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H 2016]고혈압과 당뇨병
RAS 차단제 계열 약물이 타 계열 항고혈압제 대비 안전성이 뒤떨어지지 않아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레닌 안지오텐신 시스템(RAS) 차단제 계열 약물 처방은 안전할까?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고혈압학회(ISH 2016) 심포지엄 연자로 나선 미국 마운트 시아니 의대 Franz Messerl 교수가 제시한 대표 연구결과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Messerl 교수는 "RAS 차단제 계열 약물이 타 계열 항고혈압제 대비 안전성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RAS 차단제 계열로 꼽히는 약물에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가 있으며, 기타 약물에는 칼슘길항제(CCB), 이뇨제(HCTZ) 등이 있다.

RAS 차단제 계얄 약물 사망 위험 높지 않아 걱정은 '사치'

Messerl 교수가 제시한 연구 디자인 먼저 살펴보면, PUbMed, SCOPUS, ISI Web of Science 등 대표 의학 데이터베이스 중 당뇨병 동반 고혈압 환자에서 RAS 차단제 계열 약물 및 타 계열 항고혈압제 효능 및 안전성을 분석한 연구결과 19개를 검토했다. 고혈압 환자 2만 5414명과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 9만 5910명이 포함됐다.

분석결과 사망률의 경우 레닌 안지오테닌 시스템 계열 차단제와 타 계열 항고혈압제가 비슷한 수준이였다(relative risk 0.99, 95% confidence interval 0.93 to 1.05).

여기에는 심혈관질환(1.02, 0.83 to 1.24), 심근경색(0.87, 0.64 to 1.18), 협심증(0.80, 0.58 to 1.11), 뇌졸중(1.04, 0.92 to 1.17), 심부전(0.90, 0.76 to 1.07), 관상동맥질환(0.97, 0.77 to 1.22) 으로 인한 사망이 포함됐다.

만성 심부전(0.99, 0.78 to 1.28)으로 인한 사망률 역시 레닌 안지오테닌 시스템 계열 차단제와 타 계열 항고혈압제 복용 환자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고혈압학회/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European Society of Hypertension)가 공동으로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도 신장질환 위험이 없는 당뇨병 동반 고혈압 환자의 약물 치료 권고사항에서도 대표 연구로 소개되기도 했다.

Messerli 교수는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RAS 차단제 계열을 사용하면 당뇨병을 오히려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들이 존재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발표된 논문들을 분석했을 때 타 계열 항고혈압제와 안전성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ACE 억제제 VS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승자는 없다… 효능 비슷

▲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고혈압학회(ISH 2016) 심포지엄 연자로 나선 미국 마운트 시아니 의대 Franz Messerl 교수

그렇다면 고혈압 환자에서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는 효능 또는 안전성 면에서는 차이가 없을까?

결과는 대조군 대비 ACE 억제제와 ARB 효능은 비슷한 수준이였다. 단 심부전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라는 조건 하에서다.

2016년 Messerl 교수가 저자로 참석한 고혈압 환자 25만 4301명을 무작위로 추려내 약물별 효능 및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ACE 억제제와 ARB의 효능은 유의미했던 것. 단 ARB이 약물 복용 순응도가 더욱 우수했다[Mayo Clin Proc. 2016 Jan;91(1):51-60].

ACE 억제제는 안지오텐신 I이 안지오텐신 II로 전환되는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AT2 수용체에 의한 이로운 역할을 차단하게 되며 bradykin의 분해과정을 억제해 bradykin에 의한 마른 기침이나 혈관 부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ARB 이러한 bradykin의 분해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부작용이 거의 없고, ACE 억제제에 의해 차단되지 않은 non-ACE 경로를 통한 안지오텐신 II 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메이요클리닉 연구팀은 1980년 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무작위로 추려낸 고혈압 환자를 ACE 억제제 또는 ARB 복용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률, 부작용 등을 비교·분석했다.

약 100여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CE 억제제와 ARB 모두 위약군 대비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켰다(ACEis vs 위약: relative risk [RR], 0.89; 95% CI, 0.80-1.00; ARBs vs 위약: RR, 1.01; 95% CI, 0.96-1.06; Pinteraction=.04).

실례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ACE 억제제와 ARB 각각 0.83배 1.02배 낮췄고(RR, 0.83; 95% CI, 0.70-0.99 and RR, 1.02; 95% CI, 0.92-1.14; P=0.05), 심근경색은 0.83배 0.93배 감소시켰다(RR, 0.83; 95% CI, 0.78-0.90 and RR, 0.93; 95% CI, 0.85-1.03; P=0.06).

이 밖에 부작용으로 인한 약물 중단 위험 역시 ACE 억제제와 ARB가 위약군 대비 유의미하게 낮았다 (RR, 0.72; 95% CI, 0.65-0.81).

연구팀은 "심부전을 동반하지 않은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ACE 억제제와 ARB 모두 안전성 면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면서 "다만 약물 복용 순응도는 ARB가 더 우수했고, 다른 항고혈압제와 동등한 정도의 혈압강하 효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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