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수준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남의대 예방의학교실 사공준 교수는 대구시내 7개 소방서 소방공무원 총 934명을 대상으로 2008년 한해 동안 PTSD 증상 경험률을 조사한 결과, 21.5%가 이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 1~3%를 비롯해 서울지역(한 소방서 146명 대상 분석) 13.7%, 미국 18%, 캐나다 17%, 일본 소방관 17.7%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란, 외상 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정신과적 질환을 말한다. 극도로 심각하고 충격적인 사건을 보거나 듣거나 경험한 이후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들이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갑자기 불안이 엄습해 공황상태에 빠지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이번 조사에서 업무별로는 구급업무요원의 PTSD 수준이 가장 높았으며, 고위험군의 비율도 30.6%로 가장 높았다. 화재진압요원은 21.2%로 뒤를 이었다. 사고현장에서 끔찍한 광경을 많이 목격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됐다.


특히 연령과 직급이 높을수록 PTSD 수준과 고위험군 비율 또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스트레스성 경험이 누적되는 데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사 교수는 PTSD의 올바른 예방과 관리를 위해 소방관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비롯, 일상적 건강관리 공간 마련, 명상훈련 등 정신건강 실천, 위기상황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 교수는 “PTSD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므로 증상이 의심될 때는 언제라도 정신과적 전문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정신과 진료기록이 있는 경우 민간보험회사가 가입을 거부하거나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소방공무원들이 PTSD에 대한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남대병원은 소방공무원만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질병상담 콜센터(053-620-4629)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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