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원인은? 스마트폰 보급…해결은? 예민한 진단기준 도입

국내 청소년에서 난청 문제가 심각하며, 청소년기부터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이과학회(회장 오승하)는 25일 대한의사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귀의날 50주년' 기념 공청회에서 청소년들이 소음성 난청 위험에 노출됐고, 그 원인으로 스마트폰 등 미디어 기기의 보급이 한몫을 하고 있다고 제기했다.

특히 학교에서 3년마다 청력검사를 하고 있지만, 더 예민한 진단기준으로 청력검사를 시행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학계는 지적했다.

▲ 대한이과학회 오승하 회장이 '귀의날 50주년' 기념 공청회에서 귀 건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유병률만 보면 건강한데…

국내 청소년에서 소음성 난청 유병률을 알아본 세 가지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청소년 난청 문제가 정말 심각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먼저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령별로 양측성 난청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에서 양측성 난청 유병률은 남녀 모두 0.3%로, 70대 이상에서 25%를 훌쩍 넘은 결과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았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조사한 심사평가원 발표에서는 0.01%에서 소음성 난청이 확인된 반면, 학교검진 결과에서는 0.47%였다. 

발표마다 서로 다른 결과값을 제시했지만, 유병률이 0.5%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 일치한 부분. 하지만 학계는 조사방법과 난청 진단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소음성 난청 진단 방법에 허점 있어

대한이과협회 박상호 개원이사(신사 호 이비인후과)는 학교검진 방법의 문제와 심평원 통계에 잡히지 않은 청소년 소음성 난청 특징을 지적했다.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청력검사 기준은 1000Hz의 단일 주파수와 35dB 소리를 듣는지를 판단하면서 귓속말 검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방음부스가 아닌 오픈된 공간에서 검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진단이 힘드며, 난청을 유발하는 귀질환 검사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

심평원 통계의 허점도 언급됐다. 청소년 소음성 난청은 표본 추출된 인구집단에서 조사해야 하지만, 심평원 통계는 의료기관에 내원해 확진을 받은 환자만 분석한 결과였다. 즉 청소년들은 일정 등의 문제로 병원에 방문하기 어렵고, 난청을 자각하더라도 국내 중·고등학교 특성상 실제로 내원해 검사를 받는 경우가 극히 드문데, 이런 환자들은 분석에서 제외된 것이다.

박 이사는 "미국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2~19세에서 소음성 난청 유병률은 16.8%로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치였다. 이는 15dB 이상의 경미한 청력 소실도 고려해 계산하면서 국내보다 더 예민한 진단기준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예민한 진단기준을 국내에 적용했을 때 한국의 소음성 난청 유병률은 26%로 미국보다 월등히 높았다. 즉 청소년 소음성 난청은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청소년 소음성 난청 원인과 해결법은?

박 이사는 "청소년 소음성 난청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스마트폰을 이용해 높은 음량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생긴다"고 분석했다.

2015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학생 93%와 고등학생 97%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75%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었다. 문제는 음량이다. 청소년들은 평균 100.5dB 음량으로 음악을 들었는데, 지하철 내부소음이 82.5dB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 

2012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한 자료에서 소음성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는 90dB 이상의 음량으로 음악을 듣는 청소년이 28.1%였다. 청소년 4명당 1명에서는 귀가 먹먹하거나 말소리가 잘 안 들려 청력검사가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소음성 난청은 초기 단계에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해 진행을 방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학교에서는 특정 학년 전체에 대한 정기적인 청력검진을 해야 하며, 예민한 검진방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어폰의 과다 사용과 청력 손상은 이전의 휴대용 음향기기와 비교가 불가하며 앞으로 청소년 소음성 난청은 점점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심각성을 인지해 병을 조기 진단하고 진행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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