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에게 ‘더’ 효과 좋은 DPP-4 억제제, 그 이유는?
아시아인에게 ‘더’ 효과 좋은 DPP-4 억제제, 그 이유는?
  • 임세형 기자
  • 승인 2019.10.1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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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세포기능 소실속도가 열쇠…베이스라인 특징 및 유전자도 고려해야

지난 10월 10~12일 열린 국제당뇨병및대사학술대회(icdm 2019)에서는 DPP-4 억제제를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됐다. 최근 당뇨병 학계에서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연구들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DPP-4 억제제도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을 통해서 주요 당뇨병 치료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세션은 DPP-4 억제제가 국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8에서 DPP-4 억제제의 단독요법 처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메트포르민과의 병용요법도 5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아시아인에서 DPP-4 억제제'

'아시아인에서의 DPP-4 억제제'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이 세션에서 호주의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 Timothy Davis 교수는 DPP-4 억제제가 인종에 따라 혈당 조절효과에 차이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Davis 교수는 이에 대한 근거로 2013년에 발표된 메타분석(Diabetologia 2013;56:696-708)를 제시했다. 분석에서 아시아 환자가 50% 이상인 연구와 아시아 환자가 50% 미만인 연구를 비교한 결과 50% 이상 아시아 환자를 포함한 연구에서 DPP-4 억제제가 당화혈색소(A1C)를 0.26% 더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빌다글립틴을 평가한 연구(Vasc Health Risk Manag. 2016;12:9-12)에서도 백인 대비 일본인 환자에서 빌다글립틴에 대한 반응도가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Davis 교수는 "메타분석 연구의 자료가 혼용돼 있고, 남아시아와 동아아시의 구분이 돼있지 않으며, 다양한 변수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시타글립틴의 심혈관 아웃컴 임상시험(CVOT)인 TECOS 연구에서도 인종 간 차이가 나타난 바 있다"며 DPP-4 억제제의 인종에 따른 효과 차이를 강조했다.

TECOS 연구(NEJM 2015;373:232-242)는 1만 467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이중 22.3%는 아시아 환자였다. 인종별 분석(Diabetes Obes Metab. 2018;20:1427-1434)에서는 베이스라인에서 몇 가지 차이점이 나타났다. 우선 베이스라인 치료전략에서 차이를 보였다. 다른 인종에 비해 아시아인에서는 설포닐우레아 사용률이 60%대로 높았고, 인슐린 사용량은 10% 미만으로 낮았다. 또 체질량지수(BMI)도 다른 인종보다 낮았다.

평균 3년 간 진행한 추적관찰에서 시타글립틴은 치료를 시작한 시점부터 위약군 대비 A1C 감소폭이 컸는데, 최초 4개월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인종별로 분석한 결과 백인, 흑인, 다른 아시아 지역 인종에서는 A1C가 4%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동아시아 환자에서는 6.6%?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히스패닉 환자들도 A1C 감소폭이 6.0%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Davis 교수는 "이 결과는 동아시아 인종에서 DPP-4 억제제의 효과가 크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정리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Timothy Davis 교수가 아시아인에서 DPP-4 억제제에 대한 강의를 가졌다.  

확인된 메커니즘은?

Davis 교수는 동아시아인에서 DPP-4 억제제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이유로 몇 가지의 후보를 꼽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베타세포 기능이었다. 

이전 발표된 연구에서는 초기의 제2형 당뇨병에서는 췌장 베타세포기능이 급격하게 감소하는데 아시아인, 특히 동아시아인이 백인 대비 인슐린 분비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동아시아인에서는 다른 인종 대비 DPP-4 억제제에 대한 반응이 더 낮아야 한다.

하지만 Davis 교수는 TECOS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에 무게를 뒀다. TECOS 연구에 포함된 아시아 환자는 인슐린 치료를 받은 비율이 적었고, 다른 치료전략 대비 당뇨병 유병기간에서도 차이가 없었다.

Davis 교수는 "전기 당뇨병 및 진단 후 초기의 동아시아인 환자 대상 연구에서 베타세포의 기능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TECOS 연구에서는 동아시아인에서 베타세포 기능 감소가 느리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려할 때 제2형 당뇨병 진행에 따른 DPP-4 억제제의 치료반응에 대한 용량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여기에 더해 고탄수화물 식이습관도 DPP-4 억제제의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Davis 교수는 "고탄수화물 식이습관을 가진 히스패닉계 환자에서 시타글립틴이 좋은 치료반응을 보이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인종에 따른 DPP-4 억제제의 약물역동학 및 동력학적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BMI 또는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DPP-4 억제제에 대한 반응에 관련된 자료는 일관되지 않은 상황이다. 

유전자도 고려해야

서울의대 조영민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도 아시아 환자에서 DPP-4 억제제의 효과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 간 DPP-4 억제제의 효과를 비교한 메타분석과 GLP-1 수용체 작용제 간 A1C 강하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에서는 아시아 환자 연구에서 A1C 강하폭은 0.92%, 비아시아인 환자 연구에서는 0.65%, A1C 7.0% 미만에 도달한 비율도 각각 3.4%, 1.9%였다.

GLP-1 수용체 작용제 분석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다. 아시아인 연구에서는 A1C가 1.16%, 비아시아인 연구에서는 0.83% 감소했고, A1C 7.0% 미만 도달률도 5.7%, 2.8%로 나타났다.

시타글립틴의 효과를 평가한 결과 다국가 환자를 대상으로 한 18주 분석에서는 A1C가 0.6%, 24주 분석에서는 0.79% 감소했지만,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12주 분석한 결과에서는 1.05% 감소해 차이를 보였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분석에서도 시타글립틴은 위약 대비 A1C를 1.3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백인과 다르게 아시아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민감도는 높고 인슐린 분비능은 낮다. 또 유럽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인크레틴의 효과가 감소된 경향이 나타난다. 하지만 아시아 환자에서는 정상혈당 환자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크레틴 효과가 유사하게 나타난다.

서울의대 조영민 교수가 아시아인에서 DPP-4 억제제의 효과 차이에 대해 강의를 진행했다.
조 교수는 "장기와 체스가 다른 것처럼 아시아인과 백인의 제2형 당뇨병 병인학은 다르다. 이를 고려할 때 유전자형의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글루코키나아제 유전자의 다변형인 rs4607517을 들었다. 이 다변형은 전기 당뇨병 또는 당뇨병 위험도를 유의하게 27%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6;4:27-34).

최근 발표된 연구(J Clin Med. 2019;8:393)에서는 DPP-4 억제제의 반응에 연관된 유전자(유전자형)로 DPP4(rs2909451, rs759171), GLP1R(rs3765467, rs6923761), TCF7L2(rs7903146), PNPLA3(rs738409), CDKAL1(rs7754840, rs7756992), KCJN11(rs2285676), KCNQ1(rs163184), PRKD1(rs57803087)가 꼽혔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인크레틴 생물학과 연관된 유전자로는(J Diabetes Investig. 2015;6:495-507) GIPR, GLP-1R, TCF7L2, KCNQ1, WFS1, CRTB1/2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비당뇨병 환자에서는 공복혈장혈당, 1시간 혈당, 공복 인슐린, A1C 등 혈당 관련 요소에 연관된 유전자로는 PAX4, GLP1R, UVSSA, JMJD1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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