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서울대병원, 의혹 중심에서 흔들...이병석 원장, 최순실-김영재 '연결고리'

▲14일 열린 최순실 국조 3차 청문회<사진제공=국회>

대통령 주치의를 배출했던 굴지의 대학병원들이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서 연일 포화를 맞고 있다.

각종 논란에 시달렸던 서울대병원과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 초대 주치의를 배출한 세브란스병원도 비선의료 커넥션의 형성과 확대에 직간접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14일 3차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청문회에는 최순실 의료 게이트에 연루됐거나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의료인들이 대거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이날 국정조사에서는 세브란스병원과 최순실씨, 김영재 원장과의 인연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이 대통령 주치의로 임명되기 이전 최순실 씨를 진료한 적이 있고, 주치의로 임명된 후 최 씨에게 연락을 받고 김영재 원장을 소개헀다는 증언이 나온 것. 

이병석 원장은 "5~6년 전 (세브란스병원에서) 최순실 씨를 진료했었다"며 "대통령 주치의가 되고 나서 최순실 씨가 전화로 피부 미용, 안면시술에 대해 물어보길래 김영재 원장을 찾아가 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영재 원장을 소개한 이유로는 동료 교수의 추천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세브란스병원에 김영재 원장의 주치의가 있었고, 그로부터 의료용 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 최 씨에게 김 원장을 소개했다는 설명이다.

세브란스병원은 김영재 봉합사(영스리프트) 임상연구에 참여, 이 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는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 피부과 자문의의이자 당시 임상연구를 수행했던 세브란스병원 정기양 교수는 "김영재 원장의 진료를 담당한 교수가 실을 소개하며 한번 봐달라고 해서 (김영재 원장 측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허가 이후 이 실은 최순실씨 시술에 사용됐다. 

김영재 원장은 "당초 최 씨가 2013년 가을 병원을 방문해 영스리프트를 이용한 시술을 부탁했으나, 허가가 나지 않은 제품이라 불가하다고 설명했고, 허가가 나온 뒤인 2104년 9월 이후 다시 병원을 방문했을 때 (최 씨에게) 이 실을 이용한 시술을 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초대 주치의를 지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사진 오른쪽)과 두번째 주치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사진제공=국회>

박근혜 대통령 두번째 주치의를 배출한 서울대병원은 김영재 원장과 처, 처남의 사업에 대해 전면 지원에 나섰다는 의혹으로 집중 포화를 받았다.

규정을 위반해 김영재 원장을 외래진료 의사로 임명했고, 김영재 봉합사 구매에도 적극 나섰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서창석 병원장은 "행정절차상 서류가 미비했던 점은 인정하나, 자격이 없는 데 임명을 강행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중국의 최고위층에서 김영재 원장의 진료를 원했고, 이에 맞춰 일을 진행했으나 (방문이 무산되면서) 이유가 없어져 2주만에 해촉했다"고 설명했다.

서 병원장은 "주변에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이냐고 묻기도 했는데,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지만 당시 지목되었던 분이 왔다면 10명 중 9명은 (외래진료 의사 임명을) 오케이를 했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병원 성형외과에 김영재 봉합사 구매를 독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등록재료가 되어야 시술이 가능해 확인하느라 얘기를 했던 것"이라며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 연세대에서 이미 연구를 해 좋은 연구결과가 있었고, 실 자체가 특이해 국산화가 된다면 대부분 외국산일 실을 대체할 수 있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권한 남용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병원 특성상 (재료 등의 구매는) 과별로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 하라고 해서 말을 들을 조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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