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 결과, 폐경 여성 첫 검사 후 3년째 추적검사해도 골절 예측력 개선되지 않아
추적검사가 치료 순응도·이차성 골다공증 원인 판단에 도움 된다는 반론도 제기
대한골다공증학회 원영준 회장 "우리나라는 미국 의료 시스템과 달라…추적검사 권장"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폐경 여성의 골절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골밀도검사를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 '여성건강에 대한 주도적 연구(Women's Health Initiative, WHI)'에 모집된 여성들을 1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첫 골밀도검사 후 3년째에 추적검사를 진행해도 골절 위험 예측력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연구를 진행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Carolyn J. Crandall 교수는 이번 결과에 따라 폐경 여성은 골밀도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외 전문가들은 골밀도검사의 유용성이 크게 때문에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Internal Medicine 지난달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USPSTF, 골밀도 측정 간격에 대한 권고안 없어

골밀도는 골절 위험을 예측하는 요인 중 하나다. 2018년 미국질병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PSTF)는 골절 예방을 위해 65세 이상 여성에게 골밀도검사를 통한 골다공증 선별검사를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65세 미만 폐경 여성의 경우 골절 위험도에 따라 골다공증 선별검사를 받도록 주문했다(JAMA 2018;319:2521~2531).

하지만 골밀도 측정 간격에 대해서는 근거 부족을 이유로 권고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게다가 골밀도에 대한 추적검사가 진행될 경우 많은 재정이 필요할뿐더러 최초로 시행한 검사보다 골절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는지도 논란이 있다. 

골절 위험 예측력, 3년 후 추적검사해도 향상되지 않아

이번 연구는 첫 골밀도검사 후 3년째에 골밀도를 다시 측정했을 때 골절 위험 예측력이 개선되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자 진행됐다.

연구에는 WHI에서 1993~2010년 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법(DEXA)을 이용한 골밀도검사를 받은 여성 7419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이 중 65세 미만은 44%(3239명), 65~74세는 42%(3124명), 75세 이상은 14%(1056명)를 차지했다. 

첫 골밀도검사 후 두 번째 추적검사는 3년 뒤에 진행됐다. 두 번째 골밀도검사에 이어 추적관찰은 평균 9년간 이뤄졌다. 추적관찰 동안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major osteoporotic fracture)은 9.9%(732명)에게서 발생했고, 1.9%(139명)가 고관절 골절을 경험했다.

골밀도에 대한 추적검사로 골절 위험 예측력이 개선되는지 확인하고자 △첫 검사에서 골밀도 △3년째 평가한 골밀도의 절댓값 변화 △첫 검사에서 골밀도 및 골밀도 변화를 함께 평가 등에 따라 수신자 조작 특성(ROC) 커브의 밑면적(the Area Under a ROC Curve, AU-ROC)을 계산했다. AU-ROC가 1에 가까울수록 예측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먼저 주요 골다공증성 골절에 대한 AU-ROC는 △첫 검사에서 고관절 골밀도 0.61 △고관절 골밀도의 절댓값 변화 0.53 △첫 검사에서 고관절 골밀도+골밀도 절댓값 변화 0.61로, 예측력이 모두 비슷했다.

고관절 골절에 대한 AU-ROC는 △첫 검사에서 고관절 골밀도 0.71 △고관절 골밀도의 절댓값 변화 0.61 △첫 검사에서 고관절 골밀도+골밀도 절댓값 변화 0.73으로, 추적검사에 따른 고관절 골절 예측력도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대퇴경부, 요추 골절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Crandall 교수는 "첫 골밀도검사 결과와 골밀도 변화는 골절 발생과 독립적인 연관성을 보였다. 하지만 첫 검사에서 골밀도가 낮은 경우가 첫 검사 후 3년째에 평가한 골밀도의 절댓값 변화보다 골절 위험 예측력과의 연관성이 더 강했다"며 "골절 위험을 예측하고자 골밀도검사를 정기적으로 여러 번 진행해야 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제언했다.

반대 입장 전문가 "골밀도검사 유용성, 골절 위험 예측+α"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번 결과에 대한 국외 전문가들의 반론도 적잖다. 골밀도검사는 골절 위험 예측을 넘어 임상적 유용성이 크다는 이유다. 

미국 로욜라대학병원 Pauline Camacho 박사는 "골밀도검사는 골절 위험 예측뿐 아니라 환자의 치료 순응도 평가에도 유용하다. 또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없는 이차성 골다공증을 판단할 수 있다"며 "골다공증 치료 시작 후 골밀도 변화를 확인하는 것은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골다공증재단의 E. Michael Lewiecki 부회장은 "고용량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치료를 시작해 골손실 위험이 높은 환자는 첫 골밀도검사 후 1년 이내에 추적관찰을 진행하는 것이 유용하다"며 "많은 환자가 골절 예방 치료를 받지 않아 골절로 인한 장애를 겪거나 사망한다. 골절 고위험군을 식별하고 골절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골밀도검사를 지금보다 더 많이 진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우리나라는 매년 검사해 결과에 따라 보험급여 적용 결정"

국내 전문가는 골밀도검사로 골다공증 치료 순응도를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적검사의 중요성에 무게를 둔다. 특히 국내에서는 골밀도가 낮은 환자의 경우 1년 간격으로 추적검사를 진행하고, 골밀도가 계속 낮아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치료제에 보험급여가 적용되므로 추적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골다공증학회 원영준 회장(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국내 임상에서는 검사주기를 갖고 골밀도검사를 반복하도록 권장한다. 만약 검사에서 골다공증으로 진단되면 매년 검사를 통해 골밀도가 개선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1년에 1회 골밀도검사를 진행해 골밀도가 낮아야만 치료제에 보험급여를 적용해준다. 골다공증 환자는 매년 검사받지 않으면 치료에 대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에서 골밀도 추적검사의 유용성 논란이 제기되더라도 우리나라는 미국과 의료 시스템이 다르므로 문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원 회장은 "우리나라와 외국의 의료 환경이 다르고 보험급여 기준도 차이가 있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어느 의료기관에서나 골밀도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기계가 보급돼 있다"면서 "외국은 우리나라보다 골밀도검사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경제적인 문제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검사 비용이 저렴하다. 비용 대비 효과를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