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비과학회 김성완 회장

대한비과학회 김성완 회장은 반복적인 상기도감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면역증강요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비과학회 김성완 회장은 반복적인 상기도감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면역증강요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황사, 미세먼지로 인해 호흡기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호흡기질환 중 알레르기비염과 부비동염(축농증)은 2차적인 합병증이 따르는 만큼 증상이 발현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는 증상을 조절하는 등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실은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야 항생제를 처방받는다. 

이처럼 호흡기질환도 치료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주목받는 게 면역증강요법이다. 

대한비과학회 김성완 회장(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을 만나 면역증강요법의 중요성을 들어봤다.

- 최근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 인해 호흡기질환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로 알고 있다.

사실 대학병원은 급성기 환자가 찾지 않는다. 특히 이비인후과는 질환이 만성화돼 수술을 위해 찾는 게 대다수다. 

하지만 개원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미세먼지나 황사로 인한 호흡기질환 환자는 이전보다 많아진 것 같다. 

물론 미세먼지가 핵심 원인이라고는 못하지만,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임에는 분명하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알레르기 환자가 환절기에 많았는데, 요즘은 어느 때나 있다. 이를 볼 때 미세먼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하게 된다. 

과거에 황사가 심할 때 연구를 했던 것처럼 앞으로 비과에서 미세먼지 관련 호흡기질환 연구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 호흡기질환의 패러다임도 예방이 강조된다.

호흡기질환 중 비과 영역에서는 알레르기비염과 부비동염이 흔한데, 두 질환은 2차적 합병증이 있다. 증상 발생 후 치료하는 사이클을 반복하면 합병증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환자들과 일부 의사는 꾸준하게 조절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꾸준히 치료하기보다는 증상이 심해져 불편할 때 치료하는 게 대다수다.   

2차적 합병증이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질병이라기보다는 삶의 질이 낮아지는 수준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 때문에 애초에 증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즉 치료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조절하는 개념이 필요한 것이다. 만성질환은 조절한다는 개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호흡기질환 역시 이 같은 개념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속적인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국내에서는 박테리아용해물, 즉 면역증강요법이 생소한 개념이다.

대표적인 면역증강요법은 백신이지만, 백신은 하나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기전인 만큼, 여러 바이러스를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여러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면역글로불린을 증가시키는 기전의 Non Specific Immune Therapy가 다시금 각광받고 있다. 

인체의 면역력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여러 바이러스의 공격을 방어하는 개념이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박테리아 저항균주가 많아져 항생제 개발이 한계에 다다랐고, 실제 과거 10년간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이 이슈였다. 

결국 인체 면역력을 높은 상태로 유지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다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소아 환자는 호흡기감염 재발이 빈번하다. 이럴 때도 면역증강요법이 효과가 있는가.

반복되는 상기도감염 소아 환자에게서 면역증강요법의 효과는 크다. 특히 편도수술 후에도 상기도감염을 반복하는 소아 환자에게서 ‘드라마틱’한 효능을 체감한다. 

개인적으로 편도수술 후에도 반복적인 상기도감염을 앓는 소아 환자에게 브롱코박솜 3개월치를 처방한다. 

이 경우 1개월에 두세 번씩 상기도감염을 앓던 환자가 약을 복용하는 3개월 동안 한두 번만 상기도감염을 앓는 경우가 흔하다.  

이 외에 반복되는 중이염, 부비동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알레르기비염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성인의 경우도 반복되는 상기도 감염이나 부비동염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런 성인 환자에게도 브롱코박솜을 처방해보면 상기도감염 횟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걸 볼 수 있다. 

- 정부는 호흡기감염에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면역증강요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나.

사실 항생제 처방이 필요 없는 상기도감염이 80%에 달한다. 그럼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이유는 2차적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다. 

상기도감염은 바이러스성질환인 만큼 2차적으로 세균성감염이 발생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의료기관에서는 일반적인 상기도감염에도 항생제를 처방한다. 환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도 있고, 한 번에 해결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면역증강요법이 활성화된다면, 감기로 인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가 줄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항생제 처방도 줄게 될 것이다. 

결국 면역증강요법은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방법으로도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대한비과학회 향후 계획도 듣고 싶다.

학회 외형은 많이 커졌지만, 내실을 더 다질 필요가 있다. 또 학회 안에 유능한 인재가 많고 국제적으로 많은 논문을 발표하는데도 불구하고 비과학회 차원의 국제 교류는 미흡한 편이다. 

연구역량이나 임상적 경험에 비해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빈도가 적어, 이를 독려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또 국제비과학회와 유대관계를 강화해 우리나라 교수들을 발표자로 보내 대한비과학회의 역량을 국제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여러 국외비과학회와 교류를 위한 MOU도 맺을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