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당뇨병 등 이상반응 위험 상회하는 혜택 분명

▲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고려의대 주형준 교수와 성균관의대 성지동 교수는 스타틴의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이 당뇨병 등 이상반응 위험을 상회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국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게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주저하면 안 된다는 조언이 나왔다.

고강도 스타틴 치료 시 당뇨병 등 이상반응 위험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를 상회하는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 성균관의대 성지동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8일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성균관의대 성지동 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 시 스타틴 용량을 늘리면 당뇨병 등 이상반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하지만 고강도 스타틴 치료에 따른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이 명확해 상당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라면 고강도 스타틴을 주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스타틴 치료를 받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고, 주요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스타틴 복용 시 혈당 수치가 상승하고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스타틴이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는 꼬리표가 붙게 됐다. 

하지만 당뇨병이 발병했더라도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TNT, IDEAL, SPARCL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강도 스타틴 치료 후 당뇨병이 발병한 환자군과 발병하지 않은 환자군을 비교했을 때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은 약 10%로 동일했다(J Am Coll Cardiol 2011;57(14):1535-1545).

이에 전문가들은 당뇨병 위험을 낮추면서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을 높이기 위해 지질친화성(lipophilicity)이 낮은 스타틴으로 치료전략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 고려의대 주형준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고려의대 주형준 교수(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스타틴 치료 시 혈당 수치가 상승하고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점은 맞는 것 같다"면서 "스타틴 치료로 인슐린 민감성(insulin sensitivity)이 저하되면서 이런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슐린 민감성 저하는 주로 지질친화성이 있는 스타틴에서 나타난다"며 "즉 지질친화성이 낮은 스타틴으로 고강도 치료전략을 가지면 당뇨병 위험을 낮추면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하지만 국내 환자에게도 미국과 같은 고강도 스타틴 치료전략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고강도 스타틴 치료 용량을 국내 또는 아시아인에게 똑같이 적용하기에는 인종 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서는 비교적 저용량 스타틴을 적용하더라도 LDL-콜레스테롤(LDL-C)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Am J Cardiol 2007;99(3):410-414). 게다가 환자마다 스타틴 치료 강도에 따른 지질 강하 정도가 다르므로 미국과 똑같은 기준을 아시아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성 교수는 "국내 또는 아시아인 환자 치료 시 LDL-C 목표 수치에 따른 스타틴 치료 전략을 어느 정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ACC·AHA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인종 간 차이가 있어 스타틴 용량 적정(dose titration)을 하면서 LDL-C 목표 수치를 제시하는 현재 가이드라인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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