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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소송, 어디까지 이겨봤니?"무분별 따라하기식 NO! ‘진성소송’ 가려라
이현주 기자  |  hj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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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6.04.11  06: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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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보호 및 제네릭 제품의 출시 도모를 위해 제정된 미국 해치-왁스만법이 허가특허연계제도(이하 허특제)로 우리나라에 도입돼 효력을 발휘한 지 1년 정도 경과됐다. 
한미FTA협정 당시 허특제가 시행되면 국내 제약산업이 벼랑 끝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일정 유예기간과 우선판매품목허가(이하 우판권)가 같이 적용되면서 제도의 순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특허회피 제네릭 개발을 R&D 전략으로 수립하거나 제품의 원료선정부터 연구개발, 시판까지 관통하는 통찰력을 기르는 등 허특제를 십분 이용하는 회사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1년간 무분별한 특허소송이 쏟아졌다면 이제는 진성소송을 가려내고 틈새를 공략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허특제 시행에 따른 제약사들의 변화와 향후 대응전략을 살펴보자.

심판청구 건수 6배 늘어

허특제 시행 후 지난 1년간 경과를 보면, 작년 3월부터 올 2월까지 이와 관련된 심판청구 수는 총 1909건으로 2015년 3월 이전 324건보다 약 6배 급증했다. 특허무효가 11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존속기간연장무효 505건, 권리범위확인(소극) 284건 순이었다.

등재특허의 종류별 분쟁에서는 조성물 특허분쟁이 38%를 차지했고 무효를 입증하기 어려운 물질특허 분야에서도 약 28% 분쟁이 제기됐으며 결정형 특허분쟁도 17% 차지했다.

또한 진행 중인 심판청구가 가장 많은 제품과 특허는 각각 항혈전제 '브릴린타', 리나글립틴(제품명 트라젠타)으로 나타났다.

청구 취하가 가장 많은 제품은 과민성방광치료제 '베타미가 서방정'이며 우선판매권을 가장 많이 획득한 제품은 '시알리스'였다.

향후 1년 안에 우판권이 주어질 것으로 보이는 품목들도 20품목이나 된다. 경구용 항응고제 프라닥사와 자렐토, 항암제 넥사바 등이 이에 해당한다.

   
 

판매금지부터 우판권 획득까지…페북소스타트 특허소송

2000여 건에 이르는 특허 소송 중 가장 의미 있는 소송을 꼽으라면 단연 페북소스타트 건이다. 허특제를 압축해 표현할 수 있는 '제네릭 판매금지'와 '우판권' 2가지 핵심제도를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소송이기 때문이다.

즉, 시판을 준비 중이던 국내 제네릭 제품에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진 첫 사례였고 이를 깨고 우선판매권을 획득한 사례이기도 하다.

소송을 살펴보면, 페북소스타트(제품명 페브릭)는 일본 제약사 테이진 가부시키가이샤가 특허권자로 SK케미칼이 국내 도입해 2011년 출시했다. 현재 시장규모는 약 50억원.

페북소스타트의 PMS기간이 작년 6월 24일 만료됨에 따라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개발에 나섰고 동시에 권리범위확인 심판도 청구했다.

이에 맞서 특허권자는 식약처에 제네릭 판매금지를 요청했고 7월 받아들여졌다. 처음으로 제네릭 판매금지가 적용된 것이다. 제도에 따라 국내사들은 개발을 중단해야 했지만 특허소송에 기대를 걸고 시판계획을 밟아나갔다.

소송의 쟁점은 회피결정형을 사용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과 불특정 결정형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피청구인의 주장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이에 심판원은 같은해 11월 특허권자의 패소판결을 내렸고 상황은 국내사에게 유리해졌다.

결국 한국콜마와 유유제약, 삼진제약, 신풍제약, 한림제약, 대원제약,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안국약품, 한미약품, 삼천당제약 등은 우판권을 획득해 지난 2월 제네릭을 출시했으며 9개월간의 독점권도 인정받은 상황이다.

이길 수 있는 품목·전략 찾아야

   
 

허특제 시행에 있어 국내사의 목표는 우판권 획득이다. 타사와의 경쟁 없이 9개월간의 시장선점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 제네릭 개발사들은 최초 심판이 청구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심판을 청구해야만 우판권 획득 조건을 만족할 수 있다.

따라서 한 회사가 우판권을 획득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면 대응전략이 없어도 따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제도 시행 초반, 제약사들이 불안한 마음에 따라하기식 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청구대란이 벌어졌다. 작년 3월에 집계된 특허소송은 780건, 4월 952건으로 1년간 진행된 소송의 90%가 이때 집중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당시 무분별하게 제기한 소송을 자진 취하하거나 패소하는 흐름이 생겨 올해 중반까지 진성소송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약품 특허분석업체 코아제타 이홍기 대표는 "허특제는 연구개발과 특허소송이 모두 어우러져 있다 보니 통찰력이 없다면 제네릭 개발방향을 설정하기가 어려운데 허가특허와 연구개발 업무를 관통하는 회사가 많지 않다"면서 "반대로 제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경우가 있다. 어떤 특허까지 이길 수 있는지를 검토해 매출과 발매가능 시기까지 총체적으로 내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작년은 제도시행 이전에 이미 제네릭 허가를 받은 품목과 우판권을 받은 제품이 섞여 있어 과도기였다면 올해부터는 특허만료 시기가 구별되면서 우판권 의미가 커질 것"이라며 "작년에 제기된 소송 중에서도 진성과 가성이 가려질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길 수 있는 품목을 찾고, 전략을 세워 소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원료회사들도 허특제를 이해하고 현재 진행 중인 특허소송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결정형 특허를 깨는 방향이 아니라 무효가 된다면 특허목록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고가의 원료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원료회사도 허특제에 밀접하게 연관된 당사자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 제도를 잘 파악하면 상위사뿐만 아니라 중소제약사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결국 제품 선정부터 연구개발까지 능력이 뛰어난 회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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