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KHC '격변의 시대 병원경영 어떻게 이끌 것인가' 토의…저수가 개선 공감대

"병원에서 의료수가 문제 있다고 불만 얘기한 게 1990년대 초반부터다. 그 때부터 (병원들이) 망한다고 했는데, 안 망하고 있는 기제가 문제다."
왜곡된 수가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병원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조병희 원장이 "제도 개선을 위해 망하는 병원이 많이 나와줬어야 한다"고 발언해 눈길을 끈다.
조 원장은 13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KOREA HEALTHCARE CONGRESS 2015'에서 패널로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격변의 시대 병원경영 어떻게 이끌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션에서 그는 낮은 수가로 인해 병원에서 특진료를 받는 등으로 수익을 보전하는 방법을 쓰고, 이를 정부와 국민이 용인해온 관행을 "이상한 구조가 유지돼온 것"이라고 표현했다.
조 원장은 "최근에는 경제난으로 국민들도 예전 같은 지출이 어려워졌고, 정부도 행정상 투명성을 제고하면서 비급여 등 병원이 취해온 부수입을 없애려 하고 있다"면서 "중간에 망하는 병원들이 많이 나왔다면 질서가 바로 잡히는 계기가 돼 한국사회가 계속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결국은 제도를 정상화하기 위한 큰 틀에서의 논의를 진척시켜 질서를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이철희 원장은 보건의료 시스템이 왜곡된 근본원인은 낮은 수가에 있다고 단언했다.
이 원장은 "병원들의 우선순위가 공공성 보다는 시장성에 치우쳐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 현행 제도상 감염관리 보고체계 등을 전부 병원 자체 부담으로 마련하게 돼 있어 경영 측면에서 느끼는 부담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늘수록 적자폭은 커진다. 비급여 수가나 선택진료비가 생긴 것은 정부에서도 의료수가가 원가에 못 미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임시로 도입한 것인데, 이제 없애겠다고 하면서 의료계에서 많은 것을 내놓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선병원 선승훈 의료원장 또한 "병원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적자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조 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병원이 망하면 신문에라도 내서 알릴 수도 없고…"라며 말을 흐렸다. 객석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