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의대 서존 교수

▲ 순천향의대 서존 교수(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심장내과)는 "스타틴 치료에 따른 당뇨병 위험에 대한 우려가 있을지라도 심혈관 혜택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스타틴 치료에 따른 당뇨병 발병 위험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의료계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순천향의대 서존 교수(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심장내과)를 만나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최적 치료전략 및 스타틴에 대한 우려, 최근 학계의 이슈 등에 대해 물었다. 

- 외국과 비교해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특징은?

외국은 나쁜 식습관과 비만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이상지질혈증이 흔하게 문제시 돼 왔다. 반면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이상지질혈증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는 외국과 달리 마른 비만 환자가 많다. 또한 운동 부족, 스트레스, 흡연, 음주 등과 같이 생활습관 관리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 이상지질혈증을 대사성증후군과 같은 생활습관병과 연관이 많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이상지질혈증이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상지질혈증은 단독으로 존재하기보다는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심뇌혈관위험요소와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대사성증후군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중요한 위험인자로 여겨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의료비가 저렴하고 국가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기 때문에 외국보다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스크리닝은 잘 되고 있는 상황이다.

- 이상지질혈증 진단 기준과 치료전략은?

LDL-C가 죽종형성(atherogenic)과 관련이 있어 LDL-C를 기준으로 이상지질혈증을 진단한다. 그러나 대사증후군에서는 LDL-C보다 중성지방 또는 HDL-C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이유는 대사성증후군에서의 이상지질혈증을 복부비만에 동반한 고혈압, 고혈당 등과 함께 생활습관병의 일부분으로 보기 때문이며,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LDL-C를 교정하기 위한 스타틴 복용과 더불어 생활습관 교정도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상에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 시 고혈압, 당뇨병, 흡연력 등의 위험요소가 없고 LDL-C가 160mg/dL 이상 또는 당뇨를 제외한 다른 위험요소를 동반하고 LDL-C가 130mg/dL 이상이면 스타틴 등의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또한 이와 상관없이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말초혈관 또는 심뇌혈관질환 등이 있고 LDL-C가 100mg/dL 이상이면 고용량의 스타틴 치료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이와 함께 중성지방과 HDL-C는 생활습관 관리로 조절해야 한다. 중성지방은 주로 음주·식습관과 관련 있고, HDL-C는 흡연, 운동 부족 등과 연관됐다. 즉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C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치료전략은 금주, 금연, 운동 등의 생활습관 교정이다. 특히 혈관보호 역할을 하는 HDL-C를 높이는 것은 LDL-C를 낮추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약물은 개발 과정에서 대부분 임상시험에 실패했거나 개발됐어도 심각한 부작용으로 사용에 문제가 많아, HDL-C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스타틴 치료에 따른 당뇨병 발병 위험은?

▲ 순천향의대 서존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스타틴을 복용하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마치 '카더라 통신'처럼 학계에 번져갔다. 이에 전문가들이 그동안 발표됐던 연구들을 재분석했고, 그 결과 스타틴 치료 후 당뇨병이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연구가 당뇨병 발병 위험을 분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전향적으로 이를 확인한 관찰연구가 없다는 점에서 스타틴 치료에 따른 당뇨병 발병 위험을 경고한 연구들은 신빙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본다. 

많은 연구에서 이러한 연관성을 보고했을지라도 과학적인 정설로 받아들이기엔 근거가 부족하다. 실제로 많이 사용되는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복용 시 당뇨병 유병률이 높다고 보고됐지만, 후향적 재분석에서 보인 소견이 대부분이며, 오히려 당뇨병 환자를 포함한 많은 환자군에서 후향적, 전향적 연구 모두에서 대부분 사망을 포함한 심혈관 예후를 향상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당뇨 발생의 위험은 고용량 스타틴을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양에서와 같이 고용량 스타틴을 오랫동안 쓰는 경우가 드물다. 임상에서 대부분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초기에 고용량 스타틴 처방 후 유지요법으로 저용량 스타틴을 투약하고 있다.

- 당뇨병이 동반된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스타틴 복용 시 문제없는지?

당뇨병은 반드시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다고 여겨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LDL-C뿐만 아니라 중성지방과 HDL-C 등과 같은 비LDL-C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NCEP(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ATP(Adult Treatment Panel)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의 증상이 없고 당뇨가 잘 조절되더라도 당뇨병이 있다면 심혈관질환 환자로 보도록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교정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1, 2차 예방 효과가 확실하기에, 당뇨병이 동반된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스타틴을 복용해야 한다.

2008년에 발표된 JUPITER 연구에서는 스타틴 복용 시 심혈관질환 위험을 44%나 크게 낮췄다. 즉 스타틴 치료에 따른 당뇨병 위험에 대한 우려가 있을지라도 심혈관 혜택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 

- 지난 4월 미국임상내분비학회에서는 초고위험군보다 위험한 '극위험군(extreme risk)'을 제시했는데, 그 의미는?

미국 및 대한 심장학회에서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LDL-C 수치를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이는 사망을 포함한 심혈관 예후에 대한 결과를 분석했을 때 적극적으로 LDL-C를 낮추는 것이 환자에게 더 좋았다는 연구에 근거한 이유에서다.

이번 미국임상내분비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극위험군이 등장하면서 LDL-C를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콜레스테롤은 세포벽을 이루는 기본 성분이기에 어디까지 조절하는 것이 이로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지만, 학회에서는 일부 환자군에서 LDL-C를 낮추면 낮출수록 더 좋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와 서양은 생활습관, 체형 등 인종적 차이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국내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리 나름의 연구와 데이터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항상 새로운 개념을 국내에 받아들이기 위해 심사숙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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