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전규식 기자]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인 공복혈당과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병원은 신우영 전임의(가정의학과)가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가정의학교실) 연구팀과 '대기 중 초미세먼지 노출이 공복혈당과 지질 농도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해 이같이 주장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8만 5869명(남성 4만 3595명, 여성 4만 2274명)을 대상으로 거주 지역의 대기 중 입경에 따른 미세먼지 농도가 2년 후 공복혈당과 혈중 지질 농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추적 관찰했다.

관찰 결과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한 사람은 2년 뒤 혈액 검사 상 공복혈당과 저밀도의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자 8만 5869명을 거주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4개의 군으로 나눴을 때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2년 뒤 건강 검진 결과에서 공복혈당과 LDL-콜레스테롤 혈중 농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증상은 60세 이상이면서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 성인에게서 더 명확하게 나타났다.

다만, 상대적으로 입경이 큰 미세먼지 농도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신 전임의는 "지금까지 대기 중 미세먼지 노출에 대해 만성질환 유병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연구들은 일부 있었지만 실제 공복혈당이나 LDL-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대기 중 미세먼지가 입경의 크기에 따라 장기적으로 실제 혈당과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고위험군에 대한 미세먼지 관리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러한 건강 영향은 노인에게서 더 취약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평소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미세먼지로 인한 만성질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공중 보건(BMC Public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