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XA-4 연구 결과 ESC서 발표돼
역전효과 리바록사반 89%, 아픽사반 93%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취득에 실패했던 항응고제 역전제의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중간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캐나다 맥마스터의대 Stuart J Connolly 교수는 "제10혈액응고인자(Factor Xa) 억제제 역전제인 안덱사네트 알파(andexanet alfa)는 심각한 출혈이 있는 환자에서 빠르고 효과적으로 작용했으며, 내약성 또한 우수했다"고 30일(현지시각)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Factor Xa 억제제는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항응고제이지만, 심각한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때문에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약제 개발과 임상 도입이 큰 숙제로 남아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안덱사네트 알파는 factor Xa 억제제 역전제로서 FDA가 지정한 혁신 치료제로 선정됐고, 지난해 발표된 ANNEXA 임상 3상에서 리바록사반(rivaroxaban)과 아픽사반(apixaban)의 항응고제 역전제로서 효능을 입증한 바 있다.

하지만 FDA는 에독사반(edoxaban)과 에녹사파린(enoxaparin)을 라벨에 추가하기 위해선 두 약제에 대한 임상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승인을 보류하고 추가 자료를 요청했었다.

연구팀은 이번 학회에서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에독사반, 에녹사파린 역전제로서 효과를 확인하고자 진행하고 있는ANNEXA-4 연구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총 6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역전제의 안전성을 평가했고, 이 중 항응고제의 활동 수치가 높은 환자 47명에서 역제제의 효과를 분석했다.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77세로 고령이었고, 심방세동 또는 정맥혈전색전증이 있거나 둘 다 가지고 있었다. 이 외에도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정맥 혈전증, 폐색전증,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환자였다.

환자들은 아픽사반, 에독사반, 에녹사파린을 투여받은 후 18시간 내에 심각한 출혈이 나타났다. 1차 출혈 위치는 위장이 49%로 가장 많았고 두개내 출혈이 42%를 차지했다.

환자들은 15~30분 내에 항응고제 역전제인 안덱사네트 알파를 2시간 투여받았고, 주입용량은 치료에 사용한 항응고제 종류와 주입 시기를 바탕으로 정했다.

역전제 투여 결과, 약 90%의 출혈 감소 효과가 입증됐다. 역전제 투여 후 리바록사반 치료를 받았던 환자 중 89%, 아픽사반 치료를 받았던 환자 중 93%에서 출혈이 감소한 것.

또한 80%에 가까운 지혈 효능을 보였다. 역전제 투여 후 12시간이 지난 환자 중 79%가 지혈됐으며, 특히 위장에서 출혈이 있었던 환자 중 84%, 두개내 출혈이 있었던 환자 중 80%에서 효과가 뚜렷했다. 투여 후 18명(27%)은 한 달 내에 증상이 회복돼 항응고제 치료를 다시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상반응 문제가 남아있다. 역전제 투여 후 3일 내에 4명(6%)에서, 30일 내에 12명(27%)에서 혈전증이 나타났고, 30일 내에 10명이 사망했으며 이들 중 6명은 심혈관질환이 원인이었다.

Connoly 교수는 "안덱사네트 알파는 '유인용 단백질'이라고 부를 수 있다. 역전제는 혈액을 통해 이동하면서 factor Xa 억제제 분자를 찾아내고 혈액 밖으로 끌어내 응고를 억제한다"면서 "이번 연구가 완료되면 FDA로부터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빌헬미넨 병원 Kurt Huber 교수는 "초기 연구 단계이지만, 만약 약물의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짧은 시간에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억제제는 임상의들에게도 중요하지만 급성 수술을 받으면서 항응고제를 투여받는 환자들에게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는 ESC 발표와 함께 연이어 NEJM 8월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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