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 기다리는 '싱그릭스'…면역매개질환도 접수
국내 도입 기다리는 '싱그릭스'…면역매개질환도 접수
  • 박선혜 기자
  • 승인 2020.10.15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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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E-50·ZOE-70 하위분석, 건선·류마티스관절염 등 pIMD 환자서 90% 예방효과 확인
대한류마티스학회·감염학회 "불활화 백신 싱그릭스, 약독화 생백신 단점 보완 기대"
국내 감염내과 전문가들 "면역력 저하된 성인에게 싱그릭스 접종 가능…국내 임상 도입 필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Shingrix)'가 건강한 성인에 이어 면역매개질환 환자에게서도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싱그릭스의 임상 3상인 ZOE-50과 ZOE-70의 하위분석에서 건선, 류마티스관절염 등 잠재적 면역매개질환(potential Immune Mediated Disorders, pIMD)을 한 가지 이상 가진 성인에게서 90%의 대상포진 예방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게다가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도 위약과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ZOE-50과 ZOE-70은 각 50세 이상과 7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으로, 등록 당시 질병 또는 치료에 의해 면역기능이 저하됐는지 고려하지 않고 참가자를 모집했다. 싱그릭스의 예방효과는 각 97.2%와 89.8%로 보고됐다. 

이번 하위분석은 대상포진 위험이 높은 pIMD 환자가 두 임상시험에 포함되면서 진행됐다. 연구에서 pIMD는 자가면역질환 또는 자가면역 병인(autoimmune aetiology) 여부와 관계없이 염증질환 또는 신경질환 등으로 정의했다. pIMD 환자는 두 연구에서 약 7%를 차지했다. 이번 결과는 Rheumatology 지난달 1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70세 이상 pIMD 환자에서도 80% 이상 예방효과 확인

하위분석 대상군은 등록 당시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지 않았고 pIMD가 한 가지 이상 있었던 50세 이상 성인이었다. 싱그릭스를 2회 접종한 성인 983명(싱그릭스군), 위약을 투약한 성인 960명(위약군)이 분석에 포함됐다. 

등록 당시 가장 흔하게 확인된 pIMD는 △건선 △척추관절증 △류마티스관절염 △셀리악병 △백반증 △류마티스성 다발근통 등이었다.

대상포진이 발병하지 않은 비율로 백신 효과를 평가한 결과, 전체 연령군에서 90.5%의 예방효과가 확인됐다. 연령에 따른 예방효과는 △50~59세 92.8% △60~69세 100% △70~79세 84.4% △80세 이상 86.2%로 조사됐다. 70~79세에서 예방효과가 가장 낮았을지라도 70세 이상의 고령에서 80% 이상의 예방효과를 보고했다는 점에 의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어 싱그릭스 1회 접종부터 2회 접종 후 최대 1년 사이의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싱그릭스군 14.6%, 위약군 11.7%로 두 군이 비슷했다. 가장 흔한 중증 이상반응은 감염 및 기생충 감염이었고 심장질환이 뒤를 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싱그릭스 개발사인 GSK의 Alemnew F. Dagnew 박사는 "50세 이상이고 한 가지 이상의 pIMD를 가진 성인을 분석한 결과, 싱그릭스의 대상포진 예방효과가 높았고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위약과 유사했다"며 "pIMD 환자도 싱그릭스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ACIP, 조스타박스 접종력 무관하게 싱그릭스 권고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와 같이 대상포진 백신으로서 싱그릭스의 높은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쌓이면서, 싱그릭스는 미국, 유럽, 일본에 이어 지난해 중국에서도 허가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50세 이상 성인에서 대상포진 백신인 조스타박스 접종 여부나 대상포진 병력과 무관하게 싱그릭스를 2~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조스타박스는 싱그릭스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환자 등에게 제한적으로 접종하도록 했다. 

단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싱그릭스를 권고하면서도 면역저하자나 중등도 이상의 면역억제제를 투여받는다면 싱그릭스 접종 권고를 보류하고 있다. 하지만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싱그릭스의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다면 이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최정현 교수(감염내과)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싱그릭스 임상시험이 진행돼 면역저하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 보니 ACIP가 싱그릭스 접종 권고를 보류한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백신 특성상 불활화 백신은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높은 면역저하자에게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싱그릭스는 병원체를 배양한 후 열 또는 화학물질 처리로 불활성화시킨 유전자재조합 불활화 백신이다. 체내에 주입하는 병원균이 죽어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접종 가능하다.

이와 달리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대상포진 백신은 병원체를 실험실에서 반복 배양해 인위적으로 약화시킨 약독화 생백신이다. 면역억제제를 투약 중이라면 대상포진 백신에 주의해야 한다. 

국내 니즈 높지만…도입까지 상당 기간 소요 전망

이 같은 차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 싱그릭스에 대한 니즈가 높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감염학회는 지난 6월 발표한 '한국인 자가면역 류마티스질환 환자에서의 백신접종 진료지침'을 통해 '대상포진 백신 관련하여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불활화 백신인 싱그릭스 등장'이라고 언급했다. 불활화 백신이기 때문에 약독화 생백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기대다(Infect Chemother 2020;52(2):252~280).

한양대병원 김봉영 교수(감염내과)는 "유효성 측면에서 싱그릭스가 다른 대상포진 백신과 비교해 우월하다고 보고된다"며 "현재 시판되는 조스타박스의 경우 약독화 생백신으로, 면역력이 저하돼 대상포진이 빈번히 발생하는 성인에게는 투여할 수 없다. 반면 불활화 백신인 싱그릭스는 면역억제제를 투약하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정현 교수는 "앞으로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싱그릭스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고 ACIP에서 이들에게 투약하도록 주문한다면, 국내 도입 시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없더라도 권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했다.

하지만 싱그릭스의 국내 도입 시기는 아직 미지수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감염학회의 진료지침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싱그릭스가 유통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봉영 교수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도 물량이 부족하다고 알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에서 허가를 받은 만큼, 싱그릭스가 여러 국가를 거쳐 우리나라에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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