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호흡곤란 환자에서 경구용 모르핀 효과 분석
심각한 호흡곤란 증상 개선 못 해···부작용 비율도 더 높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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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여러 질환으로 인한 만성적인 호흡곤란을 겪는 환자에게 모르핀이 유효할 가능성이 제시된 가운데, 위약 대비 경구용 모르핀이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하지 못한다는 정반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향후 관련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만큼, 호흡곤란에서 모르핀 사용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확보되려면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할 전망이다. 

호흡곤란에서 경구용 모르핀 사용 근거 확인되지 않아

암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만성 호흡곤란을 겪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환자에게 모르핀을 투약해 호흡곤란 증상을 해소하기도 한다. 

영국 헐 대학 Miriam J. Johnson 교수 연구팀은 만성 호흡곤란 환자에서 모르핀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다기관, 병행군, 용량 조절, 이중 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방식의 MABEL 연구를 진행했다. 

앞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호흡곤란에 대해 오피오이드 효과가 확인됐지만, 이는 임상연구에서 검증되지는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장기적인 호흡곤란에 대한 경구용 모르핀 효과를 평가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11개 병원에서 143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연구 대상에는 mMRC 호흡곤란 점수 기준 3점 이상인 성인이 포함됐고, 지역과 원인이 되는 질환에 따라 계층화했다.

2021년 3월 18일부터 2023년 10월 26일까지 환자를 등록했고, 이후 56일간 경구용 모르핀 혹은 위약 5~10mg을 투여받는 군에 1:1 무작위 배정했다. 

1차 목표점은 28일차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한 가장 심각한 호흡곤란 점수로 정해졌다. 수치적 평가 척도(NRS)를 활용해 호흡곤란이 전혀 없는 상태(0점)부터 가장 심각한 호흡곤란(10점)까지를 평가했다. 

2차 목표점은 신체적 활동 수준과 가장 심각한 기침 NRS, 삶의 질, 모르핀 관련 독성 등을 포함했다. 

약물을 한 차례 이상 투약받은 모든 환자가 유효성 및 안전성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최종 분석은 모르핀군 73명과 위약군 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환자 중 3명은 지정된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70.5세였고 남성이 66%(93명)였으며 백인이 94%(132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구 결과, 28일차에 모르핀군 88%(64명)가 90% 이상의 치료 순응도를 보였다. 그러나 위약군에서는 해당 비율이 99%(66명)를 기록해 더 높았다. 

아울러 두 군 간 가장 심각한 호흡곤란 점수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8일차에 모르핀군의 평균 점수는 6.19점으로 위약군 6.10점 대비 약간 높았고, 두 군 간 통계적 유의성은 보고되지 않았다(aMD 0.09; 95% CI -0.57~0.75; P=0.78). 

다른 2차 목표점에서도 의미 있는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56일차에 개선된 기침 정도만 두 군 간 평균 차이가 -1.41점으로 나타나 유의성을 확보했다(aMD -1.41; 95% CI -2.18~-0.64). 

또 28일차에 중등도~고강도 신체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다충 측정 요소를 보정한 이후에는 역시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aMD 9.51; 95% CI 0.54~18.48). 

부작용 측면에서는 모르핀군이 전체 부작용 251건과 심각한 부작용 15건 등을 보였다. 이는 위약군에서 162건과 3건으로 더 낮았고, 연구와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은 모르핀군 3건과 위약군 0건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용 약물 투약 중단은 모르핀군 13건과 위약군 2건 등이었다. 

치료와 관련된 사망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Johnson 교수는 "모르핀이 가장 심각한 호흡곤란 수준을 개선한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만성 호흡곤란에서 모르핀의 역할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최소한 이번 연구는 호흡곤란 환자에게 모르핀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The Lancet Respiratory Medicine 9월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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