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학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센터 소장 ... 국내 처음으로 의료빅데이터 경진대회 개최

▲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최근 서울아산병원이 '의료 빅데이터 분석 콘테스트'라는 흥미로운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히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센터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의료 빅데이터 분석 경진대회를 개최하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접수를 시작했는데, 2월 1일 기준 115개 팀이 신청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병원은 수많은 의료 데이터를 생산하지만 이를 통해 가치 있는 정보를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 또 외부에서 병원 정보에 관심을 보이는 전문가들에게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상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센터의 시도는 신선하고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경진대회를 총괄하는 사람은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센터 소장(심장내과)이다. 김 소장은 “정보를 활용한 경진대회는 IT 분야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병원이 의료 빅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처음 개최되는 의료빅데이터 경진대회"

그는 이번 경진대회를 통해 얻고 싶은 몇 가지가 있다고 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의료 데이터를 통해 가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에 관한 현황 파악이다. 병원에서 의료 빅데이터를 관리하는 의료진도, IT 전문가들도 어떤 상황인지 모르고 있어 이번 경진대회를 기회로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병원 자료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알고 싶은 것도 이번 대회를 개최한 목적이라고.
그는 "환자 정보가 담긴 병원 자료는 매우 민감한 것들이다. 그동안 의료데이터에 접근이 어려웠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며 "정서적으로 불안한 이 자료들을 가공 과정을 거쳐 과연 우리가 잘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의료 빅데이터 분야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경진대회를 통해 의학지식이 있으면서 빅데이터에 관심 있는 사람을 찾기도 하고, IT를 전공한 사람에게 의학정보를 주면서 관심을 끌어내는 등의 역할도 꾀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발굴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 

이번 경진대회는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센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에 수백만의 의료 빅데이터를 업로드해 운영된다. 클라우드 내에서만 데이터의 열람 및 분석을 할 수 있고 외부 반출은 불가능하다. 공개되는 의료 빅데이터에는 폐암, 유방암, 갑상선암, 뇌전증, 치매 등 중증질환의 영상(CT, MRI, 초음파) 이미지, 심혈관·응급 중환자의 혈압 등 생체신호 시계열 데이터, 특정 질환의 진단·검사·치료에 관한 임상 정보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5~10년 이내 혁신적 변화 일어난다"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센터 소장인 그가 내다보는 앞으로의 병원의 모습은 어떨까? 
5~10년 이내에 의료계에 혁신적 변화가 올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 김영학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그는 "많은 사람이 4차산업 혁명을 얘기하지만  피부에 와 닿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삐삐에서 시티폰, 그 이후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점프할 때 겪었던 엄청난 변화를 기억해야 한다. 의료계에도 그런 변화가 올 것이다. AI(인공지능) 때문에 진료과 간의 경쟁은 무너질 것이고, 의료의 지역 불균형도 깨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변화를 대비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의료 빅데이터 관련 인력을 양성하고, 병원 내에선 제도적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센터에는 PHD 4명, 법률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3명 등이 포진하고 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센터는 앞으로 연구자들이 자료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병원 밖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병원 내부 자료에 목마르다. 따라서 이들을 교육하고 또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의 공익적 역할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보 연계 위해 제도적 보완 필요 

길병원과 부산대병원이 도입한 왓슨에 대해서는 흩어져 있고 정리돼 있지 않은 정보를 전문화하고 권위를 부여받은 솔루션이라 평가했다. 또 왓슨은 확실한 트렌드임에는 분명하고 앞으로 암 분야를 넘어 외과 등에도 확장되는 등 큰 변화를 불러올 단서임에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과연 안전할까?" 혹은 "환자들이 좋아할까?” 등 앞으로 다가올 엄청난 변화를 앞두고 의료계가 먼저 풀어야 할 일이 많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다른 기관과의 데이터 연계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예를 들어 서울아산병원이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연계하려고 할 때, '하면 안 된다'라는 조항은 없지만 이를 '하면 된다'라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료빅데이터가 발전하려면 법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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