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RCT 임상 MAVIDOS 공개, 비타민D 1000IU 매일 복용 효과

겨울에 출산을 앞둔 여성에서는 고용량 비타민D 보충요법이 하나의 '선택 옵션'이 될 전망이다.
최근 '산모와 태아에서 비타민D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밝혀낸 무작위대조군연구(RCT) 결과에 따르면, 산모의 비타민D 보충요법에서는 겨울에 태어난 신생아의 뼈 형성에 유의한 혜택이 발견됐다. 다만 그동안 논쟁거리였던 출산 후 자녀의 골량(bone mass)에 미치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공통된 주장을 폈다. 비타민D 보충요법을 적용할 임신부의 혈중 비타민D 수치를 확실히 정립하는 한편, 비타민D가 결핍된 임신부에서는 의무적으로 보충요법을 실시하자는 내용이다.
해당 MAVIDOS(Maternal Vitamin D Osteoporosis Study) 결과는 작년 10월 미국골대사학회(ASBMR) 연례학술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국제 저널인 Lancet Diabetes and Endocrinology 3월 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가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임신부에서 비타민D의 복용이 자녀의 골량에 어떠한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평가한 최초의 RCT라는 점에서다.
연구의 제2저자인 영국 사우스햄튼의대 임상역학과 Nicholas Harvey 교수는 "MAVIDOS 결과 임신부에서 매일 1000IU의 고용량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것이 산모의 비타민D 수치가 계절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예방하거나, 겨울 출생아의 뼈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첫 근거가 나왔다"고 밝혔다.
비타민D 1000IU, 겨울 출생 신생아 뼈무기질 함량에 차이보여
지금껏 임신기간 비타민D를 공급받은 산모에서는 출생아의 전체 뼈무기질 함량(BMC)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때문에 그간 관찰연구에서 확인된 결과를 RCT에서 확인해보자는 게 이번 MAVIDOS 연구의 주 목적. 여기엔 자녀의 출생 계절도 평가변수로 포함됐다.
2008년 10월 10일부터 2014년 2월 11일까지 영국의 사우스햄튼, 옥스포드, 쉐필드 지역에서 실시된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군연구에는 단일 태아를 임신한 18세 이상 1000여명의 임신부가 등록됐다.
이들은 임신 10주~17주차에 혈청 비타민D(25[OH]D) 농도는 25nmol/L~100nmol/L의 분포를 보였고, 이후 위약군(569명)과 비타민D3인 콜레칼시페롤 1000IU 투약군(565명)으로 나뉘었다. 연구에 사용된 비타민D는 영국에서 권장하는 400IU 용량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준.
예상과 달리 1차 평가변수 분석을 위해 이용된 이중에너지방사선흡수계측법(DEXA) 스캔 결과, 임신기간 비타민D를 복용하거나 위약을 복용한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BMC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비타민D 복용군의 BMC는 61.6g으로 위약군(60.5g) 대비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던 것.
그러나 겨울에 출생한 신생아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의 2차 평가변수였던 겨울 출생아에서의 BMC는 비타민D 복용군이 63.0g으로 위약군(57.5g)보다 뼈무기질 함량이 높았다.
Harvey 교수는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체내의 정상적인 비타민D 수치가 감소한 경우, 비타민D 보충요법은 이를 상쇄시킬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또 겨울에 출산한 임신부에서는 임신 14주에서 34주 사이에 비타민D 수치가 떨어졌지만, 비타민D를 복용했을 때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혈중 비타민D 농도, 30nmol/L 미만 타깃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왕립산부인과학회(RCOG) Daghni Rajasingam 대변인은 "영국에서는 임신을 하거나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비타민D의 복용을 추천하고 있다"면서 "음식만으로는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D의 양이 충분치 않고, 또 사람마다 햇빛을 통해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비타민D의 양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비타민D 결핍증 고위험군 임신부에서는 비타민D의 공급이 중요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보충요법이 고려되는 타깃 수치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Ian R Reid 교수는 "하위분석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30nmol/L 미만일 때, 신생아의 지방과 골량은 모체의 비타민D 보충 정도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겨울에 출생한 경우 비타민D의 보충요법은 신생아의 BMC를 10% 가까이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임신기간에는 단순히 비타민D를 대량투약하기 보다는, 혈중 비타민D의 농도가 25nmol/L~30nmol/L 미만인 임신부에서 보충요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국내 산부인과학계 관계자는 "이번 연구가 첫 RCT 결과라는 데 의미는 있지만,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복용해야 할 비타민D의 용량 설정이나 산모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명확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은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