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정철원 교수, 자카비 증상 및 생존율 개선에 중요한 역할 수행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는 희귀질환인 골수섬유증 완치를 위해서는 골수 이식수술이 필수적이지만, 자카비가 환자의 질환 개선과 생존율 연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는 희귀질환인 골수섬유증 완치를 위해서는 골수 이식수술이 필수적이지만, 자카비가 환자의 질환 증상 개선과 생존율 연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골수 내 섬유화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는 희귀질환인 골수섬유증은 현재 골수 이식 외에는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완치를 위한 이식 수술 전 증상의 호전 및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치료제 투여를 통해 이식 수술을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9년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골수섬유증 유병자 수는 1261명으로 매년 150~200명 정도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골수섬유증이 어떤 질환이며, 현재 유일한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자카비(룩소리티닙)의 효능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에게 들어봤다.

정철원 교수는 골수섬유증 완치를 위해서는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이 필요하며, 그 전까지 Int-2 및 고위험군 환자에서 증상이 심각해 자카비를 사용해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Int-1 환자에서도 증상이 심한 경우가 있으며, 이런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아직 Int-1 환자에서는 자카비의 보험급여 처방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증상이 나나탈 정도의 Int-1 이상 골수섬유증의 경우 질환이 공격적이며, 진행성 질환으로 가볍게 치료해서는 안된다"며 "완치를 위해서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꼭 필요하며, 이전 전 증상의 호전 및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자카비를 쓰면서 이식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고령에서 이식수술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70세까지도 가능하다"며 "성공률도 높아졌으며, 아주 드문 경우가 아니면 예전만큼 공여자를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했다.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이식밖에 없어 이를 기반으로 한 전체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골수섬유증은 일종의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일부 환자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진행돼 결국 사망까지 이르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에, 정 교수는 "골수섬유증 환자들의 평균 연령대는 60대 후반으로, 후천적인 질환이며, 50대가 넘어가면 나이에 따른 변화들이 조금씩 누적된다"며 "골수섬유증의 진행과정은 연령대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골수섬유증 진단을 위한 예후인자와 환자 위험도 기준에 대해 그는 "위험도 구분은 국제적 예후 점수 기준(IPSS)을 바탕으로 점수를 책정해 중증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평가한다"며 "저위험군(Low Risk), 중간위험군-1(Intermediate-1, Int-1), 중간위험군-2(Intermediate-2), 고위험군(High Risk) 등으로 구분되며, 환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1~4기와 같이 병기로 표현하기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골수섬유증을 진단하기 위한 예후인자는 △연령(65세이상) △백혈구 수(25x109/L 이상) △말초혈액 아세포(1%이거나 이상) △헤모글로빈(<10 g/dL 이하) △전신증상(야간 발한, 열, 체중 감소) 존재 등이다.

이런 예후인자의 개수에 따른 위험군 분류는 예후인자가 없으면 저위험군, 예후인자가 1개면 Int-1, 2면 Int-2, 3개 이상이면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정철원 교수는 "실제 환자들에게 골수검사를 진행하면 이미 섬유화가 진행돼 구별할 수 없어 섬유화 자체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골수섬유화로 인해 조혈모세포가 제기능을 못하게 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빈혈이나 전신증상이 환자들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간접적인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수섬유증 치료를 평가하는 기준인 비장크기 감소와 증상점수 개선에 대해 정 교수는 "비장크기 감소는 실제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지표"라며 "골수섬유증을 간접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카비 투여 환자 중 절반 이상에서 비장크기가 50% 이상 감소하며, 환자들이 느끼는 복부 불편감이나 식후 바로 느끼는 포만감, 통증 등이 많이 개선된다"고 했다.

또, 그는 "실제 환자들이 직접 느끼는 것은 증상점수이며, 증상점수가 평균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증상이 있는 골수섬유증 환자들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 한다. 극심한 피로감으로 인해 집앞에도 나가지 못하고 집 안에서 몇년씩 생활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환자들이 자카비를 처방받고 증상이 호전돼 등산을 가거나 낚시를 하는 등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

즉, 자카비가 질환의 진행속도를 늦추거나 생존율을 개선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자카비의 3상 COMFORT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평균 생존율이 약 20개월이지만 자카비를 처방 받은 환자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5.3년으로 대폭 증가했다.

그는 "자카비는 이런 면에서 분명한 역할이 있는 약제"라며 "Int-2 및 고위험군 환자의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 소외된 것이 일부 Int-1 환자"라고 지적했다.

정철원 교수는 증상이 심각한 Int-1 골수섬유증 환자에 대한 보험급여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보험재정면에서 모든 Int-1 환자에서 급여가 적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Int-1 환자 중 증상이 심각한 환자들, 특히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지만 IPSS 예후인자 중 다른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Int-1으로 구분되는 환자군은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상의 독성에 따라 심각성을 구분하는 Grade가 있으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Grade-3 이상의 증상을 가진 Int-1 환자에서는 급여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객관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심평원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완전 급여가 되지 않더라도 선별급여 혹은 본인부담을 늘리는 방식 등을 제안했다.

그는 "증상이 심각한 Int-1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선별급여를 하거나 보정정책 일원화의 틀에서는 조금 벗어나지만 환자 부담 비율을 조금 늘려서라도 약제가 필요한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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