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환자 10% 유전자 돌연변이 발견…백혈병도 유전 가능성 높아
세브란스병원 정준원 교수 “백혈병 진단 받으면 다른 가족도 검사받고 관리해야”

▲세브란스병원 정준원 교수, 이승태 교수(오른쪽)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백혈병 발생 위험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민유홍·정준원 교수(혈액종양내과)와 최종락·이승태 교수(진단검사의학과) 연구팀은 백혈병 진단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약 10%가 선천적으로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germ line mutation)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3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국인의 골수성 혈액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 검사법의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하고, 선천성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와 연관된 백혈병 빈도를 확인했다.

연구에서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골수성 혈액암 진단을 받은 환자 129명(백혈병 95명)의 유전자를 NGS을 통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골수성 혈액암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8.4~11.6%)에서 판코니 빈혈, 선천성 재생불량성 빈혈, 가족성 혈소판 감소증 등의 원인이 되는 선천성 돌연변이 (BRCA2, FANCA 등)가 확인됐다. 돌연변이 유전자는 3세에서부터 72세까지, 소아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견됐다.

이승태 교수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일부 유전자의 경우 유방암 등 다른 암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도 함께 발견돼 포괄적인 유전자 검사를 바탕으로 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준원 교수는 “그간 백혈병의 유전 경향을 중요하게 생각해오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한국인에서 유전성 소인을 가진 백혈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전성 소인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경우가 많기에 가족 중 혈액암 환자가 발생하고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됐다면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NGS 검사는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 환자에게도 재발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어 매우 중요한 검사”라며 “향후 개인 맞춤형 진료와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백혈병 발생의 주요 위험 인자이기 때문에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종자계 유전자 돌연변이를 포함한 다양한 유전자 검사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

위험 원인이 되는 유전자는 적게는 수십~수백 개가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 유전자를 한번에 검사하는 검사법이 필요하다. 최근 NGS를 이용한 검사가 활성화 되면서 유전자 검사의 유용성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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