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4] 임상2상 KARDIA-2 연구 결과 공개
위약 대비 3개월 24시간 활동 수축기혈압 4~12mmHg 감소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1회 주사로 최소 3개월 동안 혈압을 조절하는 시대를 만들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앨나일람 질레베시란이 기존 항고혈압제로 혈압 조절이 어려운 고혈압 환자에서도 효능을 입증했다.
질레베시란은 3개월 또는 6개월에 1회 주사로 투여하는 RNAi 치료제다. 앞선 연구에서는 질레베시란으로만 치료받은 고혈압 환자는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에 비해 6개월 후 수축기혈압이 평균 14.5mmHg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6~8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4)에서는 기존 항고혈압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질레베시란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2상 KARDIA-2 연구가 베일을 벗었다.
결론부터 보면, 기존 표준 항고혈압요법에 질레베시란을 1회 추가 투여하면 기존 항고혈압제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레베시란, KARDIA-2 연구에서도 효능 입증
임상2상 KARDIA-2 연구에는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거나 최대 2가지 항고혈압제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 672명이 모집됐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평균 연령은 59세였고, 43%는 여성, 28%는 흑인이었다. 연구 참여자 4명 중 1명은 고혈압과 함께 2형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이들이 질레베시란 또는 위약을 투여받기 전 평균 수축기혈압은 143mmHg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가 시작되는 시점에 이전에 복용하던 항고혈압제 복용을 중단했고, 새로운 항고혈압요법으로 1일 1회 올메사르탄 20mg 또는 40mg, 암로디핀 5mg, 인다파미드 2.5mg 투여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4주 후 24시간 활동 수축기혈압이 130~160mmHg인 환자를 다시 1:1 비율로 배정해 질레베시란 600mg 1회 주사투여 또는 위약 주사투여를 추가하고 6개월 동안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질레베시란 또는 위약 투여 3개월 후에는 가이드라인 권장 목표 혈압치 달성을 위해 다른 항고혈압제 투여가 허용됐다.
1차 목표점은 베이스라인 대비 3개월 24시간 활동 수축기혈압 변화로 설정했다.
주요 2차 목표점에는 베이스라인 대비 3개월 진료실 측정 수축기혈압 변화, 6개월 24시간 활동 수축기혈압 변화 등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투여 3개월 후 질레베시란군은 위약군 대비 24시간 활동 수축기혈압이 평균 4~12mmHg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추가 감소했다.
자세히 보면 인다파미드를 복용한 환자가 평균 24시간 활동 수축기혈압이 12mmHg 추가 감소하면서 폭이 가장 컸고, 암로디핀 9.7mmHg, 올메사르탄 4mmHg 순으로 나타났다.
질레베시란군의 24시간 활동 수축기혈압 변화는 6개월 추적관찰기간 동안 위약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유지했다.
아울러 칼륨 수치 상승, 신장 손상, 저혈압 관련 심각한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보스턴 브리검여성병원 Akshay Desai 박사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고혈압제에 질레베시란을 1회 추가 투여했을 때 위약 대비 3개월 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혈압 강하 효과를 보였다"며 "이 같은 효과는 6개월 추적관찰에서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질레베시란은 3개월째 혈압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추가 약물 치료를 했음에도 6개월 동안 지속됐다"며 "이는 매일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혈압을 낮출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1년에 2회 주사로 혈압을 안전하고 일관되게 감소시킬 수 있다면, 임상 현장의 고혈압 관리 방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심혈관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더 긴 기간동안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에 연구팀은 후속 연구인 KARDIA-3 연구를 통해 2~4가지 항고혈압제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 가운데 심혈관 위험이 높거나 만성 신장질환이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질레베시란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