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에 TNF-α 억제제 프로모션 했다는 이유로 스폰서에서 배제시킨 일 있어
일부 의사들, "누구나 처방 할 수 있는 일인데 류마티스학회가 무리수 뒀다" 지적
정형외과학회 이사장, "서로 기분 언짢을 수 있으나 이해하고 설득해서 넘어가야"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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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자사의 생물학적 제제(TNF-α 억제제)를 정형외과에 프로모션 했다는 이유로 한국얀센을 학술대회 스폰서에서 배제한 대한류마티스학회의 행보에 정형외과 의사들이 고개를 저었다.

류마티스학회가 TNF-α 억제제를 독점할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리수를 둔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라는 것이다.

류마티스학회는 지난 6월 국제 심포지엄 개최를 앞두고 한국얀센을 학회 스폰서 명단에서 제외시켜 이슈가 된 바 있다.

류마티스학회가 이같이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얀센이 정형외과에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늘자 정형외과 의사들을 상대로 TNF-α 억제제 프로모션을 진행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히 학회와 한국얀센 간 해프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류마티스학회와 정형외과학회 간 혹은 의사 사이의 갈등으로까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김학선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7일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열린 '대한정형외과학회 제63차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이슈를 짧게 언급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김학선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
대한정형외과학회 김학선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

김 이사장은 "류마티스학회에서 한국얀센을 배제했다는 얘기는 들었다"며 "우리 또한 같은 일을 당하면 기분이 언짢을 수 있을 것 같으나 서로 이해하고 설득해 넘어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학회와 학회 간 다툼으로 번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과도한 확대해석을 경계한 김 이사장이다.

그는 "서로의 전문성이 있어 다투거나 싸울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단지 일부 병원에서 해당 약을 정형외과가 사용하지 못하게 항의하려는 움직임이나 오더를 못하게 했던 일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일선 정형외과 의사들은 류마티스학회가 무리수를 뒀다며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크게 신경 쓸 일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한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의사라면 누구나 처방할 수 있는 것인데 류마티스학회의 그런 결정은 무리수를 둔 것 같다"며 "제약회사가 정형외과 의사에게 영업을 했다고 해서 제재를 가한 것 자체는 기분 나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즉, 강직성척추염 등의 첫 번째 증상이 요통 등으로 오기 때문에 진단해서 치료하다보면 TNF-α 억제제를 쓰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정형외과 의사는 공정경쟁 측면에서 옳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A씨는 "TNF-α의 경우 중소병원과 전문병원에서도 의사의 판단 하에 필요할 경우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제약사 입장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과에 당연히 마케팅을 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류마티스학회의 논리라면 정형외과도 신경외과나 마취통증의학과에 똑같이 행동해야 한다"며 "공정하게 경쟁해서 누가 더 환자를 잘 보고 치료하는가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의사의 양심과 윤리 문제라는 등의 강도 높은 비판이 존재하기도 했다.

한 종합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골다공증 약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의사가 자신의 의사면허로 정보를 얻고 약을 처방하는데 이런 식의 방법은 의사의 양심과 윤리적인 측면에서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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