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의근 교수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비만' 심방세동 독립적인 위험인자"

▲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부정맥학회 학술대회에서 서울의대 최의근 교수는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을 심방세동의 위험인자로 지목하면서,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비만하다면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비만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이른바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ity, MHO)'이 심방세동의 위험인자로 지목됐다.

비만한 성인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을 동반하면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인데, 대사적 이상 없이 비만한 경우에도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즉 비만이 심방세동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라는 것이다. 

서울의대 최의근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부정맥학회 학술대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이용해 심방세동 위험인자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만은 심방세동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졌다. 여러 역학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BMI)가 1㎏/㎡ 증가하면 심방세동 위험이 4~9% 높아짐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대부분 서양에서 진행된 연구이며 서양인보다 동양인의 BMI가 더 낮기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에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비만이 심방세동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분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04~2006년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에 포함된 약 39만 명을 2013년까지 추적관찰했다. 추적관찰 동안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이 동반됐는지 확인했으며, 질환이 있다면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다'고 정의했다.

이를 기준으로 전체 성인을 △대사적으로 건강하고 비만하지 않은(metabolically healthy non-obese, MHNO)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고 비만하지 않은(metabolically unhealthy non-obese, MUNO) △MHO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고 비만한(metabolically unhealthy obese, MUO) 군으로 분류했다.

추적관찰은 9년간 이뤄졌고 심방세동을 새롭게 진단받은 성인은 약 5100명(1.3%)이었다.

최종 분석 결과 비만 및 대사 건강 상태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률은 1000인년 당 △MHNO군 0.76명 △MUNO군 2.6명 △MHO군 1.10명 △MUO군 2.88명으로 나타났다. 비만하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이 동반된 성인에서 심방세동 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것. 게다가 대사적으로 건강하지만 비만한 성인은 비만하지 않은 성인과 비교해 심방세동 발생률이 더 높았다. 

즉 비만은 건강 상태와 상관 없이 심방세동의 위험인자라는 것이 최 교수의 전언. 아울러 다변량 분석으로 MHNO군과 MHO군의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MHO군의 위험이 1.30배 높았다(HR 1.30; 95% CI 1.14~1.48).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은 BMI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다. BMI 18.5~22.9㎏/㎡를 기준으로 BMI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 저체중에 속하는 BMI 18.5㎏/㎡ 미만군에서 그 위험이 1.14배 증가했다. 비만뿐만 아니라 저체중도 심방세동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을 1개, 2개, 3개 가지고 있다면 없는 경우와 비교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각각 1.33배(95% CI 1.23~1.43), 1.47배(95% CI 1.36~1.60), 1.70배(95% CI 1.53~1.89) 증가해, 고혈압,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이 많을수록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급증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그는 "MHO인 성인, 특히 고혈압, 당뇨병 등이 동반된 성인에서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높았다. 이번 연구와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비만을 독립적인 심방세동 위험인자로 봐야 한다"며 "게다가 저체중일지라도 심방세동이 나타날 수 있고, 고혈압, 당뇨병 등을 동반하면 더 위험하다. 임상에서는 이러한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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