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하지 않은 이유 "가정용 혈압계가 없다"가 가장 많아

고혈압 환자 중 집에서도 혈압을 측정하는 환자는 3명 중 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고혈압학회(회장 임천규, 이사장 김철호)가 세계 고혈압의 날을 앞두고 전국 고혈압 환자 1000명의 혈압측정 실태를 조사한 결과, 31.4%만이 가정혈압을 측정한다고 답했다.

측정하지 않는 이유에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병원 진료만으로 충분하다는 이유가 그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환자들이 고혈압 관리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정기적인 진료(60.8%) △술·담배 조절(59.4%) △매일 치료제 복용(57%) △규칙적인 혈압측정(43.3%) 순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혈압측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학회 측의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집에서 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하는 가정혈압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기에, 이번 결과에 따라 집집마다 가정혈압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고혈압 관리 첫걸음 '가정혈압 측정', 우리나라는 아직 미흡

▲ 고혈압 환자들의 가정혈압 인지도 및 실제 측정 여부

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 의하면 가정혈압 측정에 대해 알거나 들어본 적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60.6%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실제로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환자는 그 절반 수준인 31.4%뿐이라는 것이다. 

가정혈압은 재현성이 높고 동일 시간대의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함은 물론 진료실 혈압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없는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에 선진국인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는 가정혈압 측정이 고혈압 관리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상황.

가정혈압을 측정한다고 답한 환자의 주된 측정 이유는 △혈압 변화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70.4%, 1, 2순위 복수 응답) △혈압 조절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돼서(32.2%) △치료제 복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26.4%) △의료진의 권유(22.9%) 등이 순을 이었다.

이와 함께 응답자 68.5%가 가정혈압 측정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가장 큰 이유는 혈압변화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42.8%)이라고 응답했다. 아울러 가정혈압 측정 빈도가 높은 응답자들은 다른 고혈압 환자에게도 가정혈압 측정을 권유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는 이유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어서(65.5%, 1, 2순위 복수 응답)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병원에서 진료 시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해서(35.1%)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이 정확하지 않은 것 같아서(24.5%) 등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병원 방문 시 측정하는 혈압만으로는 정확한 혈압을 알기 힘들며, 동일한 시간대에 정확한 방법으로 꾸준히 가정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며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이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은 가정혈압 측정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정혈압 측정법 교육률 높을수록 실천율 높아

이와 함께 병원에서 가정혈압 측정법을 배운 적이 있는 응답자는 5명 중 1명(21.1%)으로 조사됐다. 

병원에서 가장 많이 교육받은 가정혈압 측정 방법은 △측정이 완료될 때까지 움직이거나 말하지 않는다(93.4%) △측정 결과를 기록한다(84.4%) △커프를 위팔 심장 높이에 착용한다(82.5%) △측정 전 카페인 섭취나 흡연을 자제한다(72.5%) 등으로 나타났고, 실제 가정에서 혈압 측정 시 실천하는 항목도 이와 유사했다. 병원에서 상대적으로 교육이 부족한 항목일수록 실천율이 낮았다. 

반면 △혈압측정 전 5분의 휴식시간 준수 △혈압측정 전 소변보기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인식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고혈압 환자들이 가정혈압을 측정하는 이유

환자들이 가정혈압과 관련한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곳은(1, 2순위 복수 응답) △의사/간호사(42.7%) △가족/지인'(40.3%) 순이었다. 고혈압 관리 전반과 관련해서는 △의사/간호사(79.6%)가 압도적으로 높아, 환자들의 고혈압 관리 인식 증진에 의료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고혈압학회 혈압모니터연구회 신진호 교수(한양대병원 심장내과)는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진료실 혈압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가정혈압 측정이 필수적이다"며 "더 많은 환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가정혈압 보급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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