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대학 Evelyn Talbott 교수팀 연구

대기오염이 생후 24개월 미만 영아의 자폐증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대기오염에 대한 위험성이 다시금 부각됐다.

▲ Evelyn Talbott 교수

미국 피츠버그대학 Evelyn Talbott 교수팀이 10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국 에어로졸 학회(AAAR) 연례회의에서 "크로뮴 등의 독성물질에 노출된 소아일수록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발병위험도가 높았고, ASD 소아의 상당수가 생후 24개월 이내에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펜실베이니아주 남서부 지역 6곳에 거주하는 2005년에서 2009년에 태어난 ASD 환아 가족 217가구와 같은 기간 정상적으로 태어난 소아 가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해 대기오염과 ASD 연관성을 알아봤다.

아울러 미국 환경청(EPA)의 전국독성대기물질평가(National Air Toxics Assessment, NATA)를 통해 내분비계 혼란과 신경발달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30개의 오염물질이 발견된 지역도 함께 참고했다.

그 결과 임신 중 크로뮴과 스티렌 수치가 높은 지역에 거주했거나, 태아 혹은 생후 24개월 이내에 이 같은 독성물질에 노출된 소아가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ASD 발병 위험도가 1.4배에서 최대 2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크로뮴은 발암과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유전독성물질로, 과다 흡입할 경우 각종 암과 신경계 질환을 유발시킨다. 합성고무 원료인 스티렌  역시 장기 노출되면 백혈병, 림프종, 백혈구 유전자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지난 20년간 미국내 ASD 환아가 8배 가까이 급증했다"면서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크로뮴과 스티렌이 ASD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하나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Talbott 교수는 "ASD의 유병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못했고, 질환에 대한 이해도 역시 낮다"면서 "대기오염과 ASD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 역시 매우 드문 상황속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오염된 공기가 ASD을 유발 시킬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게돼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대기오염과 소아정신건강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는 이전에도 발표된 바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Deborah Cory-Slechta 교수팀이 지난 6월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를 통해 "소아가 오염된 공기를 많이 마실수록 정신건강질환 발병 위험도가 높아진다" 고 밝힌 것이다.

▲ Deborah Cory-Slechta 교수

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오염된 공기를 흡입한 쥐가 그렇지 않은 쥐보다 뇌실이 2~3배 확장되고 뇌 일부에 염증이 퍼져 주의력과 기억력이 점차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또 실험용 쥐 가운데 각각 40일, 270일간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쥐들의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glutamate) 수치가 상승했다.

이는 자폐증이나 조현병을 동반한 환자에서 보여지는 증상과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도파민, 글루타메이트 등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정신분열증을 유발하는 병태 생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Cory-Slechta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이 정신건강질환을 야기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확인됐다"면서 "실내외 공기 질의 정확한 측정을 통해 오염된 공기를 개선시켜 소아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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