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LD 2017 COPD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 환자 평가에서 폐기능검사 별도로 진행
- COPD 정의에서도 임상적 증상에 무게

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가 2017년판 만성폐쇄성폐질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017년 가이드라인은 COPD 관리의 틀을 크게 바꾼 2011년판 이후의 주요개정판(major revision)이다. 그런만큼 치료전략뿐만 아니라 질환의 정의, 평가 부분에서도 굵직한 변화가 보인다. 이런 변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환자의 '호흡기증상'이다. 정의 및 평가 부분에서 호흡기증상에 대한 비중을 높여 궁극적으로 임상현장에서 COPD 관리율을 높이고 응급 상황에서도 적절한 환자분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GOLD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 정의

먼저 COPD 정의에 호흡기증상이 포함됐다. 2011년 이후 2016년까지의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COPD를 일반적으로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지속적인 기류폐쇄가 특징이라고 정의했다. 또 질환이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기도의 염증반응, 폐의 미세먼지 또는 가스 노출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정리했다.

 

2017년 가이드라인에서도 큰 틀의 정의는 유지하는 한편 환자의 지속적인 호흡기증상을 강조했다. 주요 호흡기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기침, 객담을 꼽았다. 또 유독 미세먼지 및 가스가 노출에 영향을 받는 부위를 폐에서 폐포(alveolar)로 특정했고, 악화(exacerbation)에 대한 내용과 대다수의 환자에서 만성질환이 동반됐을 때 이환율 및 사망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점이 더해졌다.
COPD 정의 부분의 변화는 COPD 기전을 설명하는 도표에도 반영됐다. 기존에는 COPD의 주요한 특징을 기류제한에 두고 소기도질환/기도염증/기도섬유화증과 폐포감소/조직실질 괴사/탄력반동 감소가 기류제한에 영향을 미친다고 정리했었다.

하지만 2017년 가이드라인에서는 COPD를 병인학(etiology), 병리생리학(pathobiology), 병리학(pathology)으로 특성을 정리했고 기류제한과 함께 임상적 징후에도 무게를 뒀다. 병인학에서는 흡연, 공기오염, 환자 관련 인자를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고, 병리생리학적 특징으로는 폐성장장애, 과도한 폐기능감소, 폐손상, 폐 및 전신성 염증을 꼽았으며, 병리학적측면에서는 소기도장애 및 이상, 폐기종, 전신성 영향을 제시했다. 이들을 배경으로 기류제한과 임상적 징후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는데 기류제한은 지속적인 양상에 무게를 뒀고, 임상적 징후로는 호흡기증상, 악화, 동반질환을 꼽았다.

▲GOLD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 질환발생 및 진행 영향 인자

COPD 발생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유전적 인자, 연령, 성별, 폐성장 및 발달,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 사회경제적 상태, 천식 및 기도과민성, 만성기관지염, 감염으로 동일했지만 세부사항에 업데이트된 내용이 추가됐다. 폐성장 및 발달에서는 3개의 코호트 연구를 분석한 결과 COPD 발현 환자 중 50%는 과도한 1초강제호기량(FEV1) 감소를 보였고, 나머지 50%에서는 비정상적 폐성장 또는 발달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연관성을 강조했다. 성인에서는 흡연에 비해 실외 공기오염이 비교적 적은 연관성을 보이고 있지만, 폐의 변이 및 발달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사회 소아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실외 이산화질소, 2.5㎛ 미만의 미세먼지 노출이 높은 이들에서 FEV1 80% 미만으로 정의된 폐기능감소 위험이 5배 이상 높았다.

또 감염 부분에서도 감염 관련 민감성이 COPD 악화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만, COPD 발현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고 정리된 기존 내용에 더해 HIV 감염이 흡연 유발성 폐기종 및 COPD 발현을 가속화시켰고, 결핵 역시 COPD의 위험인자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추가됐다.

한편 COPD에 대한 폐동맥고혈압 고혈압의 비중도 높아졌다. 이전 폐동맥고혈압의 기전을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COPD 증상 및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GOLD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 진단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도 COPD가 '예방가능하고 치료가능하다'는 점을 적시하며 조기검진과 정확한 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COPD 진단의 큰 원칙 역시 다르지 않다. COPD는 호흡곤란, 만성기침 또는 객담이 있거나 COPD위험인자에 노출된 병력이 있을 때 진단을 고려하도록 했고, 폐기능 검사(기관기확장제 사용 후 1초강제호기량/노력성폐활량[FEV1/FVC]<0.07)를 통해 지속적 기류제한을 확인하도록 했다.

또 심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대사증후군, 골다공증, 우울증, 분노장애, 폐암 등 만성질환이 COPD 환자에서 높은 빈도로 동반된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동반질환들이 사망 및 입원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단 비수술적 기관지경 폐용적 축소술에 대한 내용은 삭제했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진단의 패스웨이(pathway)에서는 증상과 위험인자를 각기 판별하고, 필요할 경우 폐기능검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기류제한은 FEV1/FVC 0.70 미만인 환자에서 FEV1 범위로 구분한 GOLD 기준을 유지했고, 증상 평가 역시 이전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는 mMRC(modified British  Medical Research)와 CAT(COPD Assessment Test)를 활용하도록 했다.

▲GOLD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 통합 평가

실질적인 진단 패스웨이에서 증상·위험인자 평가와 폐기능검사를 별도로 시행하도록 정리한 것은 실제 치료를 위한 ABCD 환자분류 전략으로 이어졌다. 2017년 가이드라인에서는 ABCD를 증상과 악화병력 중심으로 시행하고 폐기능검사는 별도로 시행토록 했다. 단 이는 폐기능검사가 통합 평가 과정에서 완전 배제됐다기 보다는 진단, 예후, 중요한 치료접근성 측면에서 적용되는 방향을 위치가 옮겨졌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폐기능검사와 이를 통한 FEV1 수치가 가지고 있는 제한점이 임상현장의 혼선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었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폐기능검사를 별도전략으로 구분한 이유를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FEV1의 경우 인구단위에서 사망, 입원에 대한 예측, 비약물요법 선택에 대한 파라미터기는 하지만 모든 치료전략에서 FEV1 수치 단독으로 평가하기는 힘들고 FEV1 수치보다는 감소폭이 더 임상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또 "입원, 응급실 등 일부 환경에서는 FEV1과 독립적으로 환자의 증상, 악화력으로도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하고, 맞춤 치료측면에서도 FEV1만으로는 한계점이 있다"며 호흡기증상과 악화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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