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파민계 프레가발린, 증상개선·악화 기존 약물보다 효과

비도파민계 약물인 프레가발린이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맥각 도파민 효능제인 프라미펙솔과 비교해 증상악화(Argmentation)도 줄이는 것으로 나와 이를 계기로 RLS 치료의 새로운 옵션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RLS 치료에는 도파민계 약물이 사용돼 왔다. 먼저 RLS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철분 결핍이 있는데 이를 위해 혈중 페리틴(ferritin) 농도를 측정해 75ng/mL 이하인 경우 경구용 철분제제를 복용한다. 이렇게 해도 효과가 부족하면 도파민 관련 약물 중 증상악화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도파민 작용제인 프라미펙솔과 로피니롤 중 하나를 선택해왔다.

NEJM 최신호에 실린(2월 13일자) 연구는 간질과 신경병성 통증 그리고 섬유근육통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프레가발린의 RLS효과를 위약은 물론, 기존 약물간 비교해 우월성을 입증한 것으로 향후 적응증 추가도 기대할 수 있는 내용이다.

발표된 연구는 지난 2008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미국과 유럽의 102개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RLS 환자 719명을 프로토콜에 따라 무작위로 나눠 각각 프레가발린 300mg, 위약, 프라미펙솔(0.25mg, 0.5mg)을 투여한 후 52주간 증상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관찰한 것이다.

모두 세 가지 측면에서 1차 종료점을 평가했는데, 이는 12주 후 위약대조 프레가발린의 IRLS(International RLS Study Group Rating scale) 점수의 변화, 환자 만족도를 평가하는 CGI-I(Clinical Global Impressions-Improvement scale) 분포도 그리고 40주 또는 52주 시점에서의 프라미펙솔와 프레가발린의 증상악화율 비교 등이었다.

연구결과, 12주 후 프레가발린군과 위약군간 IRLS 점수 차이는 -4.5점으로 프레가발린이 RLS 증상을 월등히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왔다(P<0.001).

프라미펙솔 0.25mg군과 위약간 차이는 -0.6점이었으며(P=0.36), 0.5mg군은 -3.2점이었다(P<0.001). 증상 개선 척도인 CGI-I 환자 분포도에서도 프레가발린군은 71.4%, 위약군은 46.8%로 압도적 차이를 보였다(P<0.001). 프라미펙솔군은 각각 51.2%, 62.7%였다.

아울러 프라미펙솔과 비교 평가에서도 더 우수한 것으로 나왔다. 비열등성 평가 분석에서 12주와 52주 시점에서 프레가발린의 베이스라인 대비 IRLS 점수는 프라미렉솔 두 용량(0.25, 0.5mg)군보다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신뢰구간의 상한경계치가 0보다 작게 나오면서 비열등성을 넘어선 것이다.

세 번째 주요 관찰 포인트였던 증상악화도 프레가발린군에서 더 낮았다. 이번 연구에서 프레가발린군의 증상악화 발생률은 2.1%(5명/235명)인 반면에 프라미펙솔 0.25mg군은 5.3%(12명/225명 중), 0.5mg군은 7.7%(18명/235명 중)였다. 즉 프레가발린은 프라미펙솔 저용량과 유사했고(P=0.08) 고용량보다는 크게 줄였다(P=0.001).

2차 종료점에서는 수면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질평가를 실시했는데 수면의 질(Quality of sleep), 깨는 횟수(Awakenings), 총 수면 시간(Total sleep time), 전반적인 삶의 질(Quality of life) 측면에서도 프레가발린군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왔다.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각각의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4.9%, 6.7%, 5.0%로 큰 차이는 없었으나, 일반적인 이상반응인 현기증, 졸림, 변비 등은 프레가발린이 프라미펙솔군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변비는 7.7%로 7배가량 높아 상하부 운동장애로 인한 소화장애 환자들에게는 주의가 요망된다.

RLS 증상악화 4가지 근거 발견
 
이번 연구는 RLS와 관련된 증상악화 측면에서 모두 네 가지의 의미있는 근거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첫째는 RLS 증상악화는 의료적 치료 또는 행위적 요소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악화가 아닌 도파민 활성 계열의 약물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자연적 악화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개선되는 것으로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도파민성 증상악화는 개선되지 않았다. 프레가발린은 프라미펙솔보다 RLS 개선에 더 효과적이었고 또한 증상악화도 낮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장기간 약물을 노출하면 증상악화 발생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연구 중반인 6개월 시점에서 프라미펙솔의 증상악화는 1.1~1.8%로 낮았던 반면 52주 시점에서는 6.6~9.0%로 증가했다. 프레가발린은 1.7%로 나왔는데 이는 비도파민계 약물로서 악화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는 고용량 프라미펙솔에서 증상악화가 발생률이 더 높다는 사실로 확인했다. 이는 레보도파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는데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프라미펙솔의 증상악화 발생률에 대한 재확인이다. 2011년 Sleep Med에 발표된 두 개의 연구에서 52주간 프라미펙솔의 증상악화 발생률은 각각 7%와 8%로 기록된 바 있는데 이 결과가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특히 대상자나 연구방법의 차이가 있었음에도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한 프레가발린은 도파민 활성의 시스템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주지 않기 때문에 RLS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IRLS 점수에서 있어서 프라미펙솔 0.25mg보다 우수했지만 0.5mg을 뛰어넘지는 못했으며, 프레가발린의 자살 충동, 현기증, 졸음, 체중증가 등은 장기간 사용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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