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의약분업 이후 전문직 역할과 국민 인식 변화 연구 결과 발표
의약분업 이후 환자의 알 권리 향상으로 보건의료서비스 만족도·신뢰도 상승
의사집단, 정체성에 큰 변화 없으나 처방에 신중해져…약사집단, 정체성 확립에 만족

의약분업 20주년 성과와 과제
의약분업 20주년 성과와 과제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의약분업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국민 100명 중 58명은 의료기관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조제 받는 것에 대해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약사들은 정체성 확립 차원에서 의약분업을 만족해하고, 의사들은 처방 내역에 신중을 기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현옥 부연구위원은 16일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한국보건행정학회·한국보건사회연구원·건보공단 공동주최로 열린 '의약분업 20주년 성과와 과제 심포지엄'에 참여해 이 같이 전했다.

이날 이현옥 부연구위원은 최근 연구한 '의약분업 이후 전문직 역할과 국민 인식 변화'의 결과 발표에 나섰다.

이번 연구는 의사와 약사 총 17명에 대한 심층면접과 건강보험가입자 중 지역·성·연령을 고려한 인구비례 충화표본추출을 통해 선정된 전국 1461명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국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의료기관 및 거주지와의 거리(74.1%)'이며, 그 뒤를 '약사의 평판(16.0%)'이 잇고 있다.

이어 의료기관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조제 받는 것에 대한 불편 정도를 묻는 질문에 '매우불편, 대체로 불편' 응답자는 220명(15.1%), '보통이다'는 389명(26.6%), '불편하지 않다,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852명(58.3%)으로 집계됐다.

의약분업 20주년 국민의 행태 및 인식 변화

이는 국민들이 의료기관과 약국 두 기관을 방문하는 것에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특히, 40대 이하 연령에서는 분업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의료기관 및 약국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도의 경우에는 우선, 의사의 진료행위 만족도는 2008년 3.8점에서 2020년 3.93점으로 올랐고 약사의 복약지도 및 정보제공 만족도는 3.5점에서 3.91점으로 향상됐다.

이 부연구위원은 "전국민건강보험제도의 정착과 의약분업 실시로 환자의 알 권리가 향상됐고 과거에 비해 보건의료서비스의 만족도와 신뢰도가 상승했다"며 "단, 의약분업 이후 의료기관 주변으로 약국이 이동하는 바람에 단골약국의 감소로 환자 중심 질환과 약력 정보를 바탕으로 한 종합적 건강관리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의사는 처방에 신중 기하고, 약사는 자기 정체성 찾고

의약분업의 주인공인 의사와 약사들은 지난 20년간 각자의 전문성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개선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심층면접 결과에 따르면 의사들은 분업 이후 처방전 공개로 처방 내역에 신중해졌으나 의사 정체성이나 역할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느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현옥 부연구위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이현옥 부연구위원.

또한 약가마진 감소에 대한 수가 보상 부족으로 비급여서비스가 증가했다고 인식, 의약분업 개선을 위해 수가보전과 일차의료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반면, 약사들은 분업 이전의 불명확한 역할에서 벗어나 의약품 전문가로서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관련 지식을 학습할 동기 부여를 받았다고 인식했다.

단지 약사들은 합리적 의약품 사용을 위해서 지역처방 의약품 목록 공유, 대체조제 활성화, 성분명 처방 등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의약분업의 예상치 못한 결과 중 하나가 의원급의 비급여 서비스 증가"라며 "비급여 관리체계가 필요하고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서비스 적정화를 위해 의약 상호 협력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약사가 대체조제를 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응답자는 35.7%,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는 41.3%, 모른다는 응답자는 22.9%로 조사됐다"며 "아직 대체조제에 대한 인식도는 높지 않아 안전하고 유효한 의약품 사용에 대한 국민적 인식의 확대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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