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토픽도 대거 발표

대한간학회가 주최하는 국제간연관심포지엄인 Liver week 2017(6/22~24일, 영종도 인천하얏트)이 역대 최대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료했다. 

대한간학회 변관수 이사장은 23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Liver week가 총 세 차례 열렸는데 총 참가자가 드디어 마의 1000명대의 벽을 넘어섰다"며 "이러한 결과는 학회의 질적 및 양적 성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28개국의 95명의 해외 참가자를 포함 총 1015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사전등록 875명, 현장등록 140명). 무엇보다도 간염, 간섬유화, 간경변증, 간암에 이르는 간질환의 진행과정에서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병리학과, 소아과, 이식외과 등 전문가들이 모여 실질적인 교류의 장을 보여주며 국제 학술대회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 대한간학회 변관수 이사장, 이정일 회장, 차기 양진모 이사장

흥미로운 연구도 대거 발표됐다. 만성 C형간염의 비용효과 연구를 시작으로 새로운 만성 B형간염 치료제, 지방간 및 간섬유화의 사망위험률, 간염과 간암과의 연관성 등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역학데이터들이 줄을 이었다. 

인제대학교 김경아 교수는 만성 C형간염의 선별 검사의 비용효과 연구를 통해 선별검사의 잇점을 발표했다.

교수 발표에 따르면, 40세에서 65세의 선별검사군은 비선별검사군과 비교해 비용효과증가비(ICER)가 질보정수명(QALY) 1년당 7116달러였고, 연령별로는 40~49세에서 7719달러, 50~59세 6853달러, 60~65세 6851달러였다. 또한 민감도 분석 결과 ICER 값은 5037달러에서 10006달러로 연령증가에 따라 늘어났다.

김 교수는 "현재 C형 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약제가 개발된 상황에서 40~65세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C형간염 선별검사를 시행하면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가 검진체계와 연계한 선별 검사가 시행돼야 한다"고 의미를 밝혔다.

분당차병원 이윤빈 교수는 만성 C형간염 환자의 간세포암 발생에 대한 항바이러스의 장기 효과를 발표했다.

교수에 따르면, 치료 성공군은 비치료군 대비 간암 발생빈도를 89% 낮췄고, 전체 사망률은 92% 낮췄다. 그밖에 중등도와 고도 간섬유화를 갖고 있는 환자에서 치료성공군은 비치료군과 비교해 간세포암 발생 위험을 70% 낮췄다.

이 교수는 "C형 간염환자에서 항바이러스 치료는 간세포암종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한 고도 간섬유화 환자에서 간세암종 발생의 완전한 예방은 힘들어서 정기적인 간세포암종 검진이 필요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많이 발생하지 않는 유전자 1a형 만성 C형간염환자의 보고도 눈길을 끌었다.

국립의료원 정윤석 박사에 따르면, 2015년 11월 보고된 C형간염의 대규모 발생에 대해 분석한 결과, HCV RNA가 증가된 61명의 환자 중 41명이 유전자 1a형이었다(67.2%). 또 유전자 1형으로 나온 환자 18명에 대해서도 염기서열 분석을 시행한 결과, 1a가 11명으로 확인됐다.

▲ 플레너리 세션에서는 흥미로운 연구들이 대거 발표됐다.

정 박사는 "이번 보고는 한국에서 잘 보고되지 않는 HCV 유전자 1a형으로 인한 첫 번째 HCV 발생의 최초 분자 역학 조사"라면서 "분자 계통 유전학을 이용한 분석이 대규모 발생에서 감염원인을 확인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의미를 밝혔다.

울산의대 임영석 교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TAF 제제의 스위칭 연구를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면역활성기 만성 B형간염 환자 1298명을 대상으로 TAF와 TDF 치료(일부 환자 96주 TAF 오픈라벨 전환)를 8년간 지속한 결과, 신장기능과 골밀도가 의미있게 호전됐다.

임 교수는 "이미 TDF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TAF로 변경할 경우 바이러스 억제는 유지하면서 신독성과 골밀도에서 호전됐으며, 또한 신장기능 장애와 골밀도 감소 위험이 높은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렸다.

국산 만성 B형간염 치료제의 성과도 공개됐다.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는 베시포비르의 3상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187명에게 무작위로 베시포비르 150mg과 테노포비르 300mg을 투여한 결과, 48주째 바이러스 억제율은 각각 85.3%와 88.8%로 유사했다(비열등성 입증). 이 연구에서 두 군간 신기능 이상 징후와 내성변이는 발생하지 않았고, 골밀도 이상 소견에서는 베시포비르군이 더 우수했다.

안 교수는 "테노포비르는 효과적인 간염 치료제지만 장기복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장기능 악화와 골밀도 감소는 임상의에게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며 "베시포비르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지방간 분야에서는 지방간 중증도를 섬유화 정도로 나눠  전체 사망률을 발표한 연구가 주목을 받았다.

성균관의대 조용균 교수는 중등도 또는 고도의 섬유화가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사망률은 지방간이 없는 군에 비해 간관련 사망 위험도가 3.7배 증가한다고 보고 했다. 조 교수는 이번 결과는 간섬유화가 진행된 환자에서 보다 적극적인 비알코올성 지간방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순천향대학교 정승원 교수는 술의 섭취 정보와 간경변증의 발생 위험성을 보고했다.

발표에 따르면, 하루에 0.01-10.0g 음주군과 비교해 10.1-20.0g 음주군의 간경변증 발생 상대 위험도는 1.57배 높았고, 또한 20.1-40.0g 음주 시에는 3.23배 상승했다. 하루 40.1-60.0g 음주 시에는 10.58배가 상승했으며, 60.1-120.0g으로 음주량이 많아지는 경우 22.29배 상승했다. 특히 다른 나이 군 대비 46~65세 군에서 위험도가 2.33배 높았다.

정 교수는 "음주량은 간경변의 중요한 위험 요소"라면서 "특히 고령에서 음주는 위험도를 더욱 높이므로, 음주량 감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려의대 서연석 교수는 고위험 식도 정맥류 일차 예방으로 프로프라놀롤과 내시경 밴드 결찰술의 복합치료의 우수성을 발표했다.

현재 권고되고 있는 일차 예방법이 프로프라놀롤과 내시경 밴드 결찰술 중 한가지 방법만 추천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각의 단독요법 또는 복합 치료를 비교한 다기관 전향적 무작위 연구를 발표한 것이다.

그결과 재발률은 단독치료군 대비 복합치료군에서 유의하게 났았고, 2년 식도정맥류 출혈률도 복합 치료군에서 의미있게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 교수는 "추후 두 복합치료를 고위험 식도정맥류가 있는 간경변증 환자에서 일차 예방으로 위한 치료로 고려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간세포암 분야에서는 감시검사로 비조영 MRI의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세의대 안찬식 교수는 비조영 MRI와 초음파를 비교한 전향적 무작위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 결과, 121명의 MRI군에서는 5명(4.1%)이 극초기, 초기에 진단된 반면, 120명의 초음파군에서는 1명이 극초기에 진단됐다.

안 교수는 "현재 간세포암종의 감시검사는 초음파와 알파태아단백이 권장되고 있으나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실질이 거칠어 초음파로 작은 간세포암진단은 어려운 점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조영 MRI는 간세포암종 감시 검사의 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6년동안 국내 간세포암종의 특징과 치료 효과를 관찰한 연구도 발표됐다.

국립암센터 최상일 박사는 4291명을 16년간 관찰한 연구를 토대로, 간암은 남성이 81.6%를 차기하고 있으며 아울러, B형간염의 의한 간세포암종이 74.7%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시간이 경과할수록 간기능이 좋은 환자가 초기 병기 환자가 증가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런 경향은 치료 효과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00~204년, 2005~2009년, 2010~2015년 생존기간이 각각 14.4개월, 22.9개월, 53.6개월로 의미있게 증가했다.

최 박사는 "2000년 초기에 간세포암 환자가 대부분 말기에 발견되는 것과 달리 인식의 변화로 인해 초기병기와 간기능이 좋은 간세포암종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환자들의 생존기간도 연장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한간학회 장재영 홍보이사(순천향대학교 소화기내과)는 "전문가들의 노력과 함께 간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 검진대상자를 대상으로 간질환에 대한 인식, 진단, 치료, 예방, 생활 수칙 등 인지도를 조사중이며, 또한 간질환 전문의를 대상으로 C형간염 정책 설문조사를 진행중이다. 이를 활용해 대국민 간질환 예방 및 퇴치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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