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치료 바로보기 ⑧  김석배 단국의대 교수 

▲단국대의대 김석배 교수 간염, 간경변, 간암 등 다양한 간질환이 있지만 현재까지 지방간과 이를 세분화하고 있는 비알콜성지방간은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으로는 인식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B형간염, C형간염 등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 더욱 위험한 질환으로 인식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간염과 관련된 질병은 많은 예방법이 보급되고 백신이 개발돼 유병률이 정체 또는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무심코 지나치던 지방간, 비알콜성지방간의 유병률은 높아져 심각성을 인지해야 할 때가 됐다. 이에 간질환 관련 전문가인 단국의대 김석배 교수를 만나 다양한 간질환 치료의 중요성을 들어봤다. 국내 한 연구에 의하면 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1000명당 약 26명이 비알콜성지방간(NAFLD)으로 판명되고 있다.이러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유병률은 연구 대상 및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진단 기준 및 정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국내 생체 간 공여자 58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조직학적으로 확인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유병률은 51%로 나타났다.
 

의료계가 간염, 간경변에 대한 치료에만 집중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지방간 유병률이 급증해 더 이상 안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김석배 교수는 이같이 NAFLD 유병률이 증가하는 이유는 위험인자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위험인자로 비만,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상증후군 등을 꼽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선진국병으로 우리나라가 과거보다 생활수준이 나아지면서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했고 평균 연령이 늘어나 위험인자들의 유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NAFLD가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은 유병기간 길어 합병증 위험 ↑

NAFLD는 비단 중년남성뿐 아니라 여성, 소아청소년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20~30대 젊은 여성과 폐경 이후 여성에게도 NAFLD 발생 비율은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여성들이 빵이나 떡, 케이크 등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는 식습관과 비만, 당뇨병에 기인한다.

소아청소년에서의 NAFLD는 비만 등으로도 나타날 수 있지만 몇 가지 유전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따라서 NAFLD를 진단하기 전 병력과 진찰, 검사 등을 통해 윌슨병, Bardet-Biedl 증후군, 다낭성 난소 증후군, 프래더-윌리 증후군, 터너 증후군, Cohen 증후군, 알파1-항트립신 결핍, 글리코겐축적병, 유전 티로신혈증 1형, 호모시스틴뇨증, 레프숨병, 시트룰린혈증 등을 먼저 감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소아청소년기에 NAFLD가 발생하면 그만큼 병에 노출돼 있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심한 합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소아청소년의 NAFLD는 병리 소견도 성인과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대수포성 지방증, 소엽 염증, 문맥부위 염증, 문맥부위 섬유화, 풍선변성 등의 소견이 흔히 관찰되며, 이들 소견에 따라 1형, 2형, 혼합형 등으로 분류된다. 2형에서 많이 관찰되는 대수포성 지방증, 문맥부위 염증, 문맥부위 섬유화는 성인 NAFLD와 구별되는 소아청소년 NAFLD의 특징적인 소견이다.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과 상관관계가 있는 NAFLD는 단순 지방증에서 간섬유와 간경변, 간부전, 간세포함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제2형 당뇨나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아지방간에서 비만이 있는 경우 간섬유증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의 경우 생활습관교정을 통해 간조직과 염증소견이 호전을 보이기 때문에 약물보다 먼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NAFLD, 간경변으로 진행 위험…조치기료 중요

NAFLD에 동반되는 비만,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상증후군 등 입증된 위험인자들 외에도 가능성이 있는 인자로 갑상선기능저하증, 다낭성 난소 증후군,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다.

 

김 교수는 "NAFLD는 각종 대사성 질환이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한다(26.6% vs. 18.3%). 또 당뇨병의 발생위험이 증가하는데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에서 더욱 뚜렷하게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제시하는 치료방법은 두 가지다.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 생활습관 교정으로는 체중 감량,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이 있는데 체중 감량은 최소 7~10% 이상의 감량이 있어야 간 내 염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 식이요법은 총 에너지 섭취량 감소와 더불어 저탄수화물 및 저과당 식이를 해야 한다. 운동은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최소 30분 이상의 운동을 해야 간 내 지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약물치료에는 항산화제(비타민 E 등), 인슐린 저항성 개선 약물(Thiazolidinediones, Metformin), 지질강하 약제(Statin, Fibrates, Omega-3 polyunsaturated fatty acid supplementation, Ezetimibe), Pentoxifylline, Ursodeoxycholic acid, 레닌-안지오텐신 길항제 등이 있는데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들도 있어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김 교수는 "단백아미노산제가 NAFLD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환자인 경우 에너지원으로 먼저 사용되기 때문에 근육량을 감소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영양불균형이 있거나 간경변이 있는 환자인 경우 조기에 사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NAFLD는 그 자체로도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조언이다. 간경변으로 발전하면 정상화되기 어렵고 여러 가지 간경변 합병증들과 간암의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NAFLD가 발생했다는 것은 각종 성인병의 발생 위험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위험신호이거나 아니면 이미 발생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간질환의 악화를 예방하고 성인병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조기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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