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국산 백신 개발 지원 위한 '우리백신 프로젝트' 가동
국내·외 임상시험계획서와 각종 허가 자료 토대로 내용 구성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코로나19(COVID-19) 백신 임상시험계획서 표준안을 마련, 지난달 31일부터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표준안은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우리 백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우리 백신 프로젝트는 각종 신종 감염병 위기를 대비하고 국내에서 개발한 국산 백신으로 자급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식약처가 연구 개발부터 허가까지 백신 개발 전과정을 적극 지원할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식약처는 국내 개발 중인 26개 품목에 대한 시험·자료 준비 상담을 57차례 실시하는 등 초기단계부터 연구개발자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현재까지 국내 5개사가 임상시험에 진입했으며, 앞으로는 3상 임상시험 진입과 국산 백신 상용화를 위해 보다 특화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 아래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즉,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로 임상시험을 준비하는 국내 백신 개발사에 길잡이가 될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계획서 표준안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표준안은 △임상 1·2상 △임상 3상(일반적인 유효성 임상) △임상 3상(비교임상) 등 총 3종으로 마련돼 백신 개발 경험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도 쉽게 임상시험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백신은 수 만 명의 시험대상자가 필요한 일반적인 유효성 임상3상으로 진행됐지만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화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위약대조군을 모집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존 방식은 국산 백신 개발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식약처 백신 심사 전문가들은 이미 허가된 백신과 개발 중인 백신을 면역원성 지표 등으로 비교하는 '면역원성 비교임상 3상' 설계를 선제적으로 제시했으며, 이 방식을 이용하면 대규모 피험자수와 위약대조군 모집 없이도 임상3상이 가능하다.
면역원성 비교임상이란 수천명 규모의 피시험자를 대상으로 기존 허가받은 백신 접종자와 국내 개발 중인 백신 접종자의 면역반응 지표를 비교해 백신의 효과를 측정하는 임상을 말한다.
이번 표준안은 앞서 식약처에 제출된 국내·외 임상시험계획서와 각종 허가 임상시험 자료를 검토하고 세계보건기구(WHO) 백신 심사에 전문가로 참여한 경험 등을 토대로 골격을 마련했다.
또한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외부 전문가들에게도 자문했다.
임상단계별로 임상디자인, 시험대상자 선정·제외기준, 평가변수(면역원성·안전성·유효성) 등에 대한 상세 기준을 구체적인 예시를 담아 제시했다.
특히, 비교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서 표준안에는 △대조백신 선정 △임상디자인(비열등성·우월성) △평가변수 △성공기준(마진) △시험대상자 수 산출근거 △통계분석방법 등 상세 기준을 제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연구개발자의 백신 개발 과정에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임상시험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임상으로 검증한 우리 백신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WHO 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면역원성 지표를 활용한 비교임상 3상의 과학적 타당성과 규제에 대한 유연한 적용을 설득하고 해외 규제기관들과 논의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는 비교임상과 변이주 대응 백신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맞춤형 전주기 품질관리 지원, 개발 품목별 1:1 맞춤형 기술 지원 등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해 우리 백신 프로젝트를 이끌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