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에 뿌리는 에스케타민, 출시하자마자 논란의 중심에
비강에 뿌리는 에스케타민, 출시하자마자 논란의 중심에
  • 박선재 기자
  • 승인 2019.04.09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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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에서 미국불안우울협회(ADAA) 열려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스프라바토, 찬반세션 열려
PTSD 환자에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간 차이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 비강에 뿌리는 에스케타민(제품명 스프라바토)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지 얼마되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3월 5일(현지 시각) FDA는 비강 내 투여하는 스프레이 형식인 항우울제 에스케타민을 기존 항우울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 다른 항우울제와 함께 투약할 수 있다고 승인했다.

치료 저항성 우울증은 2가지 이상 항우울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는 주요 우울장애를 의미한다.

"새로운 치료 기준될 것" vs "사용에 매우 신중해야"

스프라바토
스프라바토

그런데 출시 직후 3월 28일~31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불안우울협회(ADAA)에서 스프라바토 처방에 대한 찬반 세션이 열렸다.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케타민을 연구해 온 Carlos Zarate 박사는 스프라바토가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고,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는 강한 희망을 표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스탠포드대학 팔로알토 정신건강과학자 교수는 Alan Schatzberg 교수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Schatzberg 교수는 FDA가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 스프라바토를 승인하기 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장본인이다. 

Schatzberg 교수는 "마취제로 오랫동안 사용해 온 케타민은 재발률, 자살, 사망 등의 부작용에 대해 FDA 브리핑 보고서에도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며 "스프라바토를 중단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임상 4상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Alan Schatzberg 교수
Alan Schatzberg 교수

또 "환자가 급성일 때 사용해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프라바토의 부작용에 대한 Schatzberg 교수의 우려에 대해 Zarate 박사는 ADAA 회의 다음날 열린 전문가 패널 토론에서 다시 반격에 나섰다.

Zarate 박사는 "우리가 왜 8~12주 걸리는 임상시험을 더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반문하며 "정신치료 연구에 케타민을 사용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케타민의 기전을 연구하는 것은 극도로 느리다. 그러는 동안 환자들은 고생하고, 따라서 환자들은 '이런 약이 당장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케타민 클리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필요성의 방증"이라고 말했다.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에서 스프라바토 사용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장기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당장 자살을 하려는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약물이 없다는 현실적인 제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Adriana Feder 박사는 "장기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한다"며 "자살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에 효과적인 약물은 없다. 따라서 PTSD와 치료되지 않은 우울증 등에서 야기되는 자살 위험에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PTSD 환자에게 사용을 강조했지만  Feder 박사도 장기사용에 대한 효과를 알 수 없어 주의해야 한다는 것에는 같은 의견을 보였다. 

PTSD, 정신치료요법과 약물치료 간 차이 없어

PTSD 환자 치료에서 항울제치료와 지속노출 치료 등의 병합치료가 단독치료와 비교해 별다른 이득이 없다는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미국 에모리의대 Sheila A. M. Rauch 박사가 진행한  PROGRESS 연구 결과 PTSD 환자에게 단독 약물치료나 지속노출치료, 이 두 치료를 함께 제공한 병합요법은 PTSD 환자의 증상을 경감하는 데 효과가 있지만, 치료 간 차이는 없었다. 

Rauch 박사는 이란이나 이라크 등 전쟁에 참여했던 혹은 재직 중인 군인 223명 중 CAPS-5(Clinician-Administered PTSD Scale) 50점 또는 그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PTSD 환자를 선별했다. 이들 참가자를 무작위로 ▲지속노출 치료(prolonged exposure therapy)+위약 ▲ 지속노출치료+설트랄린(sertraline, 제품명 : 졸로프트) ▲설트랄린+투약관리강화(enhanced medication management) 등으로 분류했다. 

24주 동안 진행된 연구에서 223명의 참가자 중 149명(87% 남성, 평균 나이34.5세)이 끝까지 함께 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 207명을 수정돤 ITT분석((intent to treat analysis)한 결과 세 그룹 모두에서 유의미한 감소가 나타났다.

설트랄린+투약관리강화 군에서 33.8포인트, 지속노출치료+설트랄린 군에서 32.7포인트, 지속노출치료+위약군에서 29.4 포인트( for all, P < .001). 하지만 치료 군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P = .81).

현재 미국 재향군인부(US 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 PTSD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약물치료보다 지속노출치료 등을 포함한 정신치료요법이 일차 치료법으로 권고된다. 약물치료는 환자가 원할 때 의 옵션이다. 

Rauch 박사는 "이 연구는 정신치료요법과 약물치료를 비교한 처음 Head-to-Head 연구"라고 평가하며 "중요한 것은 군대에서 PTSD가 있는 사람보다 설틀랄린으로 강력한 약물관리를 받은 사람의 증상이 향상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상된 결과는 실제 운영된 투약관리팀의 커다란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치료에 효과적일 만큼의 충분한 기간 동안 투약을 지속하고, 또 효과적인 투여량을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다트머스 게이젤의대 Paula P. Schnurr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임상의에게 다른 치료법을 선택할 때 자신감을 갖게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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