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터질 때마다 다른 나라에 백신 ‘구걸’…신종플루·메르스의 교훈 “바이오주권 확보해야”

 

#. 신종플루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던 2009년 8월. 한 남자가 인천공항 출국 게이트 앞에서 초조하게 서 있다. 그가 손에 쥔 비행기 티켓은 프랑스 파리행이지만, 그의 최종 목적지는 벨기에 브리셀이다. 그가 게이트 앞에 선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대유행이지만, 백신을 생산하는 외국의 제약사들이 선주문 물량 마감을 이유로 백신 공급 불가를 통보하면서, 나라마다 예방백신 확보를 위한 치열한 백신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기감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 역시 백신 부족으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에 정부는 결국 백신 생산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백신을 공급받기 위해 보건당국을 벨기에로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출국을 기다리던 게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이었다. 

이후 이 전 본부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외국 제약사에 백신을 구걸하러 다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 전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를 위한 국가 간 치열한 백신 확보 전쟁이 벌어졌다. 백신을 생산하는 주요 선진국들은 자체 생산을 통해 우선적으로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처럼 백신생산 자급능력이 충분치 않은 나라는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가 발 벗고 나서야만 했다. 

이렇듯 '백신주권 확보'는 국가의 경쟁력 및 국가안보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한 척도가 됐다. 

‘필수백신’ 수입에 의존하는 대한민국

 

신종플루뿐만 아니라 SARS(사스), 조류독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같은 신종감염병의 대유행이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 수준은 막대하다. 이에 백신주권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당시 우리나라는 적정 규모의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정부 차원에서 다국적 제약사를 상대로 백신공급을 호소하는 처지에 내몰리기도 했다.

실제로 국가과학기술심의원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재정지출은 3070억원, 경제적 피해액은 약 6324억원으로, 총 피해액만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메르스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지난해 7월 말을 기준으로 약 9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신종감염병 판데믹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백신의 국산화, 백신 원천기술 확보, 백신 수급의 균형 유지 및 국가 통제 시스템 구축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백신주권 확보를 위해, 그리고 국민의 건강수준을 높이고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백신의 산업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백신 개발 및 생산, 수출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백신주권 확립을 위한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예방접종백신 28종 중 11종만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해 백신자급률은 40%도 채 되지 않는 저조한 실정이다. 또 국가위기대응 신속백신개발 플랫폼 미확보 및 예방접종대상사업 효율성 분석체계, 백신 품질평가 체계도 미흡하다.  

이는 일본 59%, 미국과 유럽 등은 100%를 자급생산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상황. 

실제로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백신은 B형간염, 수두, 신증후군출혈열, 독감 등에 불과하다. 

반면,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DTaP), 소아마비(Polio), JEV, 홍역, 유행성이하선염, 풍진(MMR) 등의 백신은 전량 수입해 포장판매하거나, 외국산 완제품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다국적사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종플루·메르스의 교훈 “바이오주권 확보해야”
신종플루 사태로 발발된 백신주권 전쟁은 정부를 움직이게 했다. 정부가 백신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건당국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안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은 필수예방접종 백신의 안정적인 공급을 추진하고, 신종 백신 개발을 통해 바이오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식약청은 백신제조기술 지원을 통한 필수예방접종 백신의 국내 자급능력 확대, 고위험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신종감염병 예방용 백신, 세포배양 백신 등 첨단 제조공법 개발 지원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의 의지는 국가 예산에도 반영, 기획재정부는 2009년까지 40억원에 불과했던 신종플루 대응 면역백신 개발지원금을 2010년도 예산에 150억원으로 확대 반영했다. 

이와 함께 백신 확보와 치료제 임상진입 등 대응기술 확보, 전문가 집단 양성, 인프라 구축 및 산업 육성 도모를 위해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을 발족, 2015년까지 총 1409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백신주권을 찾기 위한 정부의 계획은 신종플루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방역체계 강화의 일환으로 백신주권의 중요성은 한층 높아졌기 때문. 

정부는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감염병 위기대응을 위한 국가방역체계 확립을 위해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박차를 가했다. 

공공백신이란, 경제적 이익보다 대중의 건강과 질병예방을 위한 국가의 개입과 확보가 필수적인 백신으로, 신종감염병과 필수예방접종, 생물테러대비 백신 등이 속한다. 

내년부터 공공백신 개발 착수
이처럼 백신주권의 필요성이 커지자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설립에 돌입한다. 

지난 4월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가 작성한 '제2차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기술개발 추진전략안(2017~2021)'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오는 2017년부터 677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공백신을 연구·개발하고, 백신 후보물질의 효능을 평가하며, 기술을 지원하는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설립에 나선다.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및 원인불명 감염병과 인수공통 감염병의 국내발생 증가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는 만큼, 재난대응 인프라 강화 차원에서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를 설립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외국에서는 신종감염병과 관련해 연구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미국은 NIH 산하 신종인수공통감염병연구소(NCEZID)를 통해 신종 및 종간전파 감염병 연구에 2015년 기준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6000억원)를 투자한 바 있고,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는 전체 연구개발비의 17.4%를 감염병 관련 연구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일본의료연구개발추진본부를 통해 감염병을 4대 주요 연구개발 분야로 지정하고 올해 82억엔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는 2015년(58억엔)에 비해 41% 증액된 수치다. 

이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정부도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기술개발 추진전략안을 토대로 이미 지난해 국내 구제역 백신 개발을 위한 구제역 백신연구개발센터를 완공했고, 같은 해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건립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도 통과했다. 

정부는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를 이용한 국제협력 및 연구 인프라 강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먼저 국제백신연구소(IVI)와의 공조를 통해 감염병 공동대응을 위해 국내에 유입 가능한 주요 감염병 발생정보를 바탕으로 지카 및 노로바이러스 등 백신 공동개발 체계를 구축하며, 국내 기업에 백신생산기술을 이전하고, 세계보건기구 사전적격성평가인증(WHO PQ) 획득을 통해 글로벌 공공백신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학계가 그리는 한국형 공공백신센터
질병관리본부는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설립을 위해 수년 전부터 타당성을 검토해왔으며, 이미 지난해 관련 연구용역을 완료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연구용역을 발주받아 연구를 진행한 대한백신학회는 '한국형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최적화 모델 구축' 연구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NIAID 산하 백신연구센터(VRC), 대만의 국립위생연구원(NHRI) 산하 백신연구개발센터(VRDC), 일본의 의약기반연구소(NIBIO) 등의 운영 사례가 한국형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미국의 VRC 모델에서는 연구의 자율성, 문제해결이 가능한 인적자원을 유치·배분해 조직을 구성해 나가는 철학을 따오되 구체적인 구조에 있어서는 참조만 하는 것이 좋다"면서 "대만의 VRDC는 우리나라의 상황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고 문화적으로도 상동성이 많기 때문에 전체 구조 및 제약사와 네트워킹하며 협력하는 등의 전략을 같이 구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민간 공동연구 ‘오픈랩’ 불을 밝혀라

 

특히 백신학회는 일본의 NIBIO가 우리나라에 도입하기에 가장 최적화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일본의 NIBIO 모델은 원천기술, 선도과학, 거대과학을 추구하는 점에 있어 우리의 능력과 규모를 넘어서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다만, 오픈이노베이션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구조, 프로젝트 리더들에 대한 신분상의 유연성, 고급 연구 인력을 용이하게 충원할 수 있는 대학과의 협력체계 등은 본받을 점이 많아 채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NIBIO는 기존에 존재하던 국가 연구기관과 강력한 백신학 관련 연구역량을 확보하고 있던 대학이 헤쳐모여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등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조직이다. 

NIBIO는 새로운 백신 및 생물의약품 창출의 가속화를 위해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진을 확보, 기반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노하우, DB, 기계 및 동물시설들을 오픈이노베이션 형태로 산업체, 대학 및 연구소, 타 정부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또 자체의 연구기획 시스템과 연구비 재원을 확보, 펀딩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어 오픈이노베이션과 네트워킹을 통해 연구개발 속도를 가속화하는 한편, 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 수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Tsukuba Primate Center를 산하에 두고 각종 질환모델동물(Disease model animal)까지 확보, 가장 신속한 시간 안에 효능을 검증하고 비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구진은 "NIBIO는 최고의 인력, 시설, 오픈이노베이션을 갖추고 프로젝트 기획능력과 펀딩 시스템 등을 위해 대학교수직과 겸직을 허용한 점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한국형 공공백신개발·연구센터를 설립할 때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및 연구업무에 상당기간 종사했던 전문 인력을 스카우트해 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공공백신개발·연구센터에서 우선적인 개발 대상으로 결핵, A형 간염, MMR(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 인플루엔자, 탄저, 3세대 두창, SARS/MERS, 코로나바이러스 등을 선정했다. 

또 개발해야 할 백신개발 기술로는 대유행 대비 신속 백신개발기술, 합성백신학(Synthetic vaccinology), 구조백신학(Structural vaccinology), 시스템백신학(Systems vaccinology), 비감염병 난치성 질환 백신기술, 면역증강제 및 백신 전달기술 등 백신효능증대기술 등을 추천했다. 

아울러 한국형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의 규모와 시설, 조직은 70~100명의 인력이 연구개발에 종사할 수 있고, 오픈이노베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규모의 건물과 센터의 학·연·산 네트워킹 허브 역할을 가능하게 하는 고가 장비 및 시설, 조직도 필수적으로 갖출 것을 제안했다. 

정부가 그리는 공공백신센터
정부도 학계의 제안에 발맞추는 모습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는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의 설계 기초자료 수집 및 백신신속개발 연구기법 습득 차원에서 미국 백신연구센터(VRC)와 월터리드 국군연구소를 방문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공무국외여행 보고서를 통해 "한국형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는 민간지원 역할 수행이 중요하지만, 공공기관의 특성상 제약이 예상된다"며 "미국 VRC는 센터 내 부서 간의 협력연구도 자율적이며, 외부기관인 학계 및 산업계와도 물질양도(MTA) 협약 등 프로세스를 거치기만 하면 공동연구가 가능한 WIN-WIN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VRC도 정부기관이나 외부 연구기관 및 기업과 활발히 교류되고 있으며 백신의 실용화를 우선으로 오픈 랩을 지향하고 있어 MTA 협약 등 프로세스를 갖춰둔다면 공동연구를 통해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한국형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가 설립된 이후, 목표했던 성과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으로서 경직된 구조가 아니라 민간과 자유롭게 공동연구 및 지원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조직 구성을 갖춰야 한다는 게 강조된 것이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백신학회의 연구용역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예비타당성조사도 통과했다. 

질병관리본부 백신연구과 이상원 과장은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백신의 6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백신 자립도를 높이고 메르스, 지카바이러스와 같은 신종감염병에 대한 백신대응 능력을 향상하는 등 대한민국의 백신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향후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설립 후 운영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백신학회의 연구용역 결과를 정책적 기초자료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 지난해 11월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고 국내 백신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타당성이 인정된다는 결과와 함께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성 낮은 백신개발…"정부가 먼저 움직여야"
이처럼 정부가 나서 '백신주권' 찾기에 나서자 그동안 낮은 시장성으로 자체적인 백신 개발을 외면해 온 업계도 백신주권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백신은 35품목으로, 녹십자, CJ헬스케어, 진원생명과학, 차백신연구소, SK케미칼, 아이진, 보령제약, 일양약품, LG생명과학, 셀트리온, 제넥신, 유바이로직스, 바이넥스 등 13개 기업이 각각 독감, 수두, 탄저, 조류독감,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2세대 두창, 수족구, 대상포진, C형간염, 폐렴, 로타바이러스, 결핵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이 중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 백신, 계절독감백신, 신종독감백신(H1N1), 다가혼합백신(DTwP-HepB-Hib) 등 3개 제약사의 14개 백신이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인증을 마쳤다. 

자세히 살펴보면 녹십자는 계절독감백신인 지씨플루주(1회용)와 지씨플루멀티주(10회용)을 비롯해 독감백신인 그린플루-에스주를 보유했고, LG생명과학은 B형간염백신인 유박스-비주와 다가혼합백신인 유포박-히브주를 WHO에 인증받았다. 

아울러 필수백신 15종 및 프레미움 백신, 대유행 테러 대비 백신 등이 오는 2020년까지 전임상 및 임상시험, 기술이전 계획이 진행 중이며, 최근 녹십자, SK케미칼 등이 독감 백신 공장을 준공하면서 백신 자급능력 확충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업계도 백신주권 찾기에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백신 자급 능력은 아직까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가장 큰 이유로 '낮은 시장성'을 꼽는다. 다른 의약품에 비해 백신의 낮은 경제성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한 사람이 여러 개를 구입하는 일반적인 재화와 달리 백신은 한 사람당 한 번만 맞기 때문에 제약사 입장에서 내수시장만 보고 백신을 개발하기에는 경제적 리스크가 큰 게 사실"이라며 "시장성만 보고 글로벌 백신을 개발하려 해도 국제 인증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할 때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설립에 발맞춰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녹십자 관계자는 "정부의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설립은 백신의 국산화라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라며 "다만, 백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있어 민간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유연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은 물론 정부의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사 관계자는 "백신 개발은 국민건강의 측면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제약산업의 발전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의 투자와 지원이 선행돼야 업계가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설립 후 민간 기업과의 공동연구 등을 비롯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19년까지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를 완공하고, 공공백신의 실용화를 목표로 삼을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백신연구과 이상원 과장은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는 처음부터 민간 기업과의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서 "공공백신의 실용화를 위해 개발 초기단계부터 민간 기업과 협력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백신 후보물질, 유효성평가 기술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과장은 "자체 연구개발과 함께 민간 연구자 및 개발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 효능평가 기술, 백신 후보물질 등을 제공함으로써 공공백신 실용화를 위한 지원기능을 수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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