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가 있다. 많은 암 관련 학회의 목소리를 하나의 채널로 일원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해관계가 다른 여러 학회를 하나로 만드는 어려운 일을 잘 풀어나가고 있는 김 교수를 본지가 만나봤다. 또 최근 아시아암학회(ACOS) 수장으로서의 학회 추진 계획을 들어봤다.

고대 출신 이사장 첫 발탁

김 이사장은 지난 15여년간 대한암학회의 숨은 공로자다. 학회 초창기 편집위원장, 학술이사, 총무이사 등 하기 어려운 보직을 묵묵히 도맡으며 학회 발전에 힘써 왔다. 그 결실이 자연스레 이사장으로 찾아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출신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간 암학회 이사장은 주로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파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왜곡된 시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그 학회에 참여하고 공헌하신 분들이 추대받거나 동의를 받아 이사장이 된 것이고, 그 과정 중에 본인이 발탁된 것이지 라인의 틀을 깨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했던가. 사실 김 이사장은 전공의 때부터 암학회에서 일하는 것을 꿈꿔 왔다. 그래서 처음 암학회에서 인연을 맺었던 것이 가장 어렵다는 보직 중 하나인 편집부위원장이다.

당시를 떠올리면 진료와 연구 그리고 학회업무인 편찬일까지 맡은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더 어려운 암학회지의 영문화 작업을 맡았다. 지금의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CRT) 라는 학회지 이름도 그의 작품이다. 애정이 고스란히 담긴 것 만큼 볼 때마가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이후 2005년부터 학술위원장을 연이어 맡았고, 2009년도부터 총무이사를 역임하면서 학회살림에 본격적으로 가담하기 시작했다.

그는 "학술위원장을 두 번 연이어 한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다. 매우 힘들었다"고 회고하면서 "그 과정에서 암학회를 국제화하고 아시안 임상암학회를 대한암학회 주최로 끌어왔는데, 공로를 인정받아 전체 상임이사님들이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시고 뽑아주신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암관련 통합 연합체 출범 "아시아 리더십 필요"

암학회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출발점에 선 그가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는 점은 암관련 학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발빠르게 암관련 통합 연합체를 전격 출범시켰다.

그는 "지난해 연말 암 관련 19개 학회 대표자들을 모아 암관련 단체를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고, 동의를 받아 현재는 대표자들을 다 지정하고 출범이 됐다"고 깜짝 발표했다.

출범 배경은 암학회가 아시아에서 리더십을 가지려면 국내에서의 통일된 목소리가 필요하고 같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다른 나라들도 쫓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합체라는 롤모델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정확한 정보의 필요성이다. 그는 "우리나라 암환자들이 너무 많은 방황을 하고 있다. 특히 여러 언론매체나 주변의 비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근거 없는 것들에 휩쓸리고 있다"며 "그래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했고, 관련협회 단체의 정확한 지식을 암학회가 주동이 돼서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는 점진적으로는 암학회지 위상 강화도 있다. 국내 암 관련 연구 위상을 보면 암학회지가 임팩트 팩터(IF) 8~9 정도까지는 치고 올라갈 수 있는데 그러려면 좀 더 힘을 합쳐야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임상은 기본이며, 중계 및 기초 연구자의 관심, 해외파견 암관련 기초 연구자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며 "올해 전 세계 항암연구자들의 모여 만든 학회인 ACR(American Cancer Research)에 참가해 연구자들을 불러 취지를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또 대외적인 포부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암학회를 줄곧 한국이 이끄는 것이다. 그동안 아시아 쪽 암 관련 학회들을 암학회 주축으로 이끌어왔고, 그 동력을 이어받아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의 암관련학회의 리더로 발전하고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역할이라는 것. 이참에 두 학회를 통합하는 계획도 꿈꾸고 있다.

이런 계획이 가능한 것은 현재 김 이사장은 ACOS(Asian Clinical Oncology Society) 회장이기 때문. 2012년도에 조직위원장 역임하면서 서울에서 ACOS를 개최했는데 지금까지 열린 학회중 가장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2016년 5월 인도 열린 ACOS에서 회장으로 전격 추대된 것. 게다가 현재는 아시아태평양암학회(APCC) 조직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학회를 운영하면서 아시아에 아직 리더십이 제대로 안 서 있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아시아에 암관련 학회가 두 개로 나뉘어져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ACOS 회장이고 APCC 올해 조직위원장까지 맡았으니 이 기회에 두 단체를 합치는 것으로 제안을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에 암관련 대표학회가 하나가 되는 되고 나아가 미국의 ASCO와 유럽의 ESMO처럼 ASCO가 아시아 대표 암학회로서의 역할을 갖을 수 있을 것이라는 원대한 전략이다.

그는 "한국, 일본, 중국은 암 관련 학술 퀄리티가 매우 높다. 때문에 제대로 된 학술행사를 꾸릴 수가 있다. 반면 임상기반이 취약한 아시아 변방에서 개최하면 학술대회위상이 떨어진다. 두 단체가 핵심적인 헤게모니를 못 갖고 계속 번성을 했다가 사그라들었다가를 반복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통합은 올바른 길"이라고 했다.

최종 결론은 올 6월 국내에서 열리는 APCC 대회에서 나온다. 그는 ACOS 카운슬 멤버들을 모두 부르고, APCC의 어드바이스 보드 멤버들과 함께 결론을 내릴 참이라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국내 암정책에도 관심이 높아 정부 정책추진에 목소리도 높일 계획이다. 특히 늘어나는 암환자와 암보장성 강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일률성 때문에 실패한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비용에 따른 본인부담 변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를 테면 1기, 2기 환자분들은 단 한차례의 수술, 추가적으로 보조항암제 몇 달 하면 80%가 완치되고 이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경제적 부담은 200~300만원 선이면 끝난다. 반면 재발돼서 4기가 된 환자는 사망할 때까지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부담을 떠안게 되는 구조에 대한 지적이다.

따라서 그는 "초기 환자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내고 말기 환자는 부담이 큰 만큼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물론 체계적 산출을 위해서는 환자 한명 한명마다의 누적된 의료비 부담을 산출해야하는 어려운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내 전산화 시스템과 빅데이터 수준을 보면 그렇게 어려운 부분은 아니라고 보는데 정부에서는 결코 쉽지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아쉽다"며 "앞으로 정부 정책을 논의할 기회가 오면 다시한번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는 암연구에 집중 한국이 놓쳐서는 안 돼

김 이사장은 "암 치료법이 단순한 것 처럼 보이지만 연구하면 할수록 복잡한 질환이기 때문에 전세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한국은 암연구가 잘 수행되고 있고, 임상연구가 활발해 주도적으로 나선다면 아시아 암메카로 발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더 늦기 전에 암학회가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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