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GOLD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COPD 환자 치료전략 대폭 수정

2017년판 GOLD 가이드라인, 내년 5월 ATS(미국흉부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에 단독 스테로이드 역할이 사실상 퇴출되는 분위기다. 반면 LABA/LAMA 복합제는 더 힘을 받고 있다.

세계보건협력단체인 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 GOLD)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년판 COPD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우선 항염증제(anti-imflammatory agents)를 보면 사용가능한 약제 목록에 스테로이드 단독제제를 소개하는 항목이 모두 사라졌다. 이전 판(GOLD 2016년 업데이트)까지만해도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전신성 스테로이드 제제를 등재시킨 것과 비교된다.

권고 기조도 바뀌었다. 이전 판에서는 부작용 등 여러가지 이유로 장기 치료 권고를 하지 않는다면서도 FEV1(1초 강제호기량)이 60% 미만인 COPD 환자에서 스테로이드는 증상, 폐기능, 삶의 질, 악화 횟수를 줄인다며 단독치료의 가능성을 살려놓았으나 새 개정판에서는 이같은 기조도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 폐렴 위험이 증가한다며 부정적인 면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장기치료는 권고하지 않는다"는 표현도 넣지 않아 사실상 단기치료는 가능하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없앴다.

하지만 병용요법에서의 유용성은 남겨놨다.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서 지속성베타-2작용제(LABA)와 같이 병용할 경우 폐기능과 악화를 줄이는데 효과적이고, 또한 지속성항무스칼린제제(LAMA)/LABA와 함께 3제 요법으로 쓸 경우도 2제 요법대비 폐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명시함으로서 병용치료에서는 여전히 유용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대 이창훈 교수(호흡기내과)는 "COPD 치료에서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완전히 언급하지 않음으로서 그 역할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흡입용이든 경구용이든 근거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새 가이드라인의 의미를 밝혔다.

이와 함께 경구용 스테로이드제제 또한 장기치료에 쓸 경우 부작용이 많고, 효과 근거도 없다고 정리했다. 유일한 PDE-4 억제제인 로플루밀라스트는 폐기능 개선과 중등증 이상의 악화에 효과가 있고, 흡입용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LABA를 사용하는 환자에게 추가할 경우 추가로 폐기능 개선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항생제는 에지스로마이신과 에리스로마이신 치료가 악화개선에 효과가 있으나, 내성 위험이 증가될 수 있다고 적시함으로서 감염 등 신중한 투여를 주문했다.

그외에 다른 항염증제로는 스타틴을 언급해 놓았는데, 스타틴의 적응증인 심혈관질환 또는 대사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악화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적응증이 없는 환자에서 투여는 악화예방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관지확장제 복합제 강조

이와 함께 기관지확장제(bronchodilator)는 복합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약물 목록에서 변화로는 LABA에서 패취형 툴로부테롤 제제가 빠졌고, LABA/LAMA 복합제 중에서는 포르모테롤/글리코피로니움(MDI) 제제가 추가되면서 가용한 복합제제는 모두 5개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LABA/LAMA 복합제에 대한 근거도 대거 추가됐다. 이전 개정판만 보더라도 LABA/LAMA 복합제는 폐기능 개선효과가 뛰어나지만 환자보고 예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근거를 명확히 두지 않은 반면에 이번에는 폐기능, 호흡곤란, 건강상태 개선과 악화를 줄여준다고 적시하고 근거수준도 A를 부여했다.

특히 호흡(폐)기능 개선은 단독요법보다 뛰어나고, 악화 감소는 단독치료 또는 ICS/LABA 보다도 우수하다고 강조함으로서 LABA/LAMA 복합제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따라 환자 군에 따른 약물 치료전략도 수정됐다. 현재 가이드라인은 모두 4개 환자군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중 A그룹에 첫번째 치료 전략은 기관지확장제를 쓰다 효능 평가를 통해 계속 또는 중단 또는 다른 계열의 기관지확장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정리했다.

이전 판에는 SAMA 또는 SABA를 첫번째 약물로 선택하고, 차선책으로 LAMA 또는 LABA 또는 SAMA/SABA를 권고한 것과 다르다.

또 B그룹에 속하는 환자에는 처음부터 LABA 또는 LAMA를 쓰라고 강조하고, 증상이 지속되면 바로 LAMA/LABA 복합제로 넘어갈 것을 주문했다. C그룹에서는 처음부터 LAMA를 선택하고, 악화가 발생하는 순간 LAMA/LABA를 선택하도록 바꿨다.

이전 판의 경우 처음에 ICS/LABA 또는 LAMA를 선택하고, 차선택으로 LAMA/LABA 또는 LAMA+PDE4 억제제 또는 LABA+PDE-4 억제제를 강조했던 것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D그룹에서는 처음부터 LAMA/LABA 복합제로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악화가 생기면 ICS를 추가하고, 이러한 치료에도 악화가 생길 경우, PDE-4 억제제인 로플루밀라스트를 추가하거나 마크로라이드를 추가하는 알고리즘을 강조했다.

다만 D그룹의 경우 천식-COPD 중복중후군 증상이 발견되거나 이력이 있는 경우 환자에 따라서는 ICS/LABA도 1차 치료제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수는 "LABA/LAMA 복합제의 근거가 추가되면서 중등증 이상의 COPD 환자들에게 사실상 표준요법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이번 새로운 가이드라인에서도 역할이 크게 강조됐다. 특히 악화 증상이 있는 경우 거의 모든 환자들은 LABA/LAMA 치료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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