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울증 유발 매커니즘을 규명해, 신약개발에 좋은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뇌연구원(KBRI)은 "뇌질환연구부 구자욱 박사팀이 우울증 유발에 뇌유래신경성장인자(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의대팀과 공동으로 이뤄낸 성과로, Biological Psychiatr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구 박사에 따르면 뇌 영역 중 감정 조절기능을 담당하는 중격의지핵과 복측피개부를 중심으로 한 중변연계(mesolimbic system)에서 BDNF가 과도하게 분비되면 우울증이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BDNF는 쾌감과 욕구를 담당하는 뇌보상회로의 도파민 세포 밑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영양인자 집단의 하나로, 신경 성장 요인에 연관돼 있다.

세부적인 연구방법은 이렇다. 연구팀은 군대, 폭력 등을 유사 모델화환 사회패배 스트레스(social defeat stress)에 실험쥐를 10일간 노출시켰다. 이들 쥐에서 장기적으로 발생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행동에 관여하는 중변연계 회로망을 확인했다.

그 결과 사회패배 스트레스에 노출된 쥐의 경우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우울증 행동이 더욱 악화됐다. 즉 만성 스트레스로 유발된 우울증에서 중변연계 회로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아울러 연구팀이 도파민 수용체가 다량 발현하는 중격의지핵에 도파민 길항제를 처리한 결과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반면 도파민 길항제가 아닌 BDNF 수용체인 TrkB 길항제를 처리했더니, 스트레스에 의한 사회성 행동 저하가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우울증이 BDNF에 의해 매개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우울증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신경생물학적 기전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면서 "우울증 원인별·유형별 항우울제 신약개발에 관한 좋은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구 박사도 "현재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자살의 임상적 원인인 우울증과 중독의 기전 연구에 집중해 왔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계기로 우울증과 중독 등의 정신건강질환 예방 및 진단을 위한 개인 맞춤형 모델도 적극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