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년 코호트 연구 결과, 용종 여부와 관계없이 담낭암 발생률 낮아
[메디칼업저버 송인하 기자] 담낭용종의 크기가 10mm 미만이어도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 카이저퍼머넌트 연구소 Jean-Luc Szpakowski 교수 연구팀이 담낭용종의 성장패턴과 담낭암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실시한 20년 코호트 연구 결과, 담낭암 발생률은 담낭용종 여부와 관계없이 낮았다.
연구에는 1995년 1월~2014년 12월에 통합 건강관리 시스템인 카이저 퍼머넌트 북캘리포니아에 등록해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은 18세 이상 성인 62만 2227명이 포함됐다.
이 중 과거 초음파 검사를 받은 담낭암 환자군은 365명, 초음파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된 담낭용종 환자군은 3만 5970명이었다. 2016년 3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데이터를 분석했다.
담낭용종은 6mm 이하, 6~10mm, 10mm 이상의 정량적 치수 또는 크고 작은 정도를 나타내는 정성적 치수로 분류했다.
담낭암 환자군은 과거 초음파 검사에서 확인된 용종이 있는 담낭암 환자의 비율로 파악했다. 담낭용종 환자군은 시간 경과에 따라 2mm 이상 용종이 자란 환자의 담낭암 발생률을 측정했다.
담낭암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71세였고 여성은 73.1%, 백인은 47.4%였다. 담낭용종 환자군에는 용종 크기를 평가하지 않은 환자 14명을 제외한 후 3만 5856명이 최종 포함됐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0세였고 여성은 52%, 백인은 43.4%였다.
분석 결과, 담낭암 환자군 6%(22명)와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은 성인 5.8%(3만 5870명)에서 담낭용종이 발견됐다. 이 중 담낭암을 진단 받은 환자는 0.053%(19명)였고 이는 용종이 없는 환자에서도 0.054%로 비슷했다.
보정하지 않은 담낭암 발생률은 10만 인년(person-years)당 전체 11.3명(95% CI 6.2~16.3)이었다. 담낭암 발생률은 초기 용종 크기가 6mm 이하인 환자군 1.3명(95% CI 0~4.0)에서 10mm 이상인 환자군 128.2명(95% CI 39.4~217.0)으로 용종 크기에 따라 증가했다. 또 최소 1년 이상 추적 관찰한 환자들의 담낭암 발생률은 10만 인년당 3.6명이었다(95% CI 0.7~6.5).
이어 환자 6359명을 추적관찰을 평가한 결과, 보정하지 않은 누적 용종 성장률이 10년 째 최소 2mm일 확률이 초기 용종 크기가 6mm이하인 환자군 66.2%(95% CI 62.3~70.0), 6~10mm 환자군 52.9%였다
Szpakowski 교수는 "연구 결과, 담낭암 발생률이 낮았고 이는 담낭용종 여부와 관계없이 비슷했다"며 "용종이 2mm 이상 자라는 것은 자연 경과의 일부로 담낭암 검진을 위한 정기 용종 검사 진단지침을 개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시했다.
유럽복부방사선의학회(ESGAR),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ESGE),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등은 현재 담낭용종 진료 지침으로 종양 위험이 없는 10mm 미만 담낭용종에 대해 처음 1년간 3~6개월 간격으로, 이후 변화가 없으면 5년간 매년 1회 복부 초음파 검사를 권장하기 때문이다.
담낭용종 크기로만 악성종양 구분 어려워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국내 의료진은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문종호 교수(소화기내과)는 담낭용종은 크기로만 악성종양인지 구분이 어렵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담낭용종의 수술 기준은 1cm이지만 이보다 작은 용종에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를 권고하는 이유는 환자들이 담낭암으로 진행될 여부를 두고 염려스러워하기 때문"이라며 "담낭암은 발생률이 낮지만 실제 임상에서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담낭 벽 두께가 2mm로 굉장히 얇아 암이 발생하면 벽을 뚫고 간으로 전이될 수 있는 등 치명적"이라며 "복부 초음파 검사는 안전하고 보편화돼 있어 담낭용종 정기진단을 권고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Network Open 5월 18일자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