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 복용 또는 정맥투여 시 수술 후 심방세동 발생률 44% 감소

비타민C로 심장수술 후 심방세동을 예방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BMC Cardiovascular Disorders 2월 1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가 비타민C를 복용하거나 정맥주사로 투여받은 경우 수술 후 심방세동 발생률이 44% 감소했다. 단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동일한 결론이 나오지 않아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 중 약 30%는 수술 후 심방세동을 겪으며, 이 과정에 산화 스트레스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산화방지제, 비타민C 등으로 수술 후 심방세동을 예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의대 Harri Hemila 교수팀은 이러한 비타민C의 예방 효과를 밝히고자 그동안 발표됐던 연구들을 바탕으로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했다.
연구에는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무작위 연구 14개와 성공적인 심율동전환 후 심방세동이 나타난 환자들을 분석한 연구 1개가 포함됐다.
이 중 5개 연구는 미국에서 진행됐고, 5개 연구는 이란, 3개 연구는 그리스, 그리고 슬로베니아와 러시아에서 각각 1개 연구가 시행됐다. 총 분석 대상은 2050명이었다.
먼저 미국 외에서 시행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심장수술 후 비타민C를 복용 또는 정맥투여한 환자군에서 수술 후 심방세동 발생률이 평균 44% 감소했다(RR 0.56; 95% CI 0.47~0.67). 이러한 예방 효과는 연구마다 같게 나타났다.
특히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연구는 그리스에서 시행된 연구였다. 성공적인 심율동전환 후 심방세동이 재발하는지 분석한 결과, 비타민C를 복용 또는 투여한 환자군에서 재발 위험이 87% 감소했다(RR 0.13; 95% CI 0.02~0.92).
이와 함께 재원기간은 12.6%(95% CI 8.4~16.8%) 중환자실 입원기간은 8%(95% CI 3.0~13.0%) 짧아져, 비타민C가 심장수술 후 환자 예후에 유의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단 연구팀은 연구간 이질성(heterogeneity)이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외 연구와 달리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앞선 연구와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C를 복용 또는 투여한 환자군에서 수술 후 심방세동 위험이 1.04배 증가했다. 하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RR 1.04; 95% CI 0.86~1.27). 아울러 재원기간 및 중환자실 입원기간에도 차이가 없었다.
이어 연구팀은 비타민C 투약방법에 따라 수술 후 심방세동 예방 효과에도 차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먼저 경구로 비타민C를 복용한 경우 수술 후 심방세동 발생률이 73% 감소했고, 정맥투여 시 36% 감소했다. 즉 발생률 측면에서는 경구 복용이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원기간 측면에서는 반대였다. 비타민C를 복용하면 재원기간이 0.4일 짧아졌지만 정맥투여하면 1.5일 줄어, 경구 복용할 때보다 정맥투여 시 재원기간을 하루 정도 단축할 수 있었다.
Hemila 교수는 한 외신(Medical Xpress)과의 인터뷰에서 "비타민C는 저렴한 비용으로 복용 또는 투여할 수 있는 필수 영양소다"면서 "이번 연구는 미국에서 유의한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적 수준이 낮은 국가들에서 일관된 예방 효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향후 경제적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비타민C 수치가 낮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타민C를 복용 또는 투여할 때 심방세동을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최적 투약법을 찾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