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제품 개발 보류...SK케미칼, 환인제약 등도 개발 중단
제약업계, 천연물 유래 두고 의견 엇갈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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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제약사가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치매 치료제 개발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우선 광동제약은 임상 2상까지 진행했던 천연물 치매 치료제 KD501의 제품 개발을 보류했다. 앞서 광동제약은 2007년 KD501에 대한 임상 2상 IND를 승인 받고 국내 임상에 돌입한 바 있다. 

KD501은 단일 생약 추출물로 구성된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 신약이다. 

치매 동물모델을 이용한 효능평가 결과에서 기존 발매 제품에 비해 높은 기억력 개선 효과를 보였고, 안전성 시험에서도 독성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약물로 평가됐다. 

실제 KD501은 신경독성물질로부터 뇌신경세포 보호작용, 항염증작용, 항산화작용 등 복합적인 약리작용을 통해 뇌신경 세포 손상을 원인적으로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합성화합물 유래의 기존 치매 약물들보다 치료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덜한 치매 치료제로 개발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현재는 회사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개발이 보류된 상태다. 

천연물 치매 치료제를 개발해온 다른 국내사 상황도 다르지 않다. 

SK케미칼은 할미꽃 뿌리 백두옹을 원료로 한 SK-PC-B70M을 임상 3상까지 진행했지만 현재는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환인제약은 당귀 추출물질인 INM-176에 대한 임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신청까지 했지만, 식약처가 추가적으로 임상을 요구하면서 승인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환인제약은 시판허가를 받기 위해 임상 3상을 재차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임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국내 제약업계는 천연물을 이용한 치매 치료제 개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국내 업계는 그동안 글로벌 제약사가 화학합성물을 통한 치매 치료제 개발에 실패한 만큼 천연물을 이용하더라도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실제 그동안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릴리, MSD 등 글로벌 빅파마가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섰지만 임상을 중단하며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인 A 국내사 관계자는 "치매 치료는 효능을 입증하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도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며 "천연물을 이용하더라도 유의미한 결과를 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물 유래 의약품은 부작용이 적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천연물이 작용하는 기전을 파악하기 쉽지 않아 아직까지 명확하게 임상적으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B 국내사 관계자는 "합성의약품은 하나의 원인을 타깃하는데, 번번히 치매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생성이 치매의 원인이라는 가설에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글로벌 제약사들이 화학합성물을 이용했지만,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다면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C 국내사 관계자는 "천연물은 여러 성분이 복합돼 있는 만큼 치매의 주요 원인을 여러 방향으로 타깃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효과만 입증한다면 합성신약 이상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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