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하반기 정기감사서 '소통 부족' 지적..."불협화음 유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내민 대정부 협상 단절 카드가 여론수렴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왔다.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이 의협 현 집행부의 '소통 부재'를 지적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의협 감사단은 "집행부의 대정부 협상 및 대화창구 단절 결정은 신중함과 함께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감사단은 "새롭게 구성된 의료개혁투쟁위원회에 대해서는 가져올 결과에 대한 정확한 목표의 부족과 함께 위원회 제안 과정, 위원회 구성, 운영에서의 불협화음 등이 나타나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실제 의협 2018 회계연도 하반기 정기감사 자료에는 정성균 총무이사 소관인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이른바 2기 의쟁투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우선 의협 감사단은 최근 구성이 완료된 2기 의쟁투에 대한병원협회가 제외되는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감사단은 "투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 의료계를 아우르는 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며 "회원 간 소통과 화합을 통해 조직을 통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예산과 회무집행 등 모든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대의원 총회에서 인준받을 것을 권고했다.  

대정부 협상 단절 이후 투쟁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진행했던 '의료정상화를 위한 대회원 설문조사'도 지적의 대상이 됐다. 

감사단은 해당 설문조사에 대해 △객관성 결여 △항목의 객관화 및 구체성 부족 △미참여 회원에 대한 평가 미비 등을 지적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앞서 최 회장은 이재수사령관 묘 참배, 김태우수사관 만남, 한유총 집회 참석 등 보수적 정치 행보를 보여왔다. 

감사단은 "최대집 회장의 정치적 행보는 협회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신중하게 행동하며 자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보장성 강화 정책·의료악법 저지 활동 미미

의협 감사단은 현 집행부의 보장성강화 정책 저지 등 대정부 활동 결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보장성강화 정책 저지는 대의원총회 수임사항임에도 불구하고 MRI, 초음파 등 다수의 비급여 항목이 급여로 전환된 결과를 가져왔기에 대의원총회 의결사항을 위배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이에 감사단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면 회원들을 상대로 그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의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의협 집행부의 확실한 안이 없다는 점도 지적사항으로 꼽혔다. 

현재 의협은 1차 및 2차 의료기관을 살리기 위한 TF를 구성했지만, 집행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안이 없는 상태다. 

감사단은 "일차의료활성화 및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을 통한 의료전달체계 확립 제안서 작성 시 객관적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장성강화

이어  "여러 어려움 속에서 현 집행부의 열정적인 수고는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초창기 미숙함, 일관되지 못한 방향성, 부족한 결과에 대한 문제제기는 슬기롭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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