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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탄생…보건의료계도 ‘대격동’[송년특집 REVIEW 2017 ①] 인물로 보는 2017년 보건의료정책 이슈
고신정 기자  |  ksj8855@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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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12.26  06: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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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다사다난했던 정유년((丁酉年) 한 해도 어느덧 저물어간다. 국가적으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와 새 정부 출범이라는 큰 변화가 있었고, 보건의약계 또한 그 역사적 소용돌이 안에서 함께 울고 웃었다. 돌아보건데 시대적 격동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한 해를 살아온 것은, 모두 중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과 자리를 지켜온 사람의 힘이었다. 2017년 한 해 대한민국과 보건의약계의 주요 이슈를 '인물' '숫자' '키워드'로 엮어 되돌아봤다. 

①인물로 보는 보건의료정책 이슈
②숫자로 보는 제약계 이슈
③키워드로 보는 병원 현장 

2017년은 동시대를 살아온 우리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가 기억할 만한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였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됐고, 이후 치러진 대선을 통해 문재인정부가 탄생했으며,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보건의료정책에도 대변혁이 예고됐다. 특히 새 정부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재인케어'를 놓고 치열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정부와 의료계가 세밑 대화를 재개하고 나섰으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2017년 주요 정책 이슈를 되짚어봤다.

#문재인 대통령 
-건강보험 정책 틀 바꾼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실시된 '5.9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 문재인 후보는 41.0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 국가책임제 시행, 의료공공성 확보 등의 공약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향후 5년 임기 중 이를 중점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9일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새 정부 보장성 강화대책은 하반기 내내 의료계 안팎을 뜨겁게 달궜다. 비급여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오던 기존 방향에서 일정 기간 내 비급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향으로 보장성 강화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게 골자다. 

그 핵심에는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있다. 해당 작업이 완료되면 미용과 성형 등 치료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경우만 비급여로 남고 나머지 의료행위들은 모두 건강보험 급여대상이 된다. 정부는 2022년까지 30.6조원의 재원을 투입,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수가 적정화도 함께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비급여를 없애는 대신, 의료기관들이 건강보험 진료만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수가 수준을 높인다는 게 핵심이다. 총 30.6조원의 문케어 재원 가운데 비급여 급여화에 쓰일 12조원가량을 비급여의 급여 전환과 더불어 기존 수가 인상 등에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여당은 제도의 성공적 추진을 자신하지만, 야당과 의료계는 재원 부족과 비급여 전면 급여화에 따른 풍선효과 등 부작용을 우려하며 실효성 제고와 속도조절 등을 주문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새 정부 첫 장관, 의료계 오랜 숙제 풀까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새정부 보건의료정책을 끌고 나갈 야전 사령관에 박능후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낙점했다. 

핵심 정책과제인 문재인 케어의 추진을 위해서라도 보건의료분야 전문가가 새 정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던 상황이라, 예상 밖의 깜짝 인사로 평가됐다.

박 장관은 1956년 경남 함안출생으로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사회복지학 박사를 땄다. 경제와 정치, 사회복지를 아우른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오랜 시간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사회복지분야 전반을 연구해 온 학자이기도 하다.

추후 확인된 사실이지만 문재인 대통령과는 18대 대선 패배 이후 운영해 온 문 대통령 자문그룹 '심천회' 멤버이자, 문 대통령 대선 외곽조직인 '담쟁이포럼' 발기인으로 인연을 맺었고,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보건의료인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 위원회 위원이면서 위원회 참석을 하지 못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당시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기도 했지만, 취임 5개월을 맞은 지금 이 같은 걱정들은 상당히 불식된 모양새다. 

실제 박 장관은 새 정부 첫 국감,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여야간 난타전 속에서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당위성과 필요성 등 정부 입장을 차분히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장성 강화 정책과 더불어 한국 의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의료전달체계의 개편, 수가 적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나름의 철학과 의지를 밝혔고, 전공의 폭행사건, 간호사 인권 침해 논란 등 현안에도 긴밀히 대응했다.

다만 이 모든 숙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박 장관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이필수 의협 비대위원장
-의사궐기대회 문케어 이슈화 성공, 다음은?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새 정부 출범이라 쓰고, 보건의료정책 개혁이라 읽는다. 새 정부 출범과 이어진 새로운 보건의료정책 발표로, 의료계와 정부의 관계가 또다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박근혜 정부 4년간 원격의료가 의료계를 괴롭혔다면, 이번에는 문재인 케어다.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 케어 발표 이후, 의료계에서는 지속적인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는 무리한 보장성 강화 추진이 건강보험 재정의 고갈과 의료기관의 파탄, 그리고 국민건강 위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패 없는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수가 적정화를 담보로 한 단계적인 정책 추진을 통해 제도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료계의 이 같은 목소리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 보장성 강화정책의 당위성에 밀려 공론화되지 못해왔으나 12월 10일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기점으로 사회 이슈화됐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 이날 궐기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3만명, 경찰추산 1만명의 의사들이 모여 결집력을 보여줬고, 정부 여당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냈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급여 정상화 △비급여 급여화 및 예비급여 원점 재검토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불가 △소신진료를 위한 심사평가체계 및 건강보험공단 개혁 등 4개 원칙과 16개 세부 실행방안의 이행을 정부에 요구했다.

궐기대회 후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에서 "의료계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입장표명이 있었고, 보건복지부는 대정부 요구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의료계와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정은 궐기대회 직후인 14일 복지부 차관과 비대위원장 간 대화 재개를 시작으로 문케어 해법마련 등을 위한 실무협의에 돌입했고, 현재 속도감 있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비대위는 협상 결과에 따라 2차 투쟁도 검토한다는 계획이어서, 또 다른 충돌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 성상철 전 건보 이사장·김용익 전 의원
-떠나는 자와 오는 자

   
▲성상철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사진 왼쪽)과 김용익 전 국회의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정부 부처 장들의 면면도 달라졌다. 정진엽 전 장관이 복지부를 떠났고,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 또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병원으로 돌아갔다.  

부처장 인사 이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던 산하기관장 인사는 예상과 달리 찬찬히 숨을 고르는 양상이다. '대대적인 물갈이' 없이 상당수 기관장들이 자연스럽게 임기를 마치고 조용히 떠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떠난 성상철 이사장이 대표적인 인물.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지난 11월 30일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이임식을 가졌다. 

성상철 이사장은 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도 존경받는 의사 원로로서 품위를 잃지 않았다는 평을받았다. 임기 중 수차례 보여준 소신 행보는 의료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격이 다른 이사장이라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 2016년 고 백남기 농민 사인 논란 당시 "여러 가지 상황을 비춰볼 때 외인사로 판단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던 발언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문재인 케어 등 새정부 보건의료공약 수립을 진두지휘했던 김용익 전 국회의원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건보공단 차기 이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만큼, 이를 실현해 나가기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김 전 의원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후보 정책본부 공동본부장의 중책을 맡아 활약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더불어 건강보험 운영의 양대 날개로 꼽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경우 아직 기관장 인사 계획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김승택 원장의 임기는 2020년까지다. 

# 이국종 아주의대 교수
-열악한 중증외상의료체계 수면 위로

   
 

마지막 인물은 정책 결정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줬던 이국종 아주의대 교수(경기 남부 권역외상센터장)다.

북한 귀순병사 치료로 최근 다시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된 이 교수는 작심한 듯 국내 중증외상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쏟아냈고, 국민 다수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달 올라온 '증증외상분야 지원 촉구' 국민 청원에는 27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참했다. 청와대 답변 제한선인 20만명을 훌쩍 넘긴 수준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정부는 중증외상 수가와 급여기준의 전면 재검토에 나섰고, 국회도 외상의료체계와 외상센터 개선을 목표로 연일 토론회를 여는 등 지혜를 모으고 있다. 

국회는 2018년 정부 예산 가운데 중증외상센터 의료진 처우개선 인건비로 192억원, 외상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3억원 등 중증외상센터진료체계 구축 예산을 400억원에서 601억원으로 201억원 증액하기도 했다.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이것이 이국종 교수가 외쳤던 이른바 ‘아래로까지의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교수는 지난 7일 국회 세미나에서 "정치권과 언론이 예산을 만들어줘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예산이 저 같은 말단 노동자들까지는 안 내려온다. 좋은 정책방향을 만들어주면 제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좋은 뜻이 밑으로 투영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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