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심혈관 중재시술 1위 명성 되찾을 것"
"아시아 심혈관 중재시술 1위 명성 되찾을 것"
  • 안경진 기자
  • 승인 2016.0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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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심혈관중재학회 안태훈 이사장
 

"여러 모로 중요한 시기에 이사장직을 맡아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안태훈 이사장(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이 다사다난했던 지난 2년간의 임기를 되돌아보며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안 이사장이 임기를 시작하던 2014년은 경피적관상동맥스텐트삽입술(PCI)의 스텐트 개수제한을 폐지하는 대신, 심장통합진료를 의무화 한다는 일명 스텐트 고시로 인해 대외적인 상황이 결코 편치만은 않았다.

게다가 중재시술연구회에서 대한심혈관중재학회로 독립한지 불과 1년 남짓되던 해다보니 학회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을 터.

4월 춘계학술대회를 기점으로 차기 임원에게 바통을 넘기는 안 이사장을 만나 다사다난했던 학회활동에 대해 물었다.


'학회를 학회답게' 내실 다지기에 주력

안 이사장이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은 한국의 심혈관중재시술자(interventional cardiologist)를 대변하는 학회로서 국내외 입지를 다지자는 것이었다.

이에 만성폐쇄 관상동맥 중재시술연구회(Korean Chronic Total Occlusion Club), 혈관영상생리연구회(Imaging and Physiology on Patients with Cardiovascular Disease), 혈관중재시술연구회(Korean Vascular Intervention Society) 등 연간 20회 넘게 개최되던 학술행사를 2회로 대폭 줄이고 통합을 단행했다. 중복되는 학술행사를 최소화 해야만 각 연구회에 힘을 실어주고, 회원단합과 학문발전이라는 과업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해 3월부턴 웹진형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시작했고, 4월에는 허울뿐이 아닌 학회 회원들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어가는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포털 홈페이지를 새롭게 열었다.

6개월 넘게 공을 들인 덕분인지 잘 만들어진 홈페이지의 표본으로 다른 학회들도 참고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오는 3월에는 심혈관중재시술 분야의 최신 지견이 반영된 개정 교과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안 이사장은 "무엇보다도 학회는 학회다워야 하지 않겠냐"면서 "심혈관중재학회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학회로서 국제 무대에서도 뒤쳐지지 않도록 내실을 다지고, 회원들의 활발한 연구활동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제적인 통합진료, 질 관리 대안 될 수 없다

재임기간 중 '뜨거운 감자'라고 하면 역시 스텐트 개정고시에 관한 이슈를 빼놓을 수 없다.

2014년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구용역을 받아 대한심장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와 함께 PCI 가이드라인 개발에 참여해 온 심혈관중재학회는 "흉부외과와의 협진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고시개정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의사를 밝혀왔던 것. 해당 고시는 자율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지만, 선별급여 중인 경피적대동맥판삽입술(TAVI)도 심장통합진료에 관한 논의로부터 자유롭진 못한 상황이다.

안 이사장은 "심장통합진료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잘 해오던 협진을 법으로 강제화 하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급여기준으로 질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어불성설이다. 통합진료의 필요 여부는 임상의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 PCI 시술건수가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물론 대안은 있다. 2011년부터 학회가 시행해오고 있는 '심혈관중재시술 인증제'와 지난해 스타트를 끊은 '한국 관상동맥 중재시술 등록사업'이 그것.

중재시술인증제란 미국, 일본 등 여러 선진국에서 운영 중인 인증시스템(certification system)을 본딴 것으로 Cathlab 환경과 시설장비, 시술자에 관한 표준지침을 제공한 뒤 그 수준을 충족할 경우에 인증기관 및 인증의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학회 스스로 자정능력을 갖추겠다는 취지에서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와는 별도로 마련됐다.

관상동맥 중재시술 등록사업은 그간 내부적으로만 논의돼 왔는데 스텐트 고시를 계기로 탄력을 받아 작년 9월부터 심장학회와 공조로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10, 20년 뒤에는 국내 심혈관질환 현황을 보여주는 기초자료로서 국가 보건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도 유용하리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안 이사장은 "그동안 정부 정책에 너무도 무심했다는 생각에 절실히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중재시술인증제가 고시의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질 관리를 위한 대안이 될 수는 있다고 본다. 정부에서도 근시안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각종 등록사업에 투자해 달라"고 피력했다.

또한 "정부와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려는 취지에서 최근 회칙 개정을 통해 정책이사를 신설했다. 정책위원회 구성원들은 10년 정도 꾸준히 연임시키면서 내부 정책전문가로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텐트·영상장비 발달로 중재시술 분야 발전속도 눈부셔

그렇다면 최근 심혈관 중재시술 분야에서 학술적으로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무엇일까?

안 이사장은 심장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한 후 3년이 지나면 모두 녹아 흡수되는 '생체흡수형 심장스텐트(Bioabsorbable Stent, BRS)'를 꼽았다.

지금까지 스텐트 재료들이 발전을 거듭하고 약물방출스텐트(Drug-Eluting Stents, DES)까지 도입되면서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살려 왔지만, 한번 심장혈관에 스텐트를 장착하면 다시 뺄 수 없어 재시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데다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BRS는 몸에 녹는 봉합사의 재료인 폴리 엘-락타이드(Poly L-lactide)로 제작되어 병변이 있는 심장혈관 부위에 삽입할 경우 6개월 동안 견고하게 장착되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다가 이후부터 혈관 내에서 서서히 녹기 시작해 3년 이내 모두 녹게 된다.

스텐트 시술을 받았더라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혈관에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에 혈관의 기능이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내경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1년 동안만 혈전용해 약물을 복용해도 되기 때문에 약물복용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스텐트를 넣은 부위에 병변이 재발하더라도 다양한 시술 방법이나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10월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 국내 여러 병원에서 BRS를 이용한 PCI 시술을 도입하고 점차 건수를 늘려가고 있다.

안 이사장은 "생체흡수형 스텐트는 영하 20℃에서 운반하고, 보관 시에도 일정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많은 병원에서 사용하긴 어렵겠지만, 평생 혈전용해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기 때문에 젊은 환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10년이 넘는 장기 데이터는 없지만, 전 세계 12만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일정 기간 노하우가 쌓인다면 LAD(Left Anterior Descending) 같은 단일혈관병변을 넘어 복잡 병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

안 이사장은 "연말쯤 굵기가 얇은 생체흡수형 스텐트가 나오면 혜택을 받는 환자들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며 "생체흡수형 스텐트 외에도 대동맥, 선천성심기형 분야 등 심혈관 중재시술이 활약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아시아 지역 주도권을 회복하는 데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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