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연구소 ‘민간보험 투명성 강화 위한 방안’ 등 제안

정부가 추진하는 실손보험료 청구업무 병의원 위탁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떤 대응방안들이 필요할까?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최재욱)은 최근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쟁점과 의료계 대응방안’이란 연구보고서를 통해 실손보험 청구대행에 대한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실손의료보험금 청구절차 간소화’ 방안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금융위의 업무계획을 살펴보면 환자가 요청한 경우 의료기관이 전자적 방식으로 해당 환자의 진료비 내역 등을 보험회사에 직접 보내도록 청구절차를 개편, 환자가 병원에서 보험금을 청구하고 수령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연구소는 실손보험 청구대행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지급심사 강화·의료기관 청구대행 법제화 부당성에 대한 논리 개발 ▲실손보험 정책의 부당성 홍보 ▲민간보험업체의 공익성과 투명성 강화 위한 제도적 방안 청부에 촉구 등을 제안했다.

먼저 연구소는 “실손보험은 보험자가 제시한 보험상품을 가입자가 선택해 보험료를 지불하고 이에 상응하는 급여비를 받는 사적영역의 계약”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관은 가입자가 의료를 이용해 의료비의 일정부분을 보험사로부터 지급받는 과정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의료비를 발생시키는 주체”라며 “의료서비스는 가입자의 실손의료보험의 유무 또는 기준 등과 무관하게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의료기관은 실손보험 상품의 권리·의무 당사자가 아니다”고 전했다.

따라서 실손보험의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에 이와 관련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타당하지 못하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연구소는 “실손보험이 예측하기 어려운 의료비를 보장한다는 공익성을 주장하려면 실손보험의 보험료 책정과 급여비 지급률을 투명화해 국민건강보험에 상응하는 공익성을 먼저 증명해야한다”며 “의료기관에 급여비의 청구나 심사에 대한 의무를 지우기 위해서는 사적 자치의 원리에 따라 보험자와 의료기관 간의 합의가 전제돼야하고 의무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 등 권리도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실손보험 급여비 지급·심사 강화 위한 위탁기관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거론되는 것에도 “심평원은 건강보험 대상자에게 제공되는 진료의 질을 평가하고 이에 따른 진료비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기관”이라며 “심평원이 상업적으로 수익성을 추구하는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위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조직의 존재 이유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연구소는 민간보험업체의 공익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정부가 마련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소는 “민간보험사에 대한 실손보험 운영 상황에 대한 공시 의무화 법안을 마련해야한다”며 “가입자의 권리 제고를 위한 민간보험사 관리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어 의료기관에 실손보험 청구대행을 할 것이 아니라 10만원 이하 소액보험료 자동청구 서비스에 대한 공지를 의무화하고 활성화해 소액에 대한 가입자들의 보험료 청구를 원활하게 해야한다“며 ”정부는 건강보험 급여 확대로 절감된 보험 지급금을 보험료에 즉시 반영, 보험료 인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의료정책연구소는 “실손보험과 관련해 의료기관의 활동을 규제하거나 의무를 지우는 조치에 대해서는 부당성을 지적하고 근본적으로 거부해야한다”며 “사보험업체와 의료단체간 사적 자치원리에 의한 협조 등의 요청이 있다면 협조요청 내용, 절차와 방법 및 보상의 절차와 방법 등을 논의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논의 결과, 의료기관의 권익을 해치지 않고, 환자의 편익을 증징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는 건이라면 수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의협도 정부가 추진하는 실손보험료 청구업무를 의료기관에 위탁하는 것에 대해 오는 27일 전체 보험위원회를 열고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의협 서인석 보험이사는 “이제까지 실손보험 청구위탁과 관련해 대응했던 경과와 앞으로의 전략들 중 어떤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인지를 논의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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