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SGLT-2 억제제, 심장보호 위한 치료제 아니다"
[신년기획] "SGLT-2 억제제, 심장보호 위한 치료제 아니다"
  • 박선혜 기자
  • 승인 2020.0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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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대한당뇨병학회 차봉수 학술이사
前대한당뇨병학회 차봉수 학술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前대한당뇨병학회 차봉수 학술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SGLT-2 억제제를 심장약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 당뇨병 학계에서는 '항당뇨병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GLT-2 억제제는 혈당강하 효과를 기본으로 심장보호 효과가 나타나며, 혈당조절이 아닌 심장보호를 목적으로 투약할 수 있는 치료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전 대한당뇨병학회 차봉수 학술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당뇨병 전문가 입장에서 바라본 SGLT-2 억제제에 대해 들었다. 

[신년기획-①] SGLT-2 억제제 '심장약' 가능성 대두

[신년기획-②] SGLT-2 억제제, 당뇨약인가? 심장약인가?

[신년기획-③] "SGLT-2 억제제, 심장보호 위한 치료제 아니다"

[신년기획-④] "SGLT-2 억제제, 메트포르민과 우선순위 바뀔 수도"

- 항당뇨병제로 개발된 SGLT-2 억제제를 '심장약'으로 봐야 하나?

아니다. SGLT-2 억제제는 심장약이 아닌 항당뇨병제다. SGLT-2 억제제의 작용 기전이 심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심장약이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고혈압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고혈압과 대사이상에 의한 고혈압이 있다. 대사이상에 의한 고혈압은 비만, 노화 등과 관련돼 체중을 감량하거나 소금을 적게 섭취하는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 있다.

만약 대사이상에 의한 고혈압 환자가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니 체중이 감소하고 혈압이 줄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메트포르민이 혈압을 낮췄기 때문에 항고혈압제가 되는 것인가? 아니다. 

또 비만하지 않고 다른 동반질환이 없어도 혈압이 높은 특발성 고혈압 환자는 생활습관 교정으로 혈압이 낮아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대사적으로 문제가 없는 심혈관질환 환자는 체중과 혈압을 조절하면서 이뇨작용을 하는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더라도 치료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SGLT-2 억제제는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을 증가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항당뇨병제다. 이로 인해 심장, 신장 등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 SGLT-2 억제제가 부수적으로 혈당조절 효과를 가졌다는 의견이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예로 고혈압 환자는 항고혈압제 복용 후 혈압이 개선되면 혈당도 좋아진다. 혈압이 조절된다는 것은 심장기능이 좋아져 혈류가 원활해진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인슐린이 세포에 신호를 잘 전달해 혈당조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혈압이 조절되면 혈당이 좋아지는데, 그렇다고 항고혈압제를 항당뇨병제라고 부르지 않는다.

당뇨병 환자마다 가진 병태생리적, 임상적 특징 차이 때문에 SGLT-2 억제제의 치료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와 혜택이 없는 환자가 있다. 중요한 점은 당뇨병이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장애 등 여러 기전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가 SGLT-2 억제제로 혈당이 조절됐다면, SGLT-2 억제제의 작용 기전이 환자에게 도움이 됐다는 의미다. 이런 환자는 심장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SGLT-2 억제제로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거의 없고 대사이상이 없는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복용해도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SGLT-2 억제제는 심장약이라 할 수 없다.
 
-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 결과는 SGLT-2 억제제를 심장약이라 볼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나?

대부분 장기간 대규모 연구는 위약과 비교해 상대 위험도가 어느 정도 낮아졌는지 평가한다. 위약군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10%, 치료제군이 5%라 가정한다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치료제군이 위약군보다 50% 낮아지는 것이다.

큰 효과가 있는 듯 보이나 실제 임상에 일반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잘 디자인된 연구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연구가 마찬가지다.

또 똑같은 심혈관질환 환자도 인슐린 저항성이 낮은 환자부터 높은 환자까지 다양하다. SGLT-2 억제제 복용 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심혈관질환 환자는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환자다.

연구에서 환자 등록 기준을 정하더라도 다양한 환자가 모집되므로, 잘 디자인된 연구일지라도 그 결과가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다만 SGLT-2 억제제는 최근 개발된 항당뇨병제로서 짧은 시간 내에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췄다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 
 
- 심부전 동반 당뇨병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1차 치료제로 투약할 수 있을까?

가능성 있다. 심부전 동반 당뇨병 환자에게는 메트포르민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메트포르민은 환자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저용량을 투약하거나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심부전 동반 당뇨병 환자의 건강 상태가 안정적이고 SGLT-2 억제제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예상된다면 SGLT-2 억제제를 투약할 수 있다. 그러나 심부전 외 다른 심혈관질환 동반 당뇨병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
 
- DAPA-HF 연구와 향후 발표될 연구 등을 근거로 당뇨병과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처방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SGLT-2 억제제는 국내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만 허가받았다. 치료제가 가진 첫 번째 역할 외에 부수적인 효과를 확인해도, 그 효과 때문에 치료제를 쓰지 않는다. 허가사항 변경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인슐린 저항성이 있고 대사이상이 있는 당뇨병 전단계인 심부전 환자에게는 SGLT-2 억제제가 도움이 될 수는 있다. 
 
- 심혈관질환 예방·치료 목적으로 SGLT-2 억제제를 처방하는 시대가 올까?

SGLT-2 억제제는 심장보호를 위한 치료제가 아니다. 당뇨병이 없고 인슐린 저항성도 없는데 심부전 환자라고 SGLT-2 억제제를 투약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에게 유용하겠지만 심장약으로 포지셔닝될 수 없는 치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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