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우리아이 건강관리의사 프로그램' 추진...의사회 "비효율적 전시행정" 비판

서울시가 아동 건강증진 대책으로 '우리아이 건강관리의사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아청소년과의사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아동 주치의제 도입을 강행하는 것으로, 비용낭비만 유발하는 포퓰리즘 정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서울지회는 5일 "최근 구로구 보건소에서 지역 의사회로 공문을 보내 '우리아이 건강관리의사 프로그램' 시범사업 진행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는 의사회가 지속적으로 반대해던 '우리아이 주치의제도'를 이름만 바꾼 형태로, 해당 사업의 추진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이행을 사항으로, 올해부터 서울시 거주 어린이와 지역의료기관을 1:1로 매칭해 주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아이 주치의제도'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의사회는 업무 가중과 비효율, 신규 개원의 진입장벽 상승 등을 우려하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고, 서울시의 협조요청에 불응하는 것으로 사업 반대의사를 표현해왔다.

의사회는 구로구의사회가 공문에서 밝힌 '우리아리 건강관리의사 프로그램'을 기존 우리아이 주치의제도의 변형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의 반대가 이어지자 서울시가 사업의 이름만 바꿔 꼼수추진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청과의사회 서울지회는 "서울시는 사업 내용으로 1차 의료와 경증 응급의료, 건강증진 사업 등을 들고 있는데 이는 현행 건강보험제도 하에서도 전국 모든 병의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필수적인 일차의료행위"라며 "굳이 건강관리의사란 명목으로 주치의를 등록해 급여는 건강보험, 건강관리는 서울시가 비용을 내는 이중적이고 비효율적인 제도를 시행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재정보상 체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의사회에 따르면 아동 건강관리 비용은 신규아동 1인당 평균 기본수가 6만 5000원으로, 최저 5만원~최고 8만원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

의사회는 "아동은 성인에 비해 각종 감염원에 취약하고, 응급사항이 발생하기 쉬우며, 사고에 노출되기 쉽다"며 "이런 아동을 대상으로 1년동안 성장발달에서부터 질병관리, 교육, 전화 상담, 응급의료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부수적인 등록 관리업무까지 진행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비용은 최저 시급에도 모자라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등록체계도 불안정하다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연동시스템이 구비되지 않아, 웹기반 시스템까지 이중으로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불편은 물론이고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은 졸속적인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의사회는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반대해오던 사업을 이름만 변경해 어떻게든 추진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행정에 우려를 표한다"며 "다시 한번 우리의 세금이 정당한 곳에 쓰여지고 좀 더 나은 보건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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