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김영훈 원장, 미래보고 과감한 투자 3개병원 상종 재지정
IOT 및 빅데이터 활용할 수 있는 제 4 스마트병원 건립 추진

고려대학교의료원 김영훈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고려대학교의료원 김영훈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지난 23일 그동안 의사국시를 거부해 왔던 2700여명의 의대생들이 제86회 상반기 의사 실기시험을 치루면서 의사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는 지난해 8월 복지부가 공공의료 활성화를 위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의료계 총파업 과정에서 시작됐다.

의료계 총파업은 국회 및 정부와 9.4합의로 일단락됐지만, 의대생 국시 거부는 지속됐고, 정부도 의사국시 거부 의대생에 대한 국시 재응시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고려대학교의료원 김영훈 의료원장과 서울대학교병원 김연수 병원장, 연세대학교의료원 윤동섭 의료원장, 인하대학교의료원 김영모 의료원장은 의대생들에게 의사국시 재응시 기회 부여를 위한 대국민 호소 및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의사국시 문제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김영훈 의료원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김영훈 의료원장은 의대생들의 의사국시 거부와 의료계의 총파업 등은 정부가 전문가들을 인정하지 않고, 멋대로 재단하려고 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진단했다.

의사들이 의료업에 전념하도록 정부가 전문가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의료원장은 “지난해를 돌아보면 정부가 젊은 의사들의 꿈과 비전을 빼앗고, 2류 의사를 양산하는 시스템으로 가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그 결과, 각 대학병원들과 의료계는 엄청난 피해를 봤다”고 했다.

이어,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민간 의료기관들이 그동안 공공의료 일부분을 담당해 왔다. 이제라도 정부가 그간의 노력에 대한 인정과 보상을 통해 의사들이 수련받아 다시 공공의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이 조화될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찾아야 한다. 시간을 충분히 두고 정부가 전문가와 논의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의료원장을 비롯한 대학병원 원장들이 의대생 국시 재응시를 위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는 ‘왜 사과를 했느냐’, ‘병원이 어려워지니 사과했다’는 식의 뒷말도 나왔다.

이에, 김 의료원장은 “머리를 숙인 의료원장들은 경영적 어려움 없이 인턴을 채울 수 있는 분들이었다”며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의료의 미래를 보고 국시 문제라는 불을 끄기 위한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생명을 살리는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영훈 의료원장은 의료의 본질에 충실하다보면 의료 생태계는 자연스럽게 선순환하게 된다며, 현재의 비즈니스 우선의 비정상적 의료체계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안암, 구로, 안산 등 산하 3개 병원 모두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됐다.

이런 성과에 대해 그는 “정확하고 선제적인 지표관리와 5년 뒤의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투자가 요인”이라며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중증환자 진료와 연구개발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결과”라고 평가했다.

고려대의료원은 고가 의료장비를 구입하기 위한 고가장비도입심의위원회 승인 한도를 기존보다 상향했다.

기존에는 5억 이상의 고가의료장비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대학본부의 승인이 필요해 장비 구입이 여의치 못했다. 하지만, 의료원의 구입 권한을 대폭 늘려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개선됐다는 것이다.

김 의료원장은 “스마트하고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5년 뒤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안암, 구로, 안산 3개 병원이 상호 테스팅배드 역할을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 병원에 도입된 제도와 시스템이 안착되고, 유용한 것으로 판단되면, 다른 병원들로 확산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고려대의료원은 3개 병원의 성공에 이어 한국 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제4병원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제4병원은 단순히 의료원의 몸집을 키우고 수익창출을 위한 목적이 아닌 IOT, 빅데이터, 로봇화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병원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그는 “기존 3개 병원 시스템에서는 스마트병원으로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5년 프로젝트로 정릉캠퍼스가 주축이 돼 초일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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