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와 응급의학과까지 영역 확대 .... 응급의학과, AR 이용한 CPR 훈련도 가능할 듯

▲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재진 교수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 효과를 보이던 가상현실(VR)이 이제 이비인후과, 응급의학과 등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VR을 이용한 프로그램이 소개된 것은 2005년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기술훈련 프로그램 논문이 소개되면서부터다. 

이후 2008년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가상현실클리닉을 오픈해 조현병을 비롯한 사회공포, 알코올중독 단주 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해 현재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12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가상현실의료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서 김재진 교수(가상현실연구워킹그룹 대표 교수)는 사회공포증과 조현병, 음주거절 훈련 등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서는 가상훈련이 이미 효과를 보이고 있고, 병원 내에서도 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발표했다. 

▲ 사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김 교수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 분야를 넘어서 이비인후과 어지럼증 관리나 응급의학과 심폐소생술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치매환자 인지훈련이나 암환자 스트레스 관리 등 다양한 여역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이비인후과 손은진 교수는 어지럼증 환자를 대상으로 VR 치료를 한 경험을 소개했다. 

어지럼증을 치료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병원에서 벽을 보면서 치료하는 등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그런데 VR을 활용하면서 구체적 상황을 구현하게 됐고, 단계별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어지럼증 환자를 대상으로 가상현실을 이용해 쉽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전정자극을 만드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발표했다.

전정자극을 만드는 VR은 치료는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단계인 1단계부터 점점 어지럼증이 느껴지는 단계로 총 4단계로 VR이 구성됐다. VR에는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시각적 자극도 포함됐다. 

손 교수는 "VR의 여러 센서를 이용해 환자의 눈의 움직임, 무게중심의 이동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이러한 데이터 모이면 VR 치료 효과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12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가상현실의료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VR은 심폐소생술(CPR) 훈련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이 CPR을 배웠더라도 1년이 지나면 수행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연구 중인 VR CPR은 초음파 측정기가 마네킹에 내장돼 있어 여러 가지 피드백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응급의학과 공태영 교수는 "가상현실에서 CPR을 할 때 시행자의 손이 보일 수 있도록 했고, 가슴압박 속도나 깊이 등을 수행자가 알 수 있도록 했다"며 "의료인과 일반인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 초 정도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CPR을 게임처럼 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로 하기 위해 게임과 CPR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여러 명이 한명을 CPR해 살릴 수 있는 게임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공 교수는 "소아나 영유아 CPR은 의사들도 1년에 3년 이상 경험하지 않는다. 따라서 AR을 이용해 소아나 영유아의 응급상황에서 처방해야 할 약물용량이나 처치방법 등을 판단해주는 것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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